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군 하니깐 양치기 십자군이 떠오르네요.
FV4030

Lv.1 FV4030 (122.♡.199.119)

2024년 5월 18일 PM 08:58 · 수정됨(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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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군 글이 올라와서, 양치기 십자군이 생각나서 뻘글을 써봅니다.


우리가 양치기하면 알퐁스 도데의 로맨틱한 양치기를 떠올립니다만…

사실 양치기들은 맹수들이나 양 훔치는 도둑이랑 싸워야 했기에 전투력이 뛰어났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다윗도 어린 양치기였는데, 투석을 열심히 연습을 했던 탓에 골리앗도 골로 보냈지요.

군인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 그래도 비정규 전력으로서 만만치 않은 전투력을 자랑했습니다.


거기에, 성경의 내러티브는 양치기로 가득차 있습니다.

구약의 아벨, 다윗 왕.. 그리고 신약에는 선한 목자로 자처하신 예수 그리스도가 계시죠.

그래서 이 내러티브를 이용해서 프랑스에서는 양치기들과 여러 기층민들을 선동하여

포로로 잡힌 성왕 루이 9세를 구하자와 같은 구호와 함께

일어난 양치기 십자가 운동이 3차례 정도 벌어지게 됩니다.


<오를레앙의 목자 십자군 기념판>


하지만, 십자군과 같은 대규모 바다 건너 원정은 막대한 비용과 보급/수송력, 조직이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양치기 십자군들은 자발적인 종교적 열정은 강했지만, 이런 능력은 없었지요.

더군다나 왕과 교황과 귀족들이 보기에 이들은 충성을 담보할 수 없었고,

무식하며 통제도 안 될 것이라고 여겼기 때문에 탄압했습니다.

실제, 이들은 강도와 약탈, 유대인 학살, 나병환자 살해 등을 저질렀기 때문에,

지배층의 우려도 근거는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십자군 전쟁 후반기에 떠들썩했던 양치기 십자가 운동은

자체 조직력의 부재와 지배층의 탄압으로 흐지부지되거나 진압되어 버립니다.


뭐 그래도, 양치기들의 전투력은 여전히 무시할 것은 아니었고...

르네상스 이후 신대륙의 후배들에게 이어져 카우보이와 가우초의 전설을 찍게 됩니다.


카우보이는 미국의 서부 개척에 요긴한 존재였거니와, 특히 텍사스 독립전쟁을 승리로 이끈 주역이었죠.

남미 지역의 카우보이인 가우초는 남미 각 국의 독립전쟁에서 유용한 기병전력이었습니다.

어쩌면, 고전 사회에서부터 내려오던 전투종족 양치기 전설의 마지막 불꽃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댓글 (5)

  • 달짝지근

    달짝지근 Lv.1

    24.05.18 · 125.♡.218.23

    흥미롭네요
  • FV4030

    FV4030 Lv.1 → 달짝지근 작성자

    24.05.18 · 122.♡.199.119

    서양 중세사 공부하면서 느끼는 게 뭐랄까 판타지스럽습니다. 정말로요. ㅋㅋㅋ
  • LV426

    LV426 Lv.1

    24.05.18 · 39.♡.223.199

    양치기 하니 어감이 평화롭게 들리지만 한자로 하면 목동이고, 영어로는 카우보이죠.
    카우보이하면 소나 말 키우는 사람이란 이미지보단 총잡이 이미지가 떠오를 정도인데, 당대의 양치기들도 어느 정도는 농민들에 비해 폭력과 무기 사용에 익숙하고, 집이나 마을을 떠나 노지 생활에도 적응해 있었을테니, 충분히 있었음직 합니다.
    하지만 더 충격적인 건 “어린이 십자군”이 아닐까요?
  • swift

    swift Lv.1 → LV426

    24.05.18 · 218.♡.205.75

    앗. 저도 어린이십자군이 먼저 떠올랐습니다.
    너무 충격적이라 한번 들으면 절대 잊혀지지 않더라구요
  • FV4030

    FV4030 Lv.1 → LV426 작성자

    24.05.18 · 122.♡.199.119

    양치기 십자군이나 어린이 십자군이나... 중세 프랑스의 만연한 종교적 열정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린이 십자군은 더 비극적이었죠. 어른들에게 속아서 이슬람에 노예로 팔려버렸으니..

    그래도 이 종교적 열정이 잔다르크도 낳았고, 프랑스 왕정을 1번의 위기에서 구했으니 프랑스 왕은 감사해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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