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홍진 감독의 페르소나로 기능하는 인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https://theqoo.net/movie/4280618393
윗 글을 보면 <호프>를 하나의 거대한 허무 개그로 정의하는데요. 이 해석의 연장선 상에서 해술은 나홍진 감독, 마을 사람들은 관객이라고 가정해 보자구요.
극중에서 마을 사람들은 해술이 아저씨가 하는 말은 전부 사실이라고 철썩 같이 믿습니다. 관객이 <호프>의 이야기에 나홍진 감독이 거짓을 섞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요.
하지만 해술은 성애에게 진술하는 과정에서 거짓을 말합니다. 자기가 숲에서 본 괴물이 셋이라면서 손가락은 네 개를 펴죠. 하지만 이어지는 회상 씬에서는 괴물이 네 마리 등장합니다.
그리고 해술은 장황하게 ”똥“ 이야기를 하면서 이걸로 똥구녁을 틀어막았다면서 가운뎃 손가락을 들어 보입니다. 관객에게 Fxxk you를 날리는 것 같죠.
마치 감독이 ’내가 만든 이 거대한 똥 같은 이야기를 철썩같이 믿는단 말이야?’라면서 낄낄대는 것 같기도 하죠. 그래서 저는 마지막 10분, 조르와 마베이요의 대화가 나홍진 표 구라의 절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관객으로 하여금 뭔가 거대한 서사가 시작될 것처럼 느끼게 하지만 사실은 아무것도 없는 거죠. 아니, 뒷이야기가 있는 게 더 이상할 수 있습니다 구라는 구라로 끝나야 하는 거거든요.
사실 극중 이름에서도 그 의도가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해술이’ 아저씨. 햇소리(헛소리) 같이 들리지 않나요?
쿠엘의 함선이 침몰하는 씬에서도 뜬금없이 해술이 아저씨가 보건소 문을 박차고 나와서 폭발하는 함선을 놀란 표정으로 바라봅니다. 나홍진처럼 치밀한 감독이 굳이 나와야할 이유가 없는 인물을 왜 이 씬에 집어 넣었을까요? 해술의 놀란 표정은 마치 ‘내 헛소리가 이 정도로 폭발력이 있다고?‘라고 말하는 듯 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나홍진 감독은 한국영화 사상 최대 규모의 헛소리를 너무나도 훌륭하게 만들어낸 겁니다. 그래서 다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너나 할것 없이 ’대체 내가 뭘 본 거지?’라고 묻게 되는 게 아닐까요? 봉준호 감독 마저도 GV에서 그런 말을 했으니까요.
불쾌감을 느끼는 관객들이 많은 이유는 영화 속에 잠재된 이런 감정을 느꼈기 때문일 듯 합니다. 이게 대체 뭐냐고 모욕당한 느낌을 받는 관객도 있으니까요. 전례없이 뛰어난 스타일로 이런 ‘똥같은 이야기‘를 관객에게 펼쳐 보였다는 걸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후련하고 신나기도 합니다. 이건 그냥 말도 안 되는 헛소리라고 생각하면, 감독의 숨은 의도를 찾으려 노력할 필요없이 두 시간 반 짜리 롤러코스터를 만끽하면 되니까요. 4DX로 감상하면 더 좋겠죠.
오늘 2회차 관람을 했는데 또 보고 싶습니다. 호포읍의 구불구불한 골목을, 키 큰 고목들이 즐비한 숲 속을, 뻥 뚫린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카메라에 몸을 맡기는 경험. 한국영화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 웅장한 총기 사운드가 몸을 휘감는 경험. 이 모든 게 나홍진 감독의 헛소리이건 아니 건, 이런 경험은 또다른 의미로 영화관에서 얻을 수 있는 최상급의 황홀경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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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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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개발전문가
07.19 · 183.♡.107.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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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팟타이
07.19 · 61.♡.163.178
전혀 다른 해석이지만 전 순돌이 아버지 캐스팅한거보고
혹시 한지붕 세가족이 모티브인가?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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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etabean
07.19 · 124.♡.133.110
우리가 영화관에서 기대하는 건 아름다운 헛소리가 되겠군요. 저는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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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blist
07.20 · 211.♡.137.5
지금까지 들어본 해석 중 가장 흥미롭고 설득력 있는 것 같습니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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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 앙이 된 이유가
스포, 호프, 해술
3개중에 무엇일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