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은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느린 행정’에서 찾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양말곰

Lv.1 양말곰 (59.♡.201.189)

2026년 6월 18일 PM 11:23

조회 3,257 공감 0

대통령 입장에서는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 개혁 의지가 부족해서라기보다 행정과 입법의 속도가 나지 않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빠른 행정을 위해, 무엇보다도 자기 뜻을 이해하고 손발이 되어 줄 사람들을 찾는 것으로 보입니다.
국정 동력을 확보하려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대통령이 선거에서 이겼고, 약속한 정책을 추진하려는 의지도 당연히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방식입니다.

당을 국정 운영의 파트너로 보는 것과, 당을 대통령의 실행 조직처럼 만들려는 것은 전혀 다른 일입니다.
여당이 대통령을 돕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여당 대표와 지도부까지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정렬되어야 한다는 식으로 흘러가면, 그것은 협력이 아니라 장악에 가까워집니다.

그리고 저는 이 지점이 잘 이해되지 않습니다.

당을 장악한다고 해서, 그 사람들이 끝까지 대통령의 사람이 되어준다는 보장이 있습니까?
정치에서 오늘의 동지는 내일의 부담이 될 수 있고, 오늘의 협력자는 내일의 권력 경쟁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만약 그렇게 믿고 손을 잡았다가 뒤통수를 맞는다면, 그때는 어떻게 할 생각입니까?

더 근본적인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민주당 안에서 “당의 주인은 당원”이라는 원칙이 자리 잡기까지는 많은 사람들의 문제 제기와 기다림이 있었습니다.
기존의 대의원 중심 구조를 바꾸고, 당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의사를 더 반영해야 한다는 요구는 오랜 시간 누적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와서 효율과 속도를 이유로 그 원칙을 흔들려 한다면, 도대체 무엇을 위한 당원 민주주의였는지 묻게 됩니다.
효율이라는 이름 아래에서는 모든 것이 정당화될 수 있는 것입니까?

한국은 민주주의 국가입니다.
그리고 민주주의는 원래 빠르기 어렵습니다.

토론해야 하고, 설득해야 하고, 반대 의견도 들어야 합니다.
그 과정이 답답하고 비효율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절차가 무너지면, 남는 것은 추진력이 아니라 권력의 일방통행입니다.

일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합니다.
개혁하고 싶은 마음도 이해합니다.
그러나 절차는 지켜야 합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을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좋게 기억하는 이유는, 적어도 그가 느리더라도 정도를 가려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판단이 옳았다는 뜻은 아닙니다. 답답한 순간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명분을 중요하게 여겼고, 제도권 안에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태도를 끝까지 유지하려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추진력은 분명 장점입니다.
그러나 추진력이 강한 사람일수록 조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내가 맞다”는 확신이 너무 강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권력이 있는자 옆에 있는 사람들은, 이 확증편향을 언제나 부추깁니다.
정치에서 확신은 필요하지만, 지나친 확신은 위험합니다.
세상에 그렇게까지 대단한 사람도, 그렇게까지 항상 옳은 사람도 없습니다.

아직 실제로 모든 것이 엎어진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불안함 때문에 잡지 말아야 할 손을 잡고, 건드리지 말아야 할 절차를 건드리는 실책은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국정 동력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민주주의에서 국정 동력은 장악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설득과 절차에서 나와야 합니다.

그 선을 넘는 순간, 개혁의 명분은 약해지고 권력의 냄새만 짙어집니다.

댓글 (23)

  • 안됩니다 Lv.1

    06.18 · 27.♡.242.121

    검찰 개혁한다는 구두 약속만 믿고 윤씨 기용한 그 상황이 겹쳐집니다. 아무리 좋은 소리해도 사람을 가려 써야 하는데요.

  • 커피한잔1 Lv.1 → 안됩니다

    06.19 · 122.♡.137.109

    검찰총장은 대통령이 시키고싶은놈 그냥 지명하지도 못해요. 그때 윤 쓴건 결과적으로 실패였지만 애초에 총장추천위에서 후보로 올라온게 대놓고 검찰개혁반대하는놈 셋vs 개구라였지만 검찰개혁 어필하고 다녔던 윤석열.. 이 구조였어서 결과는 뻔한거였었죠. 당시 지지층이나 외부에서 윤석열 총장여론도 높았었고..

    지금정부도 어떤놈이 후보군으로 올라올지모르니 1년넘게 총장자리 공석으로 비워두고 대행으로 가는거 아닌가요?

  • 아무개00

    아무개00 Lv.1 → 안됩니다

    06.19 · 178.♡.142.161

    내가 개혁의 적임자라고 아주 당당하가 공언하고 다니다 뒤통수 제대로 맞았죠. 검찰을 믿으면 안되는 수백가지 이유중 하나...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정치검사들은 입만 벌리면 구라에요. 이들 행보를 보면 그냥 모든게 거짓말이라고 가정하고 대하는게 이성적일 지경입니다.

  • 렌더

    렌더 Lv.1

    06.18 · 175.♡.223.148

    앞뒤가 안맞는게 검찰개혁은 정부주도로 엄청 지연되고 있고 심지어 잘못하면 좌초될지도 모른다는 예상까지 있는 상황이라는 거죠

  • avantgarde

    avantgarde Lv.1

    06.18 · 211.♡.14.79

    저는 이재명이 아주 똑똑하거나 능력이 탁월하다고 보지도 않습니다.

  • 모션진이

    모션진이 Lv.1 → avantgarde

    06.18 · 49.♡.255.214

    저는 아주 똑똑하시고 능력도 엄청나게 탁월 하다고 보는 입장인데요 몇가지 아쉬운건 있지만 말이죠

  • 옐도

    옐도 Lv.1 → avantgarde

    06.19 · 24.♡.129.61

    똑똑하고 능력이 탁월하긴한데 협치와 통합의 늪에 빠지신 거 같습니다. 그것도 안 좋은 방향으로요. 제발 더 늦기전에 뉴재명이니 뭐니 검찰세력들 쳐내시길.

  • 지와타네호

    지와타네호 Lv.1

    06.18 · 223.♡.74.191

    실무에서 막고 있는 분들은 정부 외 인사도 아니고 국회가 처리 한것도 걸고 넘어 뜨리려고 하는게 정부 아닌가요?

  • 커피한잔1 Lv.1

    06.18 · 122.♡.137.109

    지금 민주당을 바보정당으로 만들어놓고있는데..

    예전 국힘꼴보면서 저긴 민주주의국가 국민이 아니라 왕정시대 백성들 같다했었는데

    지금 민주당꼴이 딱 그런거 같네요.

    지난 총선 수박몰아낸다는 핑계로 친명이니 이재명만세하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뽑아줬던 그 부작용이 다 터져나오는듯요.

    지금꼴보면 답이 안나오고 대통령도 외통수걸린거 같네요.

    뉴이재명과 손절이든 정리해야 수습될텐데 대통령은 그거 못할듯요.

    양손에 쥔 떡 다 안놓으려할듯..

    이용해먹을때야 좋았겠지만 빠가 까가되면 무슨일 벌어질지 너무나도 잘 아는 사람이니.

    1년만에 이런글 쓰게될거라곤 상상도 못했었네요.

  • blowtorch

    blowtorch Lv.1 → 커피한잔1

    06.19 · 59.♡.125.144

    저는 가카 변호인단 출신으로 금뱃지를 손쉽게 단 의원들의 노골적인 찐명 놀음을 보면서

    뒤늦게 사법 리스크의 위력(?)을 체감하는 중입니다.

    뉴B들이 당원들을 무시하고 껄떡대는 유세의 후유증은 고스란히 명통이 짊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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