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나 (165.♡.230.252)
2026년 6월 9일 AM 12:13
올림픽공원 산보기 - ‘위험한’ 곳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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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9호선을 탈까 5호선을 탈까 고민했다. 그런데 아침 출근 시간 9호선이 지옥철이었음을 떠올리고 5호선 방향으로 돌았다. 올림픽공원역까지 오래 걸리긴 해도 앉아서 갈 수 있을 것 같아서. 올림픽 공원역에 내려 핸드볼 경기장을 찾았다. 핸드볼 경기장을 찾았다. 과연 이곳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구태여 길을 더듬을 필요는 없었다. 산더미같은 쓰레기들을 정리하는 청년들이 보였다. 태극기를 허리에 감서가 목을 두르거나 작은 태극기를 옷에 꽂고 있었다. 바람직한 모습이네. 허긴 예전에 촛불 시위 할 때도 이렇게 성심 다해 치우며 봉사하는 젊은이들이 있었지. 수고하십니다 인사 한 마디 건네며 그들을 지나 함성 소리 들리는 곳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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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나절이었다. 즉 월요일이니 학교도 갔을 것이고 출근도 했을 테니 한산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구호는 우렁찼다. 그리고 단순했다. 부정선거 재선거. 어귀에는 "좌우이념이 없는 국민 권리"라는 손팻말이 있었지만 집외 안에서 나오는 소리들, 대화들에서 '좌'는 때려죽일 빨갱이에 범죄자들이었다. 역시 20대가 많았다. 물을 건네는 20대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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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거가 유일한 구호라고 들었는데 부정선거 재선거를 외치네요?"
"그.... 저는 잘 몰라요. 저는 재선거 외치려고 왔어요. "
"부정선거라고 확신하는 건 아니구요?"
.그때 옆에서 여학생 하나가 치고 들어온다. "재선거만 외치는 건 대진연 지령이었대요. ." 대진연이 뭔가 순간 궁금했다. 대진연을 검색해 보니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을 말하는 것 같았다. 즉 ‘재선거만을’ 부르짖는 사람들은 대진연이라는 ‘빨갱이’들이라고 얘기하는 것이었다, ‘지령’ 얘기에 푸하 웃음을 터뜨렸다가 눈길이 이상해지기에 다른 쪽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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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앞에 한 무더기의 20대 여성들이 앉아 있었고 그들에게도 물었다.
“저는 재선거는 찬성하는데 지금 여기 계신 분들이 원하는 건 뭔가요? 재선거 아닌가요?”
그러자 한 여성이 대답했다. “재선거 맞습니다. 부정선거 책임져야 하구요.” 그래서 또 물었다. “난 부실선거 같은데, 좋아요. 그럼 재선거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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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엉뚱한 대답이 돌아온다. “저희는 정치는 모르는 ‘개인’들입니다. 국민의 참정권이 무시된 것에 분노하고 있는 거예요.” 이 ‘개인’이라는 소리는 무한 반복해서 듣게 된다, 그들은 한사코 ‘조직’이 아니라 조직적으로 움직이지 않는 개인들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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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궁금한 걸 또 묻는다 . “그럼 그 재선거를 누가 결정하는지 아세요?” 그러자 또 같은 대답이 돌아온다. “저희는 몰라요. 하지만 저희가 이렇게 하면 ‘그들이’ 무슨 수를 내겠죠.” 옆에서 누가 외친다 “이재명이 결정해야죠.” 그래서 “이재명은 결정권이 없는데?” 하니 갑자기 역시 20대 여성이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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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여기서 정치적으로 말씀하시며 위,험.해.요” 또 한 번 푸하 소리를 냈다. 그래서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묻는다. “지금 여기가 위험한 덴가요?” 시비조가 아니었고 정말 걱정해 주는 어투였기에 반문한 것이겠지만, 그녀의 답은 또 한 번 푸하 소리를 내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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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다양한 분들이 와 계시거든요. 그러니까 정치적인 발언을 함부로 하시면....” “아니 재선거를 누가 결정하는가가 무슨 정치적 발언이에요? 뭐 알겠습니다. 고생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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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올림피 핸드볼 경기장에서는 말도 안되는 불법 사태가 많이 벌어졌다. 핸드볼 경기장을 사무실로 쓰는 일반 시민들을 감금하거나 신분증 제시 요구, 협박이 무시로 행해졌고, 대학생 한 명이 ‘대진연’으로 몰려 폭행당하는 일도 있었다. 정치적 편향 없는 ‘재선거’만을 요구한 대학생들이 학교에 갔다면, 귀가해서 다시 이리로 올 경우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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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하는 경찰과 말을 나눴다. “아이고 나더러 중국 공안 아니냐고. 한국말 해 보라고 마 그러지를 않나.... 내가 그걸 몇 번을 당했어요. 그 왜 머리 길다고 온 인터넷에 난리난 친구 있죠? 그 친구도 여기 잠실 어디 직원이에요. 머리 자르라고 구박도 받았다던데 참... 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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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중국인인지 구별하기 위한 ‘말 시켜보기’ 모범답안까지 돈다. 이건 왕년의 관동대지진 때 조선인들이 못하는 발음을 시킨 후 죽창 휘둘렀던 일본인들을 닮아가는 짓이다. 괴물이 돼 가고 있는 것이다. 조선인들이 우물에 독을 푼다고 일본 괴물들이 믿었듯 한국 괴물들은 “시위 진압을 중국 공안이 하고 있다.”는 망상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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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어린 여자 선수들이 어쩔 줄을 모르고 입구에 서 있다. 핸드폰이 집중되고 플래시가 터지자 벽을 보고 돌아선다. 핸드볼 경기장 안에서 운동을 해야 할 사람들이었다. 그럴 형편이 못되니 공과 장비라도 빼내 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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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시위대 (이 말도 끔찍이 싫어한다. 자기들은 개인 시민일 뿐이라나. 시민이 모여 시위하면 시위대인데 그걸 부정한다) 마이크 쥔 사람들에게 협조를 구해서 방송을 했다. “주니어 핸드볼 선수들 훈련하는데 들여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박수가 나왔고 어찌 어찌 문을 열고 선수들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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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선수들이 나오면서 소동이 빚어졌다. 앞서 양해를 구한 것도 ‘못 들었고’ , ‘저 선수들이 뭘 가지고 나올지 아냐’면서 살기등등한 사람들이 선수들이 가지고 나오는 부정선거 외치는 사람들이, 선수들의 캐리어를 가로막고 짐 검사를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양말을 벗겨 보겠다는 놈도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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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여자 선수들의 얼굴이 백짓장처럼 하얗게 돼서 덜덜 떠는 모습이 눈에 보였다. 이때 선수들을 에스코트하던 봉사자 대학생 (이 집회에서 며칠 밤을 같이 샜노라 동료들이 인증한)이 선수들의 가방을 뒤지려는 사람을 밀쳐냈다. “이러지 마시라고요. 다 검사했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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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몇 명의 사람들이 벌떼같이 이 청년을 둘러쌌다. 저들이 누구이며 뭘 갖고 나올지 어떻게 아느냐. 우리는 전후 사정 하나도 못들었다. 그런데 당신은 정당하게 검사하려는 나를 밀쳤다..... 청년도 지지 않았다. “아니 여기 수백 명이 어떻게 다 검사를 합니까. 같이 들어간 사람들도 있고, 아까 방송도 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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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김없이 “당신 마스크 벗어”가 튀어나오다. 청년은 마스크를 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항변했다. “찍어서 인스타고 유튜브고 다 올려 버릴 거잖아요. 그러실 거 아닙니까.” 그러자마자 누군가 소리를 질렀다. “대진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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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도 흥분했고 내가 대진연이라고요? 나서는데 “이분은 며칠 동안 여기서 봉사하신 분”을 인증하는 사람들이 뜯어말렸고, “언론이 보고 있는데 자중합시다.”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커져서 대충 마무리는 됐다. 그러나 분이 안풀린 사람들은 악을 썼다. “프락치가 많아!” “대진연 추방!” “우리가 누굴 믿어! 걔들이 공 안에 뭘 숨겨 나갔을지 알아.” 그제야 아까 한 여성이 내게 한 충고(?)가 이해가 갔다. 이곳은 위험한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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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관리위원회의 무능과 부실로 국민의 참정권이 무시된 것은 누구나 분노해 마지 않을 일이다. 그리고 그 분노가 재선거 요구로 이어지는 것도 충분히 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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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재선거를 하자는 게 아니라 그저 이재명 정부 타격주고, 그들의 망상인 ‘부정선거’의 근거를 제멋대로 갖다 붙이고, 불법적으로 통행자의 짐을 수색하고, 신분증을 요구하고, 자신들과 다른 주장을 하는 이들을 상종 못할 적으로 몰아붙이고, 너 중국인이지? 라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는이곳은 매우 위험한 괴물들의 서식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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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정권 박탈에 분노하여 우리는 참정권의 온전한 회복을 위해 재선거를 요구하는 것이지 정치 세력에 선동되기를 원하지 않는다던 청년들, ‘외국 국기도 가져오지 말라’고 호소하며 투표 하나 제대로 관리 못하는 선관위 때문에 이게 무슨 꼴이냐며 잠실 올림픽 핸드볼 경기장에 몰렸을 청년들은 적어도 오전에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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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그 자리에 돌아오지 않기를 바란다. 그때 그들이 “재선거 only”를 외친다면 그들 역시 ‘위험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너 대진연이지?" "좌빨같아 저 새끼." "빨갱이들이 너무 많아." 오늘 거기서 들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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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벽 보고 돌아선 헨드볼 선수들..... 이들의 가방을 열어젖히려 드는 자칭 '개인' 앞에서 겁에 질린 선수 얼굴이 잊혀지지 않는다.
댓글 (2)
- 휴
휴식
06.09 · 175.♡.28.13
-
텅텅빈대나무
06.09 · 115.♡.168.217
조직이 아니라 개인이라고 강조하는 것을 보면
어디 개독 지령으로 나온 사람들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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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에 제보되면 좋겠어요. 첨에는 윤어게인들이였다가 점점 순수한 대학생, 시민 모임인거처럼 보도되던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