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참교육> , 가면 갈수록 형편없네요
DeeKay

Lv.1 DeeKay (121.♡.219.242)

2026년 6월 13일 PM 09:46

조회 2,297 공감 0

일단 내용과 별개로 작품 외적인 얘기를 해야할 것 같습니다.

10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이 넷플릭스 리미티드 시리즈는, 웹툰 원작으로, 갈수록 영악해지는 학교범죄와 학생들을 교육부장관 산하 직속 '교권보호국'이라는 가상의 조직과 그 조직의 감독관들의 활약으로 '참교육'해 학교환경과 아이들을 가르치겠다는 내용의 드라마입니다. 엊그제, 비영어권 넷플릭스 시리즈 시청률 1위에 올랐습니다. 그와 별개로, 여러 논란이 있습니다.

'참교육'이라는 단어는 1970년대 후반 연세대 해직 교수였던 성내운 등이 1978년 발표한 '우리의 교육지표' 선언에서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후 1980년대 후반부터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그렇습니다. 그 '전교조'가 민주적이고 참된 교육을 지향하는 '참교육 운동'을 전개하며 널리 퍼졌습니다. 특히 당시까지 자행되어 왔던 일본식 그리고 군대식 교육, 즉 폭력을 일상화하며 미성년 학생들에게 억압을 주는 교육방식들을 벗어나 선진화된 교육을 하자 라는 운동이었습니다. 체벌금지 같은 규정이 명시되어 학생을 때리는 선생이 사라진 학교 분위기는 그 운동의 대표적 사례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지금은 원래의 진지한 의미에서 벗어나, 인터넷 등에서 '선을 넘은 악당이나 무례한 사람을 통쾌하게 혼내주어 올바른 사람이 되게 하다'는 뜻의 밈meme 으로 더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이 작품의 제목 '참교육'은 이 두 가지 의미를 중의적으로 사용한 것이죠. 그래서 원래의 뜻에 더 무게중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원래의 의미를 해치는 드라마의 내용에 대해 굉장한 불만을 가지고 있고요. 그리고 최근의 뉴스들을 바라보며 시원한 해결을 바랐던 사람들은 '어차피 초법적인 기관이 등장하는 판타지를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는거 아니냐' 라며 그 불만을 가진 사람들과 반대되는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먼저 말씀드리자면, 저는 후자의 입장입니다. 전교조의 방침이나 주장을 제가 동의하고 안하고를 떠나서, 저는 이 드라마를 현실을 빗댄 우화의 판타지로 생각하고 즐겼습니다. 일부의 주장처럼 드라마의 이야기를 즐긴게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이언맨을 보면서 전쟁은 역시 나빠 라고 말한다고 해서, 전쟁의 실상을 잘 모르고 가볍게 전쟁을 컨텐츠로서 즐기는 사람이 아니듯 말입니다.

그 후자의 입장에서 말하고 싶습니다. 이 시리즈는, 가면 갈수록 퀄리티 면에서 형편없어집니다.

1화와 2화는 충분히 재밌었습니다. 판타지는 핍진성의 문제거든요. 핍진성(Verisimilitude)은 문학이나 영화 등의 서사물에서 '그 작품의 세계관과 배경 속에서 사건과 인물의 행동이 얼마나 그럴듯한가'를 말하는 것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독자나 관객이 작품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도록 '진짜 있을 법하다'고 믿게 만드는 설득력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초법적인 기관도 알겠고, 실제 현실의 사례를 담은 취지에도 동감하고, 언뜻 보면 수퍼히어로 처럼 보이는 액션도 시원시원해서 좋았습니다. 5화 정도까지도 충분히 납득하면서 봤습니다. 6화부터는 그 핍진성이 망가지기 시작합니다.

아무리 초법적인 권한을 가지는 교권국이라지만, 촉법소년들을 교화시키기 위해서 교도소를 이용하고, 교도관을 대신하며, 심지어 수감자를 이용하기까지 합니다. 교권국이 알려진 이후에 감독관이 전학생으로서, 학교에 위장잠입하는데, 해당 선생님들이 그 사실을 모릅니다. 심지어, 마지막에 가서는 그 감독관이 피해자 학생이 되어 학폭위가 열리는데, 대리인 조차도 참석도 하지 않았는데 학폭위가 열리고 또 진행됩니다. 교권국의 대장(?) 격인 교육부장관은 장관업무가 없다시피 하고 거의 교권국에 매달려 있습니다. 그리고 그 장관은 거의 법무부 행정부 등을 타 국무부처는 물론, 자신이 당적을 두고 있는 당까지 쥐락펴락하는 수준의 정치력을 행사합니다. 결말이 정해져있다보니, 정치적 상대 당의 총수는 18살 소년에게 이용당하다가 자멸합니다. 그리고 등장인물들은 굉장히 단순하고 기능적으로 표현되며, 특히 원작에 없는 주요캐릭터 중 하나는 말 그대로 서사의 편의를 위해 기능하기만 합니다. 이러다 보니, 점점 가면 갈수록 보면서 '아무리 판타지라지만, 이게 말이 돼?' 라는 실소와 한숨이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저는 마지막 화는 10초씩 스킵하면서 봤지만, 크게 뭘 놓친 것 같은 기분은 들지 않았습니다. 아니 오히려 스킵해서 좋은 장면들도 몇 개 있더라고요.

전 세계적으로 학교폭력이나 범죄가 심각하기 때문에, 많은 호응을 얻고 있는 건 이해가 갑니다. 이미 썼듯이, 저는 1-2화의 속시원한 액션도 좋았습니다. 그러나 모든 학교범죄가 전부 싸움질만 있는게 아니듯, 액션의 비중도 후반부에서는 많이 줄어들고 억지로 수미상관을 만들기 위해 마지막화의 액션씬이 있는 것도 어이가 없었습니다. 하긴 뭐 그 이야기에서 아이언맨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텐데 뭐가 문제겠습니까만은.

감독의 전작이 드라마 '소년심판'이더군요. 소년심판은 잘 만들더니, 이건 뭐 이따위로 만들었나 싶습니다.

댓글 (16)

  • 물고기침대21

    물고기침대21 Lv.1

    06.13 · 119.♡.9.55

    저는 괜찬게 봤습니다. 우선 이런 드라마가 이슈화 되고 인기 있다는 것만으로도 늦었지만 다행인거 같네요. 앞으로도 이런내용이 자주 등장 했으면 좋겟네요. 실제로 이런문제들이 줄어들진 않을거 같아서요.

  • 그락실리우스

    그락실리우스 Lv.1

    06.13 · 211.♡.82.85

    웹툰 만화였어요 ^^ 만화 기반에

    너무 몰입하신듯 합니다:)

  • DeeKay

    DeeKay Lv.1 → 그락실리우스 작성자

    06.13 · 121.♡.219.242

    그래서 핍진성이라는 개념에 대해 설명하고, 또 "납득하면서 봤는데도..." 라는 말을 썼습니다. 만화가 원작이라고 만화처럼만 움직일거면 드라마를 만들 이유가 없죠. 각본가도 존재할 필요가 없고요. 그런 부분에서 한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 이십센치

    이십센치 Lv.1 → DeeKay

    06.13 · 14.♡.139.184

    뭔가 위험한 발언을 하시네요

    이런 생각의 드라마도 있고 아닌 드라마도 있죠

    절대 나오지 말아야 할 작품도 물론 있겠지만 본인의 생각과 다른 드라마라고 다 평가 절하하는건 님이 저랑 생각이 다르니 왜 존재하지라고 생각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 DeeKay

    DeeKay Lv.1 → 이십센치 작성자

    06.13 · 121.♡.219.242

    다들 제 글을 안 읽으시고 쓰시는 것 같은데, 저는 핍진성에 대한 얘기를 하는거지 , 현실과 다르다는 얘길 하고 있지 않습니다. 저 세계관 안에서의 교권국은 초법적인 걸 떠나서 거의 대통령 수준 아니 그보다 더한 권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무리 판타지라고 해도 너무하잖아요.

  • smarttech

    smarttech Lv.1

    06.13 · 117.♡.6.73

    설마 저정도일까 싶었는데 매 에피소드가 실제 사건들을 바탕으로 했다고 하네요.

    너무 이상적이긴하지만 교육현장이 바로 서면 사교육, 극우화, 역사교육, 계급갈등등 정말 많은게 바뀌지 않을까싶어요

  • DeeKay

    DeeKay Lv.1 → smarttech 작성자

    06.13 · 121.♡.219.242

    다들 제 글을 안 읽으시고 쓰시는 것 같은데, 저는 핍진성에 대한 얘기를 하는거지 , 현실과 다르다는 얘길 하고 있지 않습니다. 저 세계관 안에서의 교권국은 초법적인 걸 떠나서 거의 대통령 수준 아니 그보다 더한 권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무리 판타지라고 해도 너무하잖아요.

  • 아미

    아미 Lv.1

    06.13 · 218.♡.140.36

    재미있게 잘 본 시청자로서 기분나뻐서

    덧글 달려고 로그인하네요

    뭐 이따위 리뷰가 다 있나요?

  • Freedaemon

    Freedaemon Lv.1

    06.13 · 116.♡.20.254

    우리가 공상과학이나 타임슬립을 보는건 과학적 이해가 되서 보는건 아니잖아요.

    사실 저게 말이돼? 하게되면...

    드라마의 존재의미 자체가 없어지게 되버리는거죠.

    킬링타임에 사회적 메시지 정도로만 보시면...

  • DeeKay

    DeeKay Lv.1 → Freedaemon 작성자

    06.13 · 121.♡.219.242

    다들 제 글을 안 읽으시고 쓰시는 것 같은데, 저는 핍진성에 대한 얘기를 하는거지 , 현실과 다르다는 얘길 하고 있지 않습니다. 저 세계관 안에서의 교권국은 초법적인 걸 떠나서 거의 대통령 수준 아니 그보다 더한 권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무리 판타지라고 해도 너무하잖아요.

댓글을 작성하려면 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