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집 철거

Lv.1 언젠가1 (175.♡.218.16)

2024년 5월 26일 PM 07:08 · 수정됨(05. 27. 01:36)

조회 1,979 공감 0

몇년전 일입니다

아파트관리실에서 에어컨실외기에 까치집이 있다는 주민 신고가 들어왔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아이방 에어컨실외기가 창밖에 달려 있었습니다(지금은 밖에 실외기 설치가 안되지만 구축 아파트라 그때는 설치 가능했습니다)

까치 소리때문에 늦잠을 잘 수 없다고 투덜대던게 생각납니다

창밖을 보니 커다란 까치집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관리실에서는 화재 위험도 있을 수 있으니 빨리 제거 하라며

119에 전화 하라 하길래 이런일로 119 부르는건 아니라 생각하고 철거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사다리에 올라가 까치집 나무토막들을 치우는데 양이 어마어마했습니다

이 나뭇가지들을 물어와 집을 지었을 까치를 생각하니 미안한 마음이 가득했습니다

졸지에 집을 잃어버린 까치로 감정이입이 되니 슬프기까지 했습니다

20리터 쓰레기봉지에 나뭇가지를 반쯤 걷어내도 티가 안날정도 였습니다

계속 치우는 작업을 하다가 둥지 안이 보였습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둥지안에 까치새끼가 보였습니다

난감했습니다

이미 3분의1쯤 나뭇가지를 치웠고

둥지가 높이 있어서 안이 잘 안보여서

늦게 발견했습니다

이불이라도 덮어주고 좀 클때까지 기다려야하나 고민 중인데 관리실에서는 빨리 철거하라고 연락오고 까치집 재건도 힘들어 일단 새끼까치를 구조했습니다

어차피 어미까치는 오지않을거라 새끼들을 다른 까치집에 넣으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까치집 철거에 한나절 걸렸습니다

나뭇가지 양이 진짜 많았습니다

이 많을걸 가져와서 촘촘히도 쌓았더군요

까치세끼3마리 알2

새끼들을 아들이 정성껏 키웠습니다

주변에 까치집이 있어도 워낙 높은데 있어서 다른집에 넣어줄 상황도 안되었습니다

온열판도 깔고 조명도 설치하고

잠도 안자고 스포이드로 우유 물을 먹였습니다

신기하게 일주일을 살았습니다

물을 주면 입을 벌려 먹는게 신기했습니다

이제 밀웜 정도는 먹겠다며 밀웜 주문을 했습니다

주말이 껴서 배송이 늦어지자 아이가 초조해 하며 낚시때 쓰는 실지렁이라도 먹여야겠다했습니다

집근처에 낚시용품 백화점이 있어서 냉큼 사 오더군요

얇은 낚시미끼를 잘 먹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문제였습니다

새끼들이 설사를 했습니다

아마 실지렁이 내장에 염분이 있지 않나

아니면 다른 성분때문인거 같았습니다

먹이면 안되는거였습니다

결국 한마리씩 다 죽고 말았습니다

아들은 일주일 내내 실지렁이 준 자신을 탓하며 울었습니다

저도 속상했습니다

잘 자랄거 같았거든요

날 수도 있을만큼 자랄줄 알았습니다

좀 적극적으로 조류전문점을 찿아 위탁했으면 살았을텐데 

아직도 까치엄마에게 미안합니다

미안하다 정말

터 잘못 잡아 집 날리고 새끼도 잃고

비도 오고 하니 슬픈 생각이 떠 올라

글 올립니다

제가 지은 죄가 많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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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 달려라쑈바 Lv.1

    24.05.26 · 175.♡.21.141

    그래도 까치들은 고마워 했을거에요
  • 크리안

    크리안 Lv.1

    24.05.26 · 58.♡.210.48

    날기 직전 까치가 둥지에서 떨어진걸
    나무위까지는 올려줘 봤습니다.
    둥지까지는 무서웠거든요
  • gar201

    gar201 Lv.1

    24.05.26 · 39.♡.28.83

    에구 안타까운일이었네요. ㅠㅠ
    굳이 원인을 보자묜 아마도 밀웜보다는
    우유가 문제였을겁니다..
    포유류가 아니라 소화를 잘 못하거든요
    /Vollago
  • 미니언

    미니언 Lv.1

    24.05.26 · 110.♡.135.86

    어미도 눈도 못뜬 새끼들도 너무 안됐네요.ㅠㅠ
    살리려 애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 쪽과잇

    쪽과잇 Lv.1

    24.05.27 · 116.♡.205.69

    아마 우유가 원인으로 보입니다. 고양이도 우유 주면 죽을 수도 있어요.
  • 아수라

    아수라 Lv.1

    24.05.27 · 220.♡.174.65

    어린 조류용 이유식 가루가 있는데 그걸 먹였으면 살았으려나요.
    아들의 마음씀이 기특하네요.
  • 아기고양이

    아기고양이 Lv.1

    24.05.27 · 223.♡.79.72

    한 마리 한 마리 떠나보내실 때 가족분들이 얼마나 마음 아프셨을까요 ㅠ 작년에 눈도 못 뜬 아기 고양이 수유하다가 보냈던 게 생각나고 저도 그 심정 잘 알아서 울컥하네요.
    근데 고양이도 힘들지만 저렇게 어린 새는 살리기 더 힘들겠지요.
    https://damoang.net/tutorial/1327?page=16
    얼마전 사용기에도 올렸지만 아가새돌봄단 이라는 자원활동가들이 계시고 이 활동을 위해 4~5시간 사전 교육을 받는다고 해요. 시간이 안 맞아서 올해는 교육을 못 받았지만 내년엔 꼭 들을 수 있음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 글을 보니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주시면 좋겠고, 119 부르셨으면 아마 조류보호단체에 보내주셨을 것 같습니다. 구조 후 문의하셔도 되구요.
    새를 잘 모르는 개인이 하기엔 너무 어려운 일이었고 최선을 다 해주셔서 제가 감사합니다. 자책하지 않으시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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