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lightened (118.♡.144.30)
2024년 5월 21일 AM 09:03 · 수정됨(06. 17. 22:15)
제가 학교에서 수업을 하다가 어떤 개념이나 담론에 대해서 제대로 설명을 안 하고 넘어가면 학생들은 곧바로 자기 랩탑에서 바로 위키피디아를 열어보거나 ChatGPT에서 그것을 찾아봅니다.
만약에 학생들이 거기서 제가 이야기한 것과 다른 것을 보거나 제가 말한 것과 상충되는 정보를 보면 어떤 학생들은 저에게 질문을 하고 어떤 학생들은 제가 틀렸다고 심지어 도전을 합니다.
언제부턴가 저는 학생들이 제 수업시간에 더이상 페이스북이나 틱톡, 이메일을 확인하는 것보다 ChatGPT로 제 수업 내용을 점검/검열하는 것을 더 의식하게 되었습니다.
아직은 제 수업이 ChatGPT에서 확인할 수 있는 정보보다는 대체로 더 낫습니다. 그렇지만 ChatGPT는 비싸야 월 20불인데 제 수업은 월 수천불에 달합니다. 제 수업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경험이 ChatGPT의 그것보다 수백배 더 나아야 학생들은 제 수업이 가치가 있을 거라고 느낄 것이지만 저는 솔직히 이 질문에 자신이 없습니다.
얼마 전 ChatGPT 4o를 실험해보면서 저는 이제 이 질문이 더 이상 먼 미래에나 하게 될 것이 아니라 당장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을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아마 인문학 수업에서조차 독서 리뷰 작성, 주제 토론, 세미나도 대학 강의실이 아니라 학생들 개개인이 자기 컴퓨터 위에서 ChatGPT 같은 AI와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AI가 교수 역할을 대신하고 Zoom 같은 비디오 컨퍼런싱 유틸리티로 학생들이 서로 인터렉트하고 피드백을 줄 수 있으면 학생들은 더 이상 그렇게 비싼 대학 수업료를 낼 필요도 기숙사에 모여 불편하게 살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분야를 막론하고 작년에 미국 대학 교수 임용 공고가 전년 대비 30% 가량 줄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이제는 종신 고용 교수 자리도 아주 가파르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물론 새로운 시대에 정보 습득과 처리 훈련도 새로운 방식, 좀 더 혁신적인 방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당연할 것입니다.
처음 AI 얘기가 나왔을 때 최고 학부인 대학은 그래도 상대적으로 안전하리라 생각했었는데 요새는 그것보다 더 틀린 생각이 없었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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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oder™
24.05.21 · 211.♡.254.20
이제 인문학에서는 지식이 아닌 지혜를, 정답이 아닌 공감을 가르쳐야죠. -
달달콤한딸기쨈
24.05.21 · 115.♡.195.188
인터넷 시대에도 책은 필요하듯이,
정제된 지식을 가르치는 사람(선생님, 교수님)과 배움에 집중하는 학교라는 장소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
Mmonarch
24.05.21 · 117.♡.21.144
오싹하네요...
저는 길치라 내비게이션이 나오고부터 운전이 편해졌습니다.
아무생각없이 내비가 시키는대로 하죠.
인류도 앞으로 모든일을 ai가 시키는 대로 무작정 따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편하고 정확하니까요...
윗분 말씀대로 사람은 운전예절을 가르치는게 맞을수 있겠죠.
근데 자율주행까지 나오면 정말 할게 없어질수도 있겠어요 ㅠㅜ -
파파이랜
24.05.21 · 211.♡.62.78
21세기 산업혁명이죠...
드론(로봇)과 AI,
기존 지식은 다 폐기하고 새로 만들어야 할지도요... - 시
시간결정권자
24.05.21 · 119.♡.250.183
좋은 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
달달랑
24.05.21 · 118.♡.65.165
공부를 하면 그것을 기억히는 것만이 아니라, 뇌의 뉴런이 거기에 맞춰 회로구성을 합니다.
옛날 그래픽카드인 베리떼처럼 소프트웨어 개선을 통한 하드웨어 자체의 성능 업그레이드와 비슷합니다.
결국 그 사람 자체(인격,인성)가 변화합니다.
때문에 AI가 발전해도 교육을 통한 인간 회로의 재구성과 꾸준한 발전은 필요합니다.
도구(AI)가 아무리 좋아도 손(기술,인간)이 별로면 결과물도 나쁩니다.
물론 외부에서 기억을 주입해서 단시간에 뇌의 회로 구성까지 완성시키는 기술이 나온다면, 그 때는 지금같은 교육과정이란게 의미가 퇴색하겠죠.
더불어 교육과정이 AI만으로는 역부족이거나 오염될 확률이 너무 높아, 인간(교사)의 개입이 적극 개입이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
EEnlightened
→ 달랑 작성자
24.05.21 · 118.♡.144.30
굳이 반론은 아니지만 저는 학교라는 공간, 동료 학생들, 교사라는 매개자 혹은 리더와 물리적으로 접촉하는 것이 AI보다 누구에게나 더 나은 인성 교육을 제공할 거라는 믿음이 없습니다. 집단 생활 속에서 그런 것을 더 잘 배우는 사람도 있을 것이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라고 보고요. 보다 근본적으로 인간이 다른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변화 속에서 전통적인 학교 제도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어떻게 변화되는 방식 속에서 현실적으로 더불어 잘 살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생산적이지 않은가 생각해봅니다. -
달달랑
→ Enlightened
24.05.21 · 118.♡.65.165
한 가지 빼먹은게 있어 덧붙입니다.
아마도 AI가 인간과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온다면, 인간이 가지는 가장 큰 권리이자 우월힌 차별점은 ”인간에 대한 교육권“이 아닐까요.
인간으로서의 기득권을 잃고 싶지 않다면, 마지막까지 교육권을 내려 놓는건 힘들거라 봅니다. -
심심이
24.05.21 · 218.♡.158.97
GPT는 인풋이 있어야 아웃풋이 나오죠. 내가 안 물어보면 결과를 얻을 수 없죠.
지식도 길잡이가 필요한 것 처럼 교육이라는게 결국 이 길잡이를 제시해 주는 것 이라고 봅니다. -
규규링
24.05.21 · 1.♡.227.143
그렇게 되면 더더욱 요구되는 요구치가 달라질 것입니다.
이미 중등교욱 시대때부터 공부 할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갈릴 것이고,
그게 고등교육으로도 더 이어지면서 고등교육은 점점 더 인공지능으로 할 수 없는 연구 단계로 앞당겨지거나...
아마 변화는 어떤 형태로도 찾아올 듯 합니다.
그게 얼마나 쉽냐 아니냐의 차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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