현실을 애써 외면하는 '자칭 진보'

Lv.1 고장난스피커 (14.♡.149.179)

2026년 6월 6일 AM 11:13

조회 1,966 공감 0

제가 정보환경, 여론조작, 디지털 프로파간다 사례들을 설명하면 반사적으로 "또 일베 타령?", "또 공작 타령?"이라며 문제를 축소시키고 게으른 분석이라는 식으로 키득대는 부류들이 있습니다.

청년, 청소년들이 정부와 민주당을 "기득권", "위선", "무능", "불공정",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하면 그건 다 합리적이고 타당한 이유가 있는 거니까 무조건 경청하라는 취지입니다.

그동안 민주당이 잘못한 점도 많았으니 당연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스스로 진보적이라면서 저런 주장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는 정치인이나 평론가들에게 하나만 묻고 싶습니다.

그럼 앞으로 저들이 동시에 쏟아내는 "노조는 전부 기득권 카르텔이고 사회악", "좌좀은 박멸이 답", "배급견은 노답", "영포티 훈수충 OUT" 같은 주장들도 똑같이 받아들일 것입니까?

저 주장들 역시 실제 온라인에서 반복되고 오프라인에서도 표출되는 여론입니다. 설마 그건 또 "선동"에 "가짜 프레임"이고 "한 줌"이라고 하려나요?

이런 게 넷상에서 흔히 말하는 '가불기(가드 불능 기술)'입니다.

"1020의 목소리는 무조건 경청해야 한다"면서 특정 프레임은 검증조차 하지 말자는 식으로 말하면서, 막상 그들의 논리를 끝까지 밀어붙이면 정작 본인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장까지 수용해야 하는 모순에 빠지기 때문입니다.

이는 애초에 어떤 답을 하든 '낙인'찍고 조롱할 수 있게 판을 짜놓는 방식입니다.

다른 걸 다 떠나 각 분야 전문가가 무슨 말을 해도 "네 다음 영포티~", "또 훈수두네" 같은 한 문장으로 뭐든 다 틀어막을 수 있습니다.

더 답답한 건 정치와 전혀 무관해 보이는 영역의 유튜버, 커뮤니티, SNS, 인터넷 방송이 어떻게 문화적으로 '특정 준거집단'에 영향을 미치고, 소속감과 정체성을 형성하는지에는 대부분 관심조차 없다는 사실입니다.

마치 모든 국민이 정책집을 꼼꼼하게 읽고 정당, 인물을 신중하게 판단할 거라는 전제를 깔고 있는 듯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어떤 콘텐츠를 반복적으로 보고, 어떤 집단에서 인정받고, 어떤 정서가 대세로 소비되는지, 어떤 밈이 유행하는지에 따라 세계관이 형성될 수 있다는 사실을 부정해선 안 됩니다.

그래서 정보 환경과 인지 주권을 계속 이야기하는 겁니다.

"표현의 자유", "대화", "경청", "소통" 다 중요하고 좋은 말
입니다.

그런데 그 말만 수십 년째 반복되는 동안 혐오와 조롱은 놀이가 되었고, 공론장은 망가졌으며 극단주의는 더 확산되었습니다.

당장 1.19 서부지법 폭동까지 일어났고 학교 현장에서는 "전땅크 상남자" 같은 말을 재미로 퍼뜨리고 다녀 힘들다는 10대 학생들의 제보도 꾸준히 들어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그건 한 줌", "대세는 아님"이라며 현실을 애써 부정합니다.

다양한 주장들을 경청하지 말자는 게 아닙니다.

문제는 경청이란 명분으로 AI와 알고리즘 시대의 정보환경 변화, 디지털 프로파간다, 커뮤니티와 인터넷 방송 문화의 영향을 아예 논의조차 못 하게 만드는 태도입니다.

- 별풍선과 슈퍼챗을 받아먹기 위해 거리에서 어그로를 끌며 일반 시민들을 괴롭히고 고생하는 자영업자들 찾아가 괴롭히는 짓은 '콘텐츠각'

- 소수자와 약자의 고통을 박제하고 조리돌림하는 짓은 '꿀잼각'

- 연예인은 물론 일반인들 SNS에 좌표 찍고 집단 공격하는 짓은 '애국'


평소에는 이런 문제들이 반복돼도 관심조차 두지 않습니다.
그러다 사회적으로 큰 사건이 터지면 그제야 나타나 누구보다 앞장서 비판합니다.

이쯤 되니 어떤 의미에선 참 대단들하다고 느껴집니다.

댓글 (9)

  • kita

    kita Lv.1

    06.06 · 125.♡.203.162

    첨부 이미지

    기본적인 규칙은 지켜 주시면 좋겠습니다.

  • 고장난스피커 Lv.1 → kita 작성자

    06.06 · 14.♡.149.179

    아 고맙습니다. 체크를 못 했네요. 수정하겠습니다.

  • 희망입니다

    희망입니다 Lv.1

    06.06 · 124.♡.178.77

    희두님이 이 문제를 외치신지 십년은 된것같은데 민주당은 관심도 없어요. 티도 안 나는 장기적이고 건설적인 아젠다는 하기 싫은듯요. 사실 이게 가장 핵심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말이죠. 안쓰럽습니다. 하지만 계속 힘내주시길 감히 부탁드립니다! 건강 챙기시고요 화이팅!

  • 화성밧데리

    화성밧데리 Lv.1

    06.06 · 119.♡.70.24

    국짐과 싸워야 하는데 싸우지 않는 민주당내 인사들은 모두 쫗아냈음 하네요.

  • 란세르

    란세르 Lv.1

    06.06 · 104.♡.68.24

    희두님이 하실게 아니라 국민의 선택을 받은 국회의원 행정부 이런대서 해야지…왜 지지하는 국민들이 이런걸 하게하는건지…

  • 지상의별들 Lv.1

    06.06 · 118.♡.3.35

    인간의 뇌는 생각과 상상을 구분 못한다고 하죠.

    그리고 진실을 믿는 게 아니라 믿고싶은 것을 믿습니다. 다만 진실을 추구하는 사람이 있으며, 그것을 위해 다양한 도구를 만들어 사용할 뿐입니다. 그렇기때문에 확률적으로 진실에 가까운 것을 추구하죠.

    민주당 의원들은 이것을 이해해야합니다.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것과 실제 인간의 특성이 가지는 괴리감에 대한 자각이 없다면 그대로 침몰할 일만 남아있음을요. 인간에 대한 환상부터 걷어내야 미래가 있을겁니다.

  • 통화권이탈

    통화권이탈 Lv.1

    06.06 · 175.♡.167.35

    민주당의 다수가 친석계 수박 뉴B들이니 이사님의 외침에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을 넘어 저들의 수법을 베껴 쇼츠 등으로 당원과 지지자들을 역으로 가스라이팅 중이더군요.

    그리고 소가 죄다 도망갔는데 망가진 외양간이 왜 고장났는지, 그리고 고칠 생각은 안 하고 그저 도망간 소 탓만 하는 사람들도 이제는 답답합니다.

  • 시네스트로

    시네스트로 Lv.1

    06.06 · 125.♡.55.93

    공감합니다

  • 알바를보면웃는자 Lv.1

    06.06 · 118.♡.186.28

    항상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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