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듯한것마셔요 (49.♡.83.140)
2024년 5월 23일 PM 06:50 · 수정됨(19:36)
1996.09 군번 입니다
어느새 30년이 되어갑니다만
전 기억하지말아야 하는거나 기억할 필요 없는걸 유난히 명확하게 기억하는 아주 싫고 나쁜 지옥 그 자체인 재능이 있습니다
거기다 훈련병시절의 기억은 너무나 큰 임펙트의 연속이라..
수류탄 사고가 있었나 봅니다.
다치신분의 쾌유와 돌아가신 분의 명복을 빕니다.
사고 부대가 제가 나온 훈련소네요 충남공주에 있는 사단.
누구나 처럼 저의 훈련소 이야기도 정말 대단 했습니다만.
훈련병 시절 아쉬운 부분은..사격훈련때 탄피받이로 차출 되면서 얻은 평생의 불치병 ‘이명‘이 가장 아쉬운 부분입니다
귓구멍에 휴지하나 말아서 끼워주면 아무 문제 없을일을.. ㅠㅠ
그리고 훈련병 시절 가장 공포스러웠던 때는.. 수류탄 투척 훈련때 였습니다.
당시의 전 무식해서 겁도 없는 놈 이었는데.. 그래서 사격 같은건 재미있었지 무섭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수류탄 투척 훈련은 정말 달랐습니다
실 수류탄 받기전에 교보재용 더미수류탄을 미리 몇초 만져보게 했었지만..
실 수류탄은 촉감과 무게감이 더미와는 너무나 달랐습니다
투척위치에 가기전에 두손에 받아 들고가는데 다리가 굳어져서 걷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최대한 정신을 차려서 투척위치에 선 후 배운대로 안전핀을 주먹 지렛대를 이용해서 뽑으려 하는데 제가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쎈 힘이 필요 했습니다
힘을 조금씩 더 쎄게 하면서 몇번을 시도해서 간신히 안전핀을 뽑았습니다
안전핀을 뽑으니 평소에 조금만 못해도 죽도록 굴리던 교관이 그런 저를 보면서 ‘괜찮아~ 괜찮아~ 잘했어‘하며 천사같이 웃어주더군요
그후 안전핀이 빠진 수류탄을 들고 있는 그3초의 시간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무사히 앞의 호수에 잘 던져넣고 제 훈련은 무사히 끝났지만 아직도 그 때의 공포는 기억이 납니다
군대라는 곳은 시작부터 끝까지 이해할수 없는 일의 연속이긴 했지만
중1때 아람단 체험학습으로 간 군부대에서 재미있어서 몇번이나 했던 레일을 타던 레펠훈련은 20살 성인이 되어 훈련병으로 갔더니.. 위험하다며 조교의 시범만 보여주고 끝내놓고는
그보다 100배는 무섭고 위험한 수류탄 훈련은 1명 열외없이 시키는 것은 정말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시대가 너무나 많이 지났으니 그때와는 당연히 다른 교육과정이었겠지만..
수류탄처럼 위험한 훈련은 뺄수 없다면 (저 훈련병 때의 교육시간보단)훨씬 더 많은 교육시간을 들여서 점진적으로 할수 있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디에서도 다치고 죽는 이야기는 슬픈것 이지만 군대에서의 그것들은 유독 더 슬픕니다
당연히 군대라는 곳의 훈련이 위험할 수 밖에 없겠지만 더 조심하고 더 확실하게 안전 대책을 가지고 했으면 좋겠습니다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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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모이자
24.05.23 · 125.♡.221.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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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구마적
24.05.23 · 58.♡.63.233
진짜 수류탄 던지기전 여러번 연습용 수류탄 던졌을꺼라 생각드는군요. 간부들이나 교관들도 수류탄이나 실탄 사격 하는 날은 신경이 날카롭고 무섭다고 들었습니다.
부대에서 대충대충은 안했을꺼라 생각드는데 안타깝습니다.
98년 논산군번인데 저는 열외없이 다 던진걸로 기억납니다. (특전폭파 주특기 받았습니다) -
BBadger
24.05.23 · 1.♡.31.115
저도 실 수류탄 던지던 거 지금도 기억나네요.
옆에 소위가 사로에 같이 들어가서 클립 제거하고, 핀 뽑고 자세 잡고, 투척!
동작 하나 하나 지시해줬는데.. 지시하는 사람도 긴장한게 느껴지더라고요.
무사히 잘 던지고 수그리고 꽝 터지고, 핀 건네고 나가는데..
훈련소 소위도 못할 노릇이다 싶었어요. -
Rraonkorea
24.05.23 · 1.♡.215.19
91년 군번입니다.
강원도 화천에 별이 일곱개 라는 부대였구요
사실 전 당시 어찌 던졌는지 기억도 안나지만 기억에 남는건 당일 동기가
투척중 안전클립을 느슨하게 잡는바람에 격발?이 되었고 옆에 있던 조교가
수류탄을 빼앗아 던졌고 참호 바로 뒤에서 터지는 정말 아찔한 순간이 있었습니다
그동기는 부대 복귀까지 나는 전우를 죽일뻔했다를 외치며 굴러서 부대까지 복귀 했고
조교는 우리소대 분대장이었는데 저희 퇴소식날 휴가 갔습니다.
좋은 기억도 아닌 이런 기억 지우기엔 군생활 30개월은 너무 길었습니다.
오늘 사망하신분 어머님의 글을 보니 맘이 너무 아프네요
빨리 통일이 되어 이런 비극이 발생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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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훈련병일때는 당일 기분이 안좋거나, 화나거나, 꿈자리가 안좋거나, 던지기 싫은 사람은 따로 더미만 던지고 실제 수류탄은 안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