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먹고갈래 (122.♡.53.20)
2026년 6월 20일 PM 08:10
마키아벨리가 '군주론' 8장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해악을 가해야 한다면 한 번에 해야 하고, 은혜는 조금씩 베풀어야 한다"고.
잔인한 말처럼 들리지만 정치의 현실을 설명한 말입니다.
상대의 권한을 줄이려면 단번에 줄여야 합니다.
조금씩 건드리면 상대는 매번 고통을 느끼고, 매번 분노하고, 매번 복수할 방법을 찾습니다.
결국 통치자는 칼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됩니다.
검찰개혁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사권을 빼앗을거면 명확히 빼앗아야 합니다.
기소권과 수사권을 분리할 거면 분리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래도 보완수사권 정도는 남겨주자", "완전히 없애면 반발이 크지 않겠느냐",
"이 정도면 검찰도 받아들이지 않겠느냐"라고 생각하는 순간, 그건 정치가 아니라 착각입니다.
검사들이 원하는 것은 보완수사권 몇 조항이 아닙니다.
그들은 원래 갖고 있던 권력을 기억합니다.
사건을 쥐고, 사람을 부르고, 언론에 흘리고, 정치인을 압박하고, 퇴직 후에는 전관으로 시장에 나가던 구조 전체를 기억합니다.
하극상도 잘하면 대통령까지 하는 걸 보았고, 지금도 대권후보로 보이는 것을 보았습니다.
설마 본인들이 윤석열보다 못하다고 여기는 검사 있겠습니까.
그 세계가 무너지는 순간, 그들에게 남는 것은 "조금 양보받았다"는 안도감이 아니라, "빼앗겼다"는 원한입니다.
그러니 반쪽짜리 개혁은 화해가 아닙니다. 오히려 최악의 형태입니다.
지지자들에게는 배신처럼 보이고,
반대자들에게는 나약함처럼 보입니다.
개혁 대상은 감사하지 않고, 개혁 지지층은 실망합니다.
누구도 만족시키지 못한 채, 모든 공격만 남습니다.
그래서 요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는겁니다.
예전처럼 귀에 쏙쏙 박히는 말이 아닙니다.
내가 알던 사람의 말이 아닌 것 같습니다.
어째서일까 생각해보면, 답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문제를 정확히 보고도 끝까지 밀고 가지 못하는 말은 힘을 잃습니다.
개혁을 말하면서 동시에 상대의 기분을 살피는 순간,
그 말은 더 이상 개혁의 언어가 아니라 관리의 언어가 됩니다.
정치는 모두를 기분 좋게 만드는 일이 아닙니다.
특히 권력기관 개혁은 더 그렇습니다.
누군가는 반드시 싫어합니다.
누군가는 반드시 반발합니다.
그런데 그 반발이 무서워서 어설프게 남겨두면, 결국 싫어할 사람은 그대로 싫어하고,
믿어준 사람만 떠납니다.
마키아벨리식으로 말하면 이렇습니다.
나쁜 일을 하려면 빨리 해야 합니다.
좋은 일은 오래 기억되게 천천히 주면 됩니다.
그런데 지금은 나쁜 일은 질질 끌고,
좋은 일은 아무도 느끼지 못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러면 권력도 잃고, 명분도 잃고, 사람도 잃습니다.
아니, 진짜 가족까지 위험해집니다.
+
좋은 글인것 같아 퍼와봅니다.
원본을 퍼오고 싶었지만 찾지 못해서 받쓰해봅니다.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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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산타나
06.20 · 117.♡.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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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ense27788
06.20 · 125.♡.144.107
저도 이 영상 보면서 아주 공감할 수 밖에 없는 글이라 무릎을 딱 쳤는데…
그런데 누구시죠 ?
뉘신데 이렇게 훌륭한 글을..
누가 좀 알려줘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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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면먹고갈래
→ Sense27788 작성자
06.20 · 122.♡.53.20
어떤 정치페북러라고 하는데 이름이 도미닉 뭐라고 하는거 같은데 뉴스와사람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발음이 뭉개져서 원본을 못찾았네요 ;;; 능력자분이 아마 댓글로 찾아주시지 않을까...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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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ense27788
→ 라면먹고갈래
06.20 · 125.♡.144.107
저도 잘 안 들리더군요.
누군가 꼭 좀 알려주셨음 좋겠습니다.
- 용
용기
06.20 · 118.♡.253.34
감동입니다. 👍 쏙쏙 들어오네요.
- 데
데리코
06.20 · 124.♡.201.102
와 정말 잘 쓰신 글이네요. 통찰력이 부러워요.
전 언제쯤 조금은 똑똑해질 수 있으려나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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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MYY
06.20 · 71.♡.231.32
추가기소권을 꼭 막아서 그들에게 다시는 수사나 기소권을 주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야 이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지 특정 조직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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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구동구
06.20 · 169.♡.131.207
김영삼을 좋아하진 않지만 그의 확실한 업적(총독부, 금융실명제, 하나회)수행능력은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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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혜아범
06.20 · 61.♡.199.61
개혁이라는 것은 고통이 크게 따릅니다
이거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한번에 하는 것이 좋죠
이걸 조금씩 조금씩 하면 그 개혁의 대상은 거기에 맞게 저항력을 갖고
더 크게 저항을 합니다
개혁은 빠른 시일내 강하게 해야 합니다
- 끝
끝없는도전
06.20 · 211.♡.58.92
국가대계를 형성한다는 그 마음을 이해하지만, 그렇게 양보하는 순간 이재명의 장점은 빛을 흐려집니다.
새날 유튜브 보면, 이전부터 문재인 대통령 모시려고 했는데 현재 용산관저에 있어서 청와대로 옮기면 모실려고 계획은 있었다고 합니다. 또한 청와대 내에 비서관이 (개인적으론 비서관따위가?) 자꾸 격노설 같은 허위루머 유포하며 뉴이재명 끌어주는게 있고, 오창석 같은 애들 인사도 청와대급에서 할만한 인사는 아니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럴때 청와대 "밖"에서 당원들 의견 수렴해서 대통령에게 강한 압박을 넣을 사람이 필요한거죠.
정청래 대표도 그래서 필요한거고, 더 잘하려면 정청래도 발전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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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이네요 정말 딱 맞는 말인거 같아요 개혁은 절대 눈치보면 안됩니다 그사람의 방식대로 개혁하라고 다수당 만들어주고 대통령 만들어 주고 한거 아닙니까 왜 그렇게 당선되고는 지지하지도 않았던 사람들을 아우르겠다는 헛소리를 하는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