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퇴근 (39.♡.113.254)
2024년 5월 23일 AM 11:52 · 수정됨(13:03)
*퓨리오사 보신분들만 읽어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전작 분노의 도로는 시종일관 납치와 탈출,
그에 따른 추격과 반격 등 쉴새없이 몰아치는 시퀀스로
정적인 화면이 거의 없다시피 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특히나 태양의 서커스 단원들을 데려와 최소한의 CG로
촬영한 장면들은 정말 압권이었죠.
그 본격적인 전투들은 시타델 세력을 대표하는 임모탄의
전면전이었다고 봐도 무방할텐데요.
이번 영화는 그 전면전 직전까지의 과정을 다루며,
심지어 엔딩은 퓨리오사가 임모탄의 와이프들을 데리고
탈출을 위해 오일트럭에 몰래 태우는 장면으로 갈음합니다.
시간차없이 그대로 분노의 도로와 이어지는 형식이죠.
그러다보니 이번 영화는 전투의 규모가
전작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편입니다.
임모탄은 쉽게 흥분하는 주위 부하들과는 다르게,
함정에 쉽게 빠지지 않고 신중하게 상황을 살피는 제스쳐를 취하는데요.
하여, 이 영화에서 임모탄은 본격적인 전투 지시를 내리지 않습니다.
즉 본격적인 메인 부대가 나서는 전면전은 없다는 것이죠.
개스타운을 오고가는 일상적인 루틴에 자원을 지키기 위한
호위부대와 약탈 세력의 전투가 등장할 뿐입니다.
그런 임모탄이 흥분해서 전면전을 시작하게 되는 지점이 바로,
퓨리오사가 와이프들을 모두 데리고 탈출했다는걸
알아차린 이후인데요. 그 스토리가 바로 분노의 도로입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조지밀러옹이 밸런스 규모조절을 굉장히
잘한 부분이라 여겨졌습니다. 프리퀄이지만 후속 영화인걸 감안해서
분노의 도로보다 더 과장되고 굉장한 전투를 만들었다면,
이후 영화에는 점점 더 심한 인플레가 생기게 될테니까요.
그런 관점에서 분노의 도로 이후의 이야기를 다루게 될
웨이스트랜드(?) 에서는 더 처절한 전면전을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톰하디가 출연하는 분노의 도로 이후의
스토리로 알려져 있으니까요.
샤를리즈 테론이랑 사이가 안좋은게 이슈던데
출연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네요.
여튼 이번 퓨리오사로 돌아와서,
빌런으로 등장하는 디멘투스는 바이크를 몰고 다니는
부랑아와 건달 집단의 수장으로 수적인 우위를 이용해
공포감을 조성하는 방식의 전투까지는 능하지만,
그 수하들이 리더에 대한 충성심이 없으므로,
워보이 그룹과의 전투에서는 열세일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에는 퓨리오사와 그의 스승(?)격인 잭, 2명에 의해
거의 파훼되다시피하는 수준이니까요.
여튼 전작과 같은 잘 짜여진 전투 스케일을 기대하고 관람하신다면
실망할 확률이 좀 더 크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부대간 전투라기보다는 부랑아들끼리의 다툼 수준 정도 될까요.
개인적으로 흥미롭게 본 부분이, 처음에 퓨린이 시절
디멘투스 일당에 잡혀 노예 신세가 되었을때,
히스토리맨이라 불리는 역사가 할아버지와
같은 미니 감옥(?)에서 지내게 되는데요.
퓨리오사의 어머니가 고문을 받다가 죽는 장면에서,
이 히스토리맨도 함께 눈물을 흘리며
퓨리오사에 대한 연민을 느끼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 때부터 이 할아버지는 심정적으로
퓨리오사의 편이되어 이런저런 조언을 해주다가,
언젠가부터는 시타델의 임모탄쪽에 붙어있더라고요.
저는 이 영화가 그 히스토리맨 할아버지의 시선으로 본
퓨리오사의 일대기로 보여졌습니다.
퓨리오사의 행동이나 상황을 설명하는
나레이션 남자 목소리가 이 분의 그것처럼 느껴졌구요.
퓨리오사가 직접 참여하는 전투는 (당연히 주인공이니 그런 부분도 있겠지만)
퓨리오사를 기준으로 보여지고, 참여하지 않은 전투는
멀리서 미니어처 느낌의 자동차들과 오토바이들이
전투하는 부감샷으로 그려냅니다.
그 시선이 히스토리맨의 그것처럼 보여졌어요.
심지어 마지막 디멘투스와의 결전을 위해 홀로 출정하는 장면에서는,
놀란 감독의 다크나이트에서 고든 형사가 그랬듯 찬사를 보내죠.
대사가 기억이 잘 안나네요. 뭐 어둠의 다섯번째 천사 어쩌고 하는거 같던데.
영화의 속도는 빠릅니다만, 긴 스토리를 속도감있게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중간중간 스킵하는 형식으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상상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스토리의 진행은 빠르지만, 속도감이 느껴지는 편은 아니었습니다.
그 때문에 매드맥스 사가에 대한 애정도에 따라 이 영화에 내리는 평가가
극과 극으로 나뉘는 것 같습니다. 그냥 분노의 도로처럼 속시원한 영화를 기대했다면,
냉정하게, 거기에 부응하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매드맥스 시리즈에 대한
애정이 평소 있던 분들이라면 이 영화 역시 명작으로 꼽을만 합니다.
분노의 도로 프리퀄 역할을 하는 영화고, 그 목적 하나 만큼은 아주 잘 해냈습니다.
다만 이후 이어질 마지막 퍼즐인 웨이스트랜드(가제)에서는
좀 더 달리고 좀 더 싸워줬으면 좋겠네요.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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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까망꼬망
24.05.23 · 61.♡.86.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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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김퇴근
→ 까망꼬망 작성자
24.05.23 · 39.♡.113.254
네 꼬맹이가 정말 연기를 잘하더군요. 눈빛이 아주 살아있었어요. -
Mmongolemongole
24.05.23 · 222.♡.78.136
잘 읽었습니다 어제 읽은 버라이어티 리뷰가 생각나네요 쓰신 글과 버라이어티 리뷰 모두 공감합니다 하지만 전 개인적으로 시리즈의 과잉, 감독의 변화와 욕심, 혹은 (매드 맥스가 아닌 퓨리오사니까) 매드 맥스 외전에 가까운데도 이 정도까지 봐야 하나 등 여러 생각이 들었네요 매드 맥스 시리즈의 매력은 다듬어지지 않은(듯한) 원초적 액션이었는데 말이죠 두 단락만 번역기 돌려서 가져와 봅니다 웨이스트랜드 ... 도 나오나 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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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멘투스는 가족을 잃었고(여전히 딸의 테디베어를 안고 있어요), 그래서 퓨리오사에게 감정적인 애착을 갖게 됩니다. 퓨리오사는 디멘투스 가족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매드맥스' 악당을 '인간화'하려는 시도보다 캐릭터가 좀 더 거칠어졌으면 더 좋았을 것 같아요. 크리스 헴스워스는 여전히 서핑의 신 영웅처럼 보이지만, 디멘투스는 그 이름에 걸맞지 않아요. 카리스마 넘치는 미치광이가 아니라 미치도록 오만하기만 하죠. 퓨리오사의 어린 시절을 훔치지만, '복수를 넘어서' 마지막 챕터에 펼쳐지는 대결은 여전히 부족하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영화가 임모탄 조의 악을 완충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약간 어색한 점이 있습니다. 그는 병든 자살 특공대 분파를 통치하고 성노예 아내로 구성된 할렘을 유지함으로써 왕권을 연장하는 독재자입니다. 물론 우리는 '분노의 도로'에서 이 모든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임모탄 조의 시타델이 퓨리오사의 운명을 결정짓는 곳이기 때문에 영화는 조금 더 쉽게 풀어갑니다. 임모탄 조와 디멘투스는 기름을 놓고 거래를 했고, 두 사람이 얼마나 비열한 인물인지 감안하면 두 사람의 전투는 더 화려하게 치뤘어야 했습니다. -
김김퇴근
→ mongolemongole 작성자
24.05.23 · 39.♡.113.254
네 쓰신 부분 동의합니다. 이 영화의 편집분이 훨씬 많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부분부분 많이 생략된 느낌이거든요. 후에 감독판 혹은 추가영상 포함본이 나오면 더 풍성해지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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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초반에 빨간 염료탄 터지고 레드 디멘투스 라고 했던거 생각해서
레드에서 다크로 변신인가 해서 좀 웃겼습니다...
개인적으론 초반 햄식이 형 연기가 오 연기변신 잘했네~ 하다가 어째 계속 보다보니
조커랑 잭 스패로우 연기 흉내낸 느낌이 들어서 후반부부턴 좀 아쉽더군요.
배우 연기보단 감독의 연출이 좋은 영화라고 봅니다. 물론 매드맥스보단 약간 스케일이
좀 작긴 하지만 프리퀄로는 충분하다 싶구요..
여담인데 퓨리오사 어린시절 맡은 아역 배우...꼬맹이가 너무 연기 잘 하더군요.
외모도 엄청 귀여워서 장래가 무척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