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질병통제국: 현 미국 아이 9명 중 1명 (700만 이상)은 주의력 결핍 장애 (ADHD) 진단
Enlightened

Lv.1 Enlightened (118.♡.144.30)

2024년 5월 27일 AM 07:28 · 수정됨(15:59)

조회 3,986 공감 0

학기가 시작되면 학교 장애 학생 학습 지원 프로그램 (Disabled Students Program: DSP)에서 제 수업의 어떤 학생들이 심리적 혹은 신체적 장애를 가지고 있으니 그들 학습의 편의를 가능한 최대로 봐 달라는 이메일이 옵니다. 

제가 처음 학교에서 가르치게 되었던 약 15년 전에 이런 메일은 많아야 한 학기 모든 수업을 통틀어 한 두 통이었는데 지금은 30-50명 수업 하나에만 세 네 통이 옵니다. 작년 봄 학기에는 수업 세 개에 열 통 넘게 받았습니다. 

학교에서는 사생활 개인정보 등을 이유로 교수에게 학생의 질병에 대해서 어떠한 정보도 주지 않습니다. 때로는 어떤 질병을 가지고 있는지 알면 장애 학생을 더 구체적이고 효과적이며 형평에 맞게 도울 수 있다고 항변하지만 DSP는 교수들에게는 학생 질병 사유에 대해서 철저하게 함구합니다. 

그런데 이런 학생들 거의 대다수는 겉으로 보면 아주 멀쩡합니다. 수업 시간에 말하는 거 글 쓰는 거 보면 대체 어디에 장애가 있다는 건가 싶어 살짝 의심이 납니다. 처음에는 학생들이 학점과 시험에서의 어드밴티지를 위해 거짓으로 의사 소견서를 위조해 장애 학생 판정을 받는 게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겉으로는 너무 멀쩡해보였으니까요. 

나중에 우연히 DSP 부서에서 일하는 동료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알게 된 사실은 이런 장애 학생 절대 다수가 심리적인 장애이고 그 중 대다수가 우울증과 주의력 결핍 장애(ADHD)이기 때문에 겉만 봐서는 그들의 장애 정도를 쉽게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 분들은 이런 학생들을 위해서 현행 50분에서 1시간 20분인 수업 시간을 좀 더 짧게 줄이고 중간에 한 두 차례의 휴식 시간을 도입하는 등 좀 더 실질적인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10분짜리 유튜브도 보기 버거워서 고작 몇십초짜리 숏폼만 보는 학생들에게 50분 강의는 너무 힘들다고요. 

확실히 코로나 팬데믹 동안 미국 내 거의 모든 학교가 원격 수업 모드로 바뀌고 학생들이 학교 안 가고 집에서 1년간 공부를 해야 했던 시대적 비극 이후 학생들의 정신 건강에 커다란 변화가 생겼다고 보고 있습니다. 

어린 아이들과 십대 사이에서의 우울증과 주의력 결핍 장애 진단이 폭증하고 있다는 기사가 막 나오게 된 시점도 이 때였습니다. 학교 DSP에서 교수들에게 보내는 이메일 수가 폭증하기 시작한 때도 이 때 즈음이었구요.  

오늘 아침 NPR에서 미 질병통제국의 최근 보고를 다룬 기사를 들었습니다. 22년 기준 미국 초중고딩 중 9명의 1명이 주의력 결핍 장애를 진단받은 적이 있으며 명수로는 700만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이 수치는 16년 대비 무려 백만명이나 증가한 것입니다. 특히 여학생들의 ADHD 진단 비율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마음이 아픈 학생들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학교 수업도 그에 맞추어 바뀔 것입니다. 

슬라이드에는 활자 대신 이미지 중심으로, 수업은 마치 5-10분마다 휴식을 주며, 딱딱한 의자에 앉기보다 다양한 자유로운 자세를 허용하고, 지필 시험 대신 구두 시험을 보며, 대인기피가 있는 학생들을 위해 팀프로젝트 대신 개별 과제 중심 등등. 

그래도 이 모든 것들은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만 

우리 세상의 미래가 빠르게 더욱 더 어두워지고 있다는 건 몇 년이 지난 지금도 받아들이기가 어렵습니다.  

댓글 (15)

  • 페퍼로니피자

    페퍼로니피자 Lv.1

    24.05.27 · 27.♡.242.71

    이게 유전적인 문제인지 미디어 세대에 코로나가 겹쳐서 발생한 문제인지 원인을 모르겠네요..
    (전에 봤던 논문에서 이과출신 부모 사이에 ADHD 아이 발생확률이 꽤 높았다고 본 기억이)
    아니 그 이전에는 검사를 많이 하지 않아서 비율이 낮았던건지요..
  • Enlightened

    Enlightened Lv.1 → 페퍼로니피자 작성자

    24.05.27 · 118.♡.144.30

    검사 방법이 발전하고 검사 횟수가 늘어나서 진단이 늘어나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추세적으로 진단 환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ADHD의 발병 원인은 아직도 확실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유전이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ADHD 폭증이 코로나라는 시대적인 요인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가 있기 때문에 환경이 미치는 역할이 분명히 있을 것인데 정확한 원인은 더 연구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 라버니블루

    라버니블루 Lv.1

    24.05.27 · 106.♡.69.30

    개인적으로는 어린아이들이 정신못차리게하는 컨텐츠들이 쏟아지고 어려서부터 보고자라서 그런게 아닐까싶네요
  • 파이랜

    파이랜 Lv.1

    24.05.27 · 118.♡.15.5

    스마트폰 영향 아닌가요...?
  • 부기팝의웃음

    부기팝의웃음 Lv.1

    24.05.27 · 211.♡.98.34

    수업시간에 멀쩡히 수업을 잘 받고 학업수행을 하는데 ADHD라니... 뭔가 알던것과 좀 다르네요. 이게 전세계적 문제인지, 미국만의 문제인지도 모르겠고, 만일 미국에서만 나타났다면 진단쪽의 문제일수도 있지 않을까 하네요
  • Enlightened

    Enlightened Lv.1 → 부기팝의웃음 작성자

    24.05.27 · 118.♡.144.30

    ADHD 학생들 중 일부는 화장실을 간다며 자주 교실을 나가는 경향이 있기는 했습니다. 또 다른 학생들 중 일부는 동료 압박 때문에 참는 거고요.

    한국 쪽 보고는 아직 접해보지 못했지만 분명 비슷한 경향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2023년 미국 NIH 전미보건국의 연구에 따르면 영국에서도 최근 어린아이들 사이에서 ADHD 진단 비율 증가가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10375867/
  • Bcoder™

    Bcoder™ Lv.1

    24.05.27 · 211.♡.254.20

    늘어났다기 보단 새롭게 정의되어 범주가 확장되는 중입니다.
    이게 증상으로 진단을 내리는 엄브렐라 카테고리다 보니 진단 되는 아이들이 자꾸 늘어나는 경향을 보입니다.
  • 부기팝의웃음

    부기팝의웃음 Lv.1 → Bcoder™

    24.05.27 · 211.♡.195.232

    범주확장이라면 진단범위가 늘어난거군요
  • aeronova

    aeronova Lv.1

    24.05.27 · 121.♡.136.43

    발병 비율이 상당히 높군요.. ㄷㄷ
  • Realtime

    Realtime Lv.1

    24.05.27 · 75.♡.158.112

    저희 처조카도 ADD를 가진 것으로 여겨지는데… 출처를 공유 해줘야겠습니다. 한두 가정의 문제가 아니니 너무 자책할 필요 없다구요.

댓글을 작성하려면 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