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퇴사 때 꼼수 쓰는 회사가 많더라구요.

Lv.1 이노니 (222.♡.134.92)

2024년 5월 25일 PM 01:31 · 수정됨(05. 27. 19:04)

조회 4,937 공감 0

이전 글에 말했듯이 저는 현재 1인 노무사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개업노무사입니다.
직장 다닐때야 산재보상과 산업안전 컨설팅을 위주로 했지만 지금은 개업 초기라 근로자,회사 가리지 않고 다 하는 잡부인데요.


노동상담 및 사건도 계속 하다보니 생각보다 자주 들어오는 질문유형이 있습니다.


'퇴사 때 해고에 관한 법규정 안지키고 사직서 쓰도록 강요하는 것'인데요.


1. 배경설명 드리자면 근로계약을 종료하는 3가지 방식이 있는데요..

(이 단락은 아시는 내용이면 굳이 안 읽으셔도 되는 내용입니다.)


첫째는 회사가 일방적으로 '너 나가라!', 흔히 말하는 해고죠.

우리나라에서는 사실상 정규직 근로자의 헤고는 매우 어렵습니다. 원칙적으로 불가능인데 그래도 정당한 이유가 있으면 받아주겠다는 게 법규정이라서요.

둘째가 근로자가 일방적으로 '나 회사 그만다닐래요.'

이건 근로기준법 규정도 없어서 근로자의 재량권이 크고막말로 오늘 마지막으로 근무할거다 통보하고 내일 안 나와도 됩니다. 혹시나 찝찝해서민법상 책임도 지기 싫다 이러면 퇴사일 한달 전에 회사에 일방 통보만 하면 됩니다. 회사가 붙잡아도 한달 지나서 그 날 되면 출근 안해도 법적으로 문제 없어요.

셋째가 흔히 말하는 권고사직, 희망퇴직이죠. 회사랑 근로자가 합의해서 근로관계를 종료하는 겁니다. 이것도 합의서든 사직서든 보통 문서형태로 합의하죠.


2. 예컨데 5인 이상 사업장이지만 영세 사업장인 경우(흔히 말하는 중소….) 직원 A를 해고시키고자 합니다.

그러면 일단 법상 해야되는 것 중 하나가 해고 사유와 일자가 적힌 서면을 근로자에게 전달해야하는데..
이 절차를 슬며시 생략해요.

그리고 퇴사날이나 그 인근에 근로자 불러놓고 사직서 양식 하나 던져주는거죠.

' 우리는 내부 절차상 사직서를 써야 절차가 마무리된다. 여기 도장이나 자필 싸인 하고 나가라~'


그럼 뭐가 문제가 되냐면…추후 법적 분쟁 시 해고로 인정 안됩니다. 노동위에다가 하는 부당해고 구제신청이나 관련 소송이 안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크고,  까딱하다간 자진퇴사로 받아들여져서 실업급여 수령까지 어려울 수 있습니다.



3. 아니 회사가 해고한다고 한 거 아니냐, 무슨 소리냐? 하실텐데..일단 자필로 싸인하거나 도장 찍은 사직서가 남아있는 경우에는 엥간해선 자진퇴사, 잘봐줘야 권고사직 정도로 봐주거든요. 


노동위(지노위,중노위) 단계에서는 사실상 인정 안된다고 보시면 되구요. 소송으로 가서 뒤집으려고 해도 특수한 정황이 없으면 왠만하면 인정 안됩니다. 즉 '이게 사실 내 뜻이 아니고 강요로 인한거다.' 증명하는 걸 잘 안받아줍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해고도 어렵고 하니..근로자가 이 사실을 알고 중간에 지적하면 해고 절차를 그때서야 따르면 되는거고, 근로자가 법 지식이 없어서 시킨대로 하면 자진퇴사 처리로 대충 뭉개고 향후 법적 분쟁에서도 명백한 우위를 점하겠다는 꼼수죠.
4. 그래서 저도 옛날부터 지인들이 회사가 나가라고 하는데 합의하자거나 사직서 쓰자고 한다. 어떻게하면 좋냐? 라고 질문하면요.
그냥 사측이 제시하는 조건이 마음에 안들면 끝까지 도장 찍지 말고 회사에서 알아서 사내 규정과 근로기준법에 따라 해고처리하시라고 버팅기라고 조언해줍니다.





물론 약자(근로자)가 반드시 선은 아닙니다. 사업주를 심적,경제적으로 괴롭히는 근로자도 존재하구요. 아 이 사람은 하는 거 보니까 진짜 잘릴만 했다. 싶은 사람도 있습니다. 심지어 제 지인 노무사는 근로자가 하도 사정이 어렵다고 착수금 깎아달라길래 불쌍해서 착수금 없이 사건 해줬더니 해당 근로자가 타워팰리스 사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다만 아직도 이렇게 기본이 안되어 있는 기업이 심심치 않게 존재한다는 사실에 깜짝깜짝 놀라곤 합니다..

하도 많이 들어오는 상담유형이라 다모앙에 공유해봅니다:D




댓글 (26)

  • 보리 Lv.1

    24.05.25 · 124.♡.237.29

    강좌로 가야할 글을 잘못 적으셨네요 ^^
  • 이노니 Lv.1 → 보리 작성자

    24.05.25 · 39.♡.28.236

    쓰다보니 생각보다 길어졌군요. 다음에 비슷한 글을 작성할 일이 있으면 강좌 게시판에 써야겠습니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보리 Lv.1 → 이노니

    24.05.25 · 124.♡.237.29

    글 내용이 좋아서 강좌 게시판에 써주십사...남긴 댓글이에요 ^^ 감사합니다.
  • 라움큐빅

    라움큐빅 Lv.1 → 이노니

    24.05.25 · 218.♡.164.150

    근로자에게는 실무적이고 매우 중요한 정보입니다.
    이런 중요한 정보는, 회원들이 자주 방문하는 게시판에 게재하신 것이, 더 나아 보입니다. 고맙습니다.
  • 핫산V4

    핫산V4 Lv.1

    24.05.25 · 221.♡.182.71

    서로 서로가 참 대단한 경우 보게 되더군요...
    암튼 개인 사업은 해탈하고 살아야 되나 봅니다.

    직원 4명이서 짜고 근무 당일날 휴대폰 끄고 잠적..
    뭐 어떻게 할수 있는것은 없더군요..ㅎㅎ
  • 이노니 Lv.1 → 핫산V4 작성자

    24.05.25 · 39.♡.28.236

    근로자에게 고통받는 영세사업자도 쎄고 쎘습니다.

    이 일을 하면서 세상 일은 이분법으로 판단할 수 없구나 생각이 듭니다.
  • 베더

    베더 Lv.1

    24.05.25 · 39.♡.230.214

    스크랩합니다.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 간장파닭

    간장파닭 Lv.1

    24.05.25 · 172.♡.95.40

    두고두고 확인하고자합니다. 정보감사합니다.
  • 낮은창문

    낮은창문 Lv.1

    24.05.25 · 58.♡.250.13

    퇴사
  • L

    loveMom Lv.1

    24.05.25 · 211.♡.197.1

    사회생활하면서 모든 효력있는 문서엔 사인이든 지장이든 도장이든 함부로 찍음 안되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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