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하면서 생각해 본 민정수석 한찬식 임명의 의미

Lv.1 놀부애비 (182.♡.27.178)

2026년 6월 21일 PM 07:08

조회 2,635 공감 0


요즘 커뮤니티 분위기가 우리 진보 세력들에게 그리 좋지 않습니다. 특히 이번 홍보수석 및 민정수석 임명과 관련하여 실망하신 분들이 많이 보입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청와대 수석 임명에는 당연히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되었다고 볼 수밖에 없죠. 그렇다면 결국 이재명 대통령도 넘어간 것인가? ‘모두의 대통령’이 되기 위해 우리가 그토록 바라던 검찰 수사권 폐지를 내려놓고 타협하는 방향을 찾은 것인가? 저 또한 무척 의심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방금 설거지를 하다가 머릿속에 '띵~' 하고 뭔가 시뮬레이션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요즘같이 도처에 도파민 유발 장치가 난무하는 시대에, 설거지라도 하면서 나만의 생각을 다듬으니 한편으로 머리가 맑아지기도 하더군요. 또한 기존에 가졌던 각종 의문들이 하나로 연결되면서, 나름 희망에 부푼 미래를 그려볼 수 있어 이를 기록으로 남겨둘까 합니다. 동의하시는 분들이 계시면 좋겠지만, 없어도 상관없습니다. 어차피 결과로 증명해야 하는 것이 대통령이라는 직책이니까요. 지금부터 제 '설거지 명상'의 결과를 하나씩 풀어보겠습니다.


1.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이번 민정수석 임명을 두고 진보 세력들이 절망에 빠진 이유는 바로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대전제를 사실로 깔고 판단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저도 이 말에 100% 동의합니다. 저 역시 반백 살 동안 많은 사람을 만나보았고, 젊은 시절에는 가끔 오지랖을 부리며 사람을 바꿔보려고도 했지만 사람은 정말 변하지 않더군요. 단지 그때그때 환경에 맞춰 사회성이라는 가면이 그 사람을 덮어버릴 뿐입니다. 하지만 극단적인 상황이 도래하면 사회성이고 뭐고 뇌의 전두엽이 활약할 시간도 없이 본성이 드러나게 됩니다. 즉,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명제를 사실로 가정하고 상황을 시뮬레이션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가장 크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토록 검찰에 당했고, 압수수색 건수로만 기네스북에 오르고도 남았을 이재명이라는 사람이 왜 지금처럼 권력을 가진 시점에 검찰통을, 그것도 문재인 정부를 수사하던 사람을 민정수석으로 앉혔냐는 것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사람이 변한 걸까요? 그렇다면 이재명 대통령만 변한 것인가요? 권력이 그토록 무서운 걸까요?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지금 상황을 논리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이재명이 변했다’는 가정만 세우면 모든 게 설명될 것 같으니, 할 수 없이 그렇게 판단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여기서 이재명 대통령을 오래 지켜본 사람이라면 모두가 아는 사실이 있습니다. 몇 십 년 전부터 이재명은 기득권과 싸워왔습니다. 시장이 되기 전부터 그랬고, 그 과정에서 끊임없이 검찰의 수사를 받아왔습니다. 기득권의 무서움이 무엇인지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입니다. 우리가 무슨 압수수색을 받아봤습니까? 사랑하는 가족이 한순간에 돌변하고, 자기 어머니가 공격당하는 상황에 처해본 적이 있습니까? 성남FC 관련 말도 안 되는 기소 내용을 마주하고, 단식 도중에 구속 위기까지 겪었습니다. 그런 직접 체험을 한 이들이, '적'들과 손을 잡을 이유가 있을 만큼 큰 이벤트가 과연 있었는지 묻고 싶습니다.
오히려 이재명은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하신 이유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 중 한 명입니다. 이재명 정부 초기에는 노무현의 계승자라 불릴 자격과 능력이 있는 유시민을 국무총리로 앉히려고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두 가지 사례를 들고자 합니다.

  • 첫째는 2022년 선거 당시 성남시장 시절을 회상하던 연설입니다. 그걸 보며 이재명에게 강한 연대감을 느낀 사람이 많습니다. “제가 하는 모든 일에는 우리의 삶, 우리 서민들의 삶과 이재명의 참혹한 삶이 투영되어 있습니다.” 저는 이 ‘참혹한 삶’이라는 이야기만 들으면 눈물이 납니다.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저렇게 참혹한 삶 속에서도 희망을 보고, 그것을 자신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으로 삼을 수 있을까요?

  • 둘째는 예능 프로그램 '동상이몽'에서 아내와 함께 스테이크를 먹으러 가던 장면입니다. 저는 그때 이재명의 행동을 눈여겨보았습니다. 제가 그랬거든요. 저도 스테이크 먹으러 가는 자리를 굉장히 불편해합니다. 제 삶의 영역이 아니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김혜경 여사가 웃으며 “자기야, 기죽었지?”라고 하자, 이재명이 멋쩍게 웃으며 “응~”이라고 대답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이재명이라는 사람이 뼈속까지 서민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단편적인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스테이크를 안 먹어야 서민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상대적으로 비싼 식당을 부담스러워하고 그 분위기에 압도되는 모습이, 우리 주변에서 하루하루 생계를 이어가는 평범한 서민의 모습과 닮아있다는 뜻입니다.)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이번에 새로운 민정수석이 개과천선했기 때문에 임명된 것이 아닙니다. 저는 그 사람이 살아온 길을 믿으며, 그 길 위에서 상황에 맞게 사회성으로 가릴지언정 사람은 본질적으로 변하지 않는다고 강력히 믿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2. “적일수록 가까이 두라”
이재명은 민주당 사람입니다. 민주당 출신 대통령들이 어떤 고난을 겪으셨는지 누구보다 잘 압니다. 지금 싸워야 할 대상은 검찰로 대표되는 기득권 세력(법원 포함)이 맞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새로 임명된 민정수석의 면모를 보면 기득권이라 충분히 불릴 만한 사람입니다. 게다가 김앤장 출신이네요. 그렇습니다. 1번에서 사실로 가정했던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점을 복기해 보면, 이 사람이야말로 오히려 가까이 두어야 할 사람이 아닐까 합니다.
직전 민정수석은 봉욱이었죠. 처음 임명될 때부터 말이 많았습니다. 사람이 좋다고는 하지만 결국은 기득권 세력이자 검찰주의자이니까요. 그런데 봉욱 때문에 지금까지 결과적으로 검찰에 유리한 국면이 있었나요?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것 역시 이재명 대통령의 의도된 전략이 아닐까 합니다. 이번 인사 역시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이재명은 문재인 후보와의 경선 당시, 자신의 팬클럽이었던 '손가혁'을 경선이 끝난 후 스스로 해체시킨 사람입니다. 정말 자신에게 필요한 조직일지라도, 먼 미래를 보며 해야 할 일을 할 결단력이 있는 사람입니다. 그런 인생을 산 사람이 민정수석의 말 몇 마디에 넘어갈까요? 지금 이재명 대통령이 장악하고 있는 행정력을 보십시오. 국무회의에서 장관들이 여지없이 깨져 나갑니다. 그런데 민정수석이 대통령 몰래 어떤 일을 독단적으로 할 수 있을 거라 보시나요? 저는 매우 부정적입니다. 이 역시 앞서 말한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재명은 성남시장 시절부터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는 점에 베팅을 하겠습니다. 저는 이번 인사를 그렇게 바라봅니다.
지난 검찰개혁 법안 과정도 보십시오. 결과적으로 어떻게 되었습니까? 하루아침에 검찰청이 해체되는 방향으로, 수사권이 없어지는 쪽으로 결론이 나버렸습니다. 정무수석을 통해 당대표와 최종 시그널도 주고받으면서 말이죠. 검찰 세력으로서는 그 순간 멍해졌을 겁니다. 이프로스(검찰 내부망)에도 어떤 비판 글조차 올라오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자신들에게 너무 좋은 안건들이 논의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걸 하루아침에 뒤집어 결정해 버렸죠. 누구 말대로 ‘자고 일어나니 개혁당했다’는 표현이 딱 맞습니다. 개혁은 신속하게 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 결정판이었다고 판단합니다.


3. 우리가 할 일
이 상황에서 우리가 할 일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요약하자면 ‘희망을 잃지 않고 지금 하던 대로 계속하는 것’입니다. 단지 잊지 말아야 할 절대적인 진리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우리가 싸울 적군을 이길 방법과 세력은 바뀔 수 있어도, 우리의 적은 뚜렷하다’는 점입니다.
그 적이 누구겠습니까? 저 기득권 세력과 내란 세력들입니다. 그들과 싸우기 위해 상황에 맞춰 칼을 들 수도 있고 총을 들 수도 있으며, 심지어 그냥 얻어맞을 수도 있습니다. (이란전을 보면 얻어맞기만 한 이란이 결과적으로 승리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듯이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적은 명확합니다. 기득권 세력, 그리고 우리의 대통령을 괴롭히던 그들입니다.
그 대상만 명확히 해둔다면, 현재 그 적들을 물리치기 위한 도구들의 내부 분열이나 과오는 충분히 비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종적인 총구는 항상 그들을 향하게 합시다. 당장 마음에 안 들면 비판하고 국정수행 평가도 ‘잘못함’으로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투표만큼은 반드시 그들이 당선되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들은 언제든 이 민주주의를 무러뜨리기 위해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호시탐탐 기회를 노릴 것입니다. 지금이 그들에게는 큰 기회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항상 그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저들처럼 우리 세력이 실망했을 때는 잠시 ‘숨어 있다가도’, 전쟁(선거)이 나면 과감히 우리 힘을 보태야 합니다. 그것만 지켜진다면 지금의 사태에 너무 실망할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다행인 것은 현재 우리에게 중심이 되어주는 세력이 있고, 그 세력을 따르는 단단한 사람들이 있다는 점입니다. 연대해서 나아간다면, 이런 진통 또한 나중에 승리한 뒤 안줏거리로 삼을 하나의 가십거리가 되어 있을 거라 믿습니다.
너무 희망적인 이야기만 했나요? 하지만 설거지를 하기 전 들었던 절망적인 생각들이, 위의 시뮬레이션을 거치며 희망으로 변했습니다. 김어준 공장장이 그랬죠. 한 발 떨어져서 보라고. 이 사태에 너무 매몰되지 말고 한 발 떨어져서 보니 비로소 희망이 보입니다. 제가 자주 쓰는 방법 중 하나인데, 아무리 삶이 힘들어도 우주라는 거대한 존재를 머리에 그리며 나를 바라보면, 내가 겪는 고통이 정말 별거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게 단순한 정신승리로 끝나지 않고, 오히려 고통을 딛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을 줍니다.
하던 대로 합시다. 힘들어도 우리의 마음을 대변해 주는 세력에게 힘을 불어넣어 줍시다. 결국 다 잘 될 겁니다. 저는 '사람이 살아온 길이 그 사람을 대변한다'는 말을 철석같이 믿으며, 우리 이재명 대통령 역시 예외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현 상황을 억지로 이해하기 위해 ‘이재명이 배신했다’는 거대한 예외를 만들어버리는 것보다 훨씬 논리적이고 인간의 본성에 가깝다고 봅니다.
우리는 동지입니다. 같은 곳을 바라보는 한, 잠시의 의견 충돌이 있을지언정 의리를 저버리지는 맙시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평생 자기를 지켜준 사람들에 대한 의리를 저버리지 않을 거라 다시 한번 믿습니다.
다모앙 회원 여러분, 같이 가 봅시다.

댓글 (27)

  • 놀부애비 Lv.1 작성자

    06.21 · 182.♡.27.178

    글 전체는 제가 쓰고, 이후 맞춤법, 주어술어 일치 및 문맥 맞춤을 위해 AI를 사용했습니다.

  • 민고

    민고 Lv.1

    06.21 · 101.♡.71.43

    그냥 맘편하게 생각하면서 사는게 좋을거 같아요

    군사 쿠테타 영구집권 시도하던 놈들은 막았으니까 그걸로 된거다 ㅋㅋ

  • 마을이

    마을이 Lv.1

    06.21 · 175.♡.109.85

    홍보수석이 상대해야 될 사람은 기레기이고

    민정수석이 상대해야 될 사람은 검찰이죠.

    적폐를 적폐로 상대하게 만들어서

    서로 딴 짓 못하게 한 건 아닐까 하는

    아주 긍정적인 생각도 해 봅니다.

    다른 글 댓글에도 썼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검찰과 친하게 지낸다

    이재명 대통령이 기레기와 친하데 지낸다....

    그려지지 않는 그림이라서요. ^^

    여튼 할 일 하면 어떻게든 결론은 나오겠죠.

    그게 정답이라고 생각합니다.

  • 뇌공앙

    뇌공앙 Lv.1

    06.21 · 39.♡.46.195

    설겆이을 얼마나 오래 하셨으면

    이렇게 긴 생각을 하셨을까 생각하니...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_-

  • 뇌공앙

    뇌공앙 Lv.1 → 뇌공앙

    06.21 · 39.♡.46.195

    혹시나 몰라서 자기 댓글 붙입니다. 전 글쓴 분 의견에 동감합니다.

  • 조이 Lv.1

    06.21 · 182.♡.23.161

    일단 적을 가까이 두라.,. 는 전제에서 논리가 안맞는것 같습니다.

    그냥 변호사 하고있는 냥반을 굳이 청와대로 불러들일 필요가 있었을까요?

  • 셀빅아이

    셀빅아이 Lv.1

    06.21 · 125.♡.200.218

    일단은 지켜봐야죠.

    계속 문제가 생기는건지, 아닌건지.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말에 동의합니다.

    이재명 이라는 사람 자체를 믿었으니 끝까지 믿어야죠.

  • 그녀의허리선

    그녀의허리선 Lv.1

    06.21 · 70.♡.133.73

    저도 너무 참담해서 희망회로를 돌리고싶은데... 이미 노골적인 시그널이 대통령님 본인으로부터 너무 많이 나와서 흐린눈마저 안되는 현실이 서글프네요. 아휴 김문수가 안된게 어디야...이렇게 맘잡는게 스트레스 안 받는일이더라구요.

  • 세상여행

    세상여행 Lv.1

    06.21 · 61.♡.129.130

    지금 상황에 되도록 말을 아끼려고 합니다.

    그래도 사람인 이상 한 번씩은 짤막하게나마 남긴다면...

    지금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는 이유는 단순히 일회성의 인사 때문이 아니죠.

    1년간 개혁열차가 얼마나 전진했는가를 생각해 보면 "출발을 하긴 했나? 제대로 된 사람들이 타고 있긴 한가?" 싶습니다.

    이런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다시 한 번 검찰 출신에 과거 민주 정부에 재를 뿌리던 행동 대장을 앉힌다는 것에 있죠.

    그렇다고 민주 진영 사람들이 매국당을 찍을 일은 없겠지만 다시 한 번 촛불집회 같은 상황이 발생한다면 그때만큼 열의를 가지고 참여할까? 라고 한다면 의문이 듭니다.

    그래도 지켜봐야죠. 매국노들에게 나라를 빼앗기는 최악의 사태는 만들지 말아야죠.

  • Crow

    Crow Lv.1

    06.21 · 49.♡.120.27

    하나의 반론을 하자면 검찰출신 변호사중에 노통, 문통을 다 괴롭혔던 자를 골라야만 했을까?

    최병렬의 사위, 김앤장 출신....

    이 물음은 여전히 남죠. 다른 검찰 출신도 차고 넘치는 데 말이죠.

    이런 비난이 생길 줄 알면서도 강행한 이유는 "my way"를 선언한 것에 가깝죠.

    여론을 살피고 임명 취소를 할지 지켜봐야 하겠지만 그 가능성은 낮아보이네요.

댓글을 작성하려면 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