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중매 (211.♡.2.238)
2026년 7월 9일 PM 11:25
1983년 빌보드 1위에 빛나는 호주의 팝록 밴드 멘 앳 워크(Men at Work)의 'Down Under'는 남반구의 호주인들에게 '제2의 애국가'로 불릴 만큼 자부심이 담긴 곡이죠.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호주의 국민 스타 카일리 미노그가 부른 ABBA의 'Dancing Queen'과 함께, 멘 앳 워크가 직접 오른 폐막식 공연의 하이라이트 곡으로도 사용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찬란한 명곡의 뒤편에는 잔인한 저작권 소송의 비극이 숨어 있는데요.
발매 후 20년이 지난 2007년, 호주의 한 음악 퀴즈쇼에서 이 곡의 플루트 리프가 호주의 국민 동요 '쿠카부라(Kookaburra)'를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됩니다.
당시 멤버 그레그 햄(Greg Ham)이 재미 삼아 동요 멜로디를 살짝 섞어 연주했던 것인데, 이 사실을 알게 된 저작권 회사가 소송을 제기한 것이죠.
이 회사도 참 얌체 같은 게, 동요를 작곡한 교사가 죽고 난 뒤인 1990년에 고작 6,100호주달러에 저작권을 사들인 곳이었습니다.
결국 법원은 저작권 침해를 인정하며 인세의 5%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립니다.
회사 측이 요구한 60%에 비하면 적은 액수였지만, 진짜 뼈아픈 것은 돈보다 명예의 실추였습니다.
극심한 자책감과 우울증에 시달리던 플루트 연주자 그레그 햄은 결국 2012년, 자택에서 쓸쓸하게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하지만 이 슬픈 비하인드를 가진 노래는 대한민국으로 건너오며 분위기가 180도 바뀐 유머 코드로 소비되는데요.
마침 2000년대 초반은 국내에서 플래시 애니메이션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시절이었죠.
이 플래시 애니메이션에 외국어 발음이 한국어로 들리는 '몬더그린 현상'과 개그 코드가 접목되면서, 'Down Under'는 일명 '식섭이 송'으로 재탄생하게 됩니다.
원곡의 가사가 한국인들의 귀에는 시골 빵집에서 소년 '식섭이'가 개미와 배추를 넣은 샌드위치를 내밀고 도망치는 황당한 상황극으로 들렸던 것이죠.
호주의 자부심이자 연주자의 비극적인 죽음이라는 무거운 사연을 품은 노래가, 우리나라에서는 유쾌한 개그송으로 소비되었다는 사실은 참으로 아이러니하지 않나요?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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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ita
07.09 · 125.♡.203.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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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자바람연꽃
07.09 · 221.♡.34.113
곡만 들으면 전혀 상상할수 없는 배경이네요. {emo:damoang-emo-023.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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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설중매
→ 사자바람연꽃 작성자
07.09 · 211.♡.2.238
사연을 알고 나서 들으면 더 재미있는 노래들이 많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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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무명
07.09 · 175.♡.22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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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슬리아
07.09 · 220.♡.25.200
그 회사 무엇??? 우앙...
익숙한 곡이었는데 이런 사연이 있었군요.
어제 식섭이 듣고 깔깔 웃엇더니요 ㅋ(전 저 식섭 보는게 첨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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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설중매
→ 시슬리아 작성자
07.09 · 211.♡.2.238
좀 슬픈 사연이긴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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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현
07.09 · 211.♡.164.238
저번에 댓글로 봤던 곡이네염ㅎㅎ 사연은 슬픈데요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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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설중매
→ 수현 작성자
07.09 · 211.♡.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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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현
→ 설중매
07.09 · 211.♡.164.238
안됩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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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ilvercreek
07.10 · 121.♡.214.196
뒷 이야기는 전혀 모르고 있었네요. 지금도 좋아하고 잘 듣고 있습니다. 완전히 다른 노래지만 제게는 come on Eileen 과 비슷한 느낌을 주어서 두 곡 모두 흥겨운 느낌을 갖고 싶을 때 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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