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먹고 실무 한다는 게 쉽지가 않네요

Lv.1 로스로빈슨 (124.♡.249.204)

2024년 6월 1일 AM 12:54 · 수정됨(09:10)

조회 3,387 공감 0

어찌하다 보니 아니 정확히는 제 선택이죠

지금 제 나이 또래 사람들이나, 저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들이 관리자급에 있고

저는 계속 실무를 보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데요

이게 생각했던 것 보다 스트레스네요

정확히는, 규모가 엄청 확장이 되는 조직에 제가 지원을 해서 전배를 가게 되었고

확장되는 부서답게 신입사원, 전배온 사람, 기존에 있던 사람이 막 혼재가 되어 있는 부서인데,

그 중에서도 제가 나이가 엄청나게 많습니다 ㄷㄷ

기존 조직에서는 그다지 나이가 많은 편이 아니었고, 중간 정도였는데

규모가 확장되는 조직답게 다들 엄청 영~ 합니다.

이런 상황을 전혀 예상을 못 했다가, 막상 닥치고나서는 뭐 부딪히면 생활하다 보면

괜찮아질 거라는 낙관적인 생각가지고

시작을 했는데.. 여러가지 면에서 불안감이 내재된 상태에서 부서생활을 하게 되네요 ㄷㄷ


첫째는, 제가 나이가 많아도 업무 역량이 정말 특출나다면 그냥 저냥 안심이 되고 안정감을 가지고 지낼테지만

다들 정말 업무 잘 해요 ㅠ

저한테 배정받은 업무 빵꾸 안 내고 해내면 되는 거지~ 하다가도

조금만 방심하면 그들에게 쭉쭉~ 밀리겠다 하는 불안감이 계속 내재하고 있고 ㄷㄷ

알게 모르게 분명히 비교 당할 것이라는 엄연한 현실이 있을 거라는 생각에, 괜한 자격지심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사실 회사생활이 뭔가를 잘 하고 인정받는 것으로 동기부여가 되고 어려운 일도 해내고 하는 면이

없지 않아 있는데, 그런 면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 하니까 의욕도 많이 떨어지는 듯 합니다.


둘째는, 첫번째와 비슷한 맥락인데, 위에서도 제가 나이가 많다는 것을 꽤 인지하고 있다는 겁니다.

너가 나이가 많으니까 더 잘 해야해~ 이런 식으로 대놓고 말하지는 않지만

나이가 많으니 나이가 어린 사람들을 업무적으로나 회사생활면에서나 이끌어주길 바란다는 뉘앙스를

여러차례 내비추더라고요.

근데 제가 이 부서에서의 짬밥이 많은 것도 아니고 거의 신입사원 수준의 짬밥이어서

부서 짬밥에서 나오는 경험을 토대로 누군가를 이끌거나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황은 아니거든요.

저는 그리고 실무만 해오던 사람이라서 관리적인 측면에서 완전히 잼병인 사람이고요.


셋째로는, 제가 지원해서 왔긴 했지만 와서 보니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내가 지금 실무를 몇 년이나 하면서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실존적인 위기감이 듭니다.  ㅠ

나이 많은 사람이 퍼포먼스 면에서 비슷하거나 떨어지고, 관리자로서의 역량같은 것도 별로 기대할 게

없다면, 이거는 즐겨보는 스포츠 팀에서 나이 많은 선수가 계속 밀려나는 상황이 오버랩되기까지 하는데요.

그냥 마음을 비우고 버티면서 지낼 수도 있는 여건이긴 하지만, 계속해서 자격지심에 시달리며 괴로운 나날을

보낼 거 같아요.


제가 스포츠 스타에 비유될 정도로, 업무 역량이 뛰어난 사람은 아니지만,

나이 먹은 스포츠 스타들이 왜 그렇게 갑작스런 기량하락을 겪는 건지 조금 알 것도 같고요.

물론 기량이나 체력자체의 하락도 있겠지만,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판에서는

결국에는 정말 잘 하는 선수들과 정체되거나 하락하는 기량을 가진 선수간의 상대적 차이가 

영향을 미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그런 현실을 마주하게 되니까, 예전같았으면 이걸 만회하고자 시간과 노력을 투입시키면서 해보겠는데

이제는 뭔가 의욕이 막 떨어지네요 ㅠ

예전 조직에서도 나이 많고 실무 계속 하시던 분들이 몇 분 계셨는데, 업무 역량도 나쁘지 않았고

평판 역시 나쁘지 않았는데 회사 생활에서 왜 그렇게 외롭고 스스로 위축되 보였는지 이제서야 좀 알것 같아요.

정말 고민입니다. 

이러고 계속 버티느냐, 아니면 지금보다는 경쟁이 덜한 조직으로 옮겨서 그냥 또 연명하느냐. 고민입니다.




댓글 (26)

  • Rebirth

    Rebirth Lv.1

    24.06.01 · 116.♡.148.34

    어떤 업무인지가 좀 궁금하네요.
    업무에 따라 연륜의 퍼포먼스가 중요하잖아요.

    글을 봐선 세심한 성향으로 느껴지시니,
    스트레스를 안고 가시겠네요.
    ㅠㅠ

    응원 드립니다!!!
  • 로스로빈슨 Lv.1 → Rebirth 작성자

    24.06.01 · 124.♡.249.204

    개발자입니다 ㅎㅎ
  • Rebirth

    Rebirth Lv.1 → 로스로빈슨

    24.06.01 · 116.♡.148.34

    젊은 개발자들이 아무리 잘해도...
    로빈슨님은 세월동안 겪어온 경험이 쌓여있느니,
    쌉 발라? 버릴 기회가 한 번 오지 않겠습니까!!!
    ㅎㅎㅎㅎ
    찌아요우~!!! 입니다~
  • 착한아저씨

    착한아저씨 Lv.1

    24.06.01 · 114.♡.29.85

    버티지마시고 조금이라도 편한 쪽으로 옮기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 로스로빈슨 Lv.1 → 착한아저씨 작성자

    24.06.01 · 124.♡.249.204

    네 이거 진짜 좀 스트레스네요. ㅠ
  • 파키케팔로

    파키케팔로 Lv.1

    24.06.01 · 183.♡.24.53

    그 조직은 짬 바이브를 잘 안쳐주는 곳인가요?
  • 로스로빈슨 Lv.1 → 파키케팔로 작성자

    24.06.01 · 124.♡.249.204

    네 좀 신생조직이고, 젊은 사람들이 잘 하는 곳이어서 그런 거 얄짤없어요. 회사내에서도 좀 많이 혁신적인 곳입니다 ㅎㅎ 그래서 힘들어요 ㅠ
  • 파키케팔로

    파키케팔로 Lv.1 → 로스로빈슨

    24.06.01 · 183.♡.24.53

    읭 그런곳일수록 짬바이브 필요한데요.. 회사에서 님을 거기에 앉힌 이유가 있지 않을까요
  • 로스로빈슨 Lv.1 → 파키케팔로 작성자

    24.06.01 · 124.♡.249.204

    짬바이브가 있으면 좋겠는데 말씀하신대로 없으니까 그게 가장 큰 문제인 거 같습니다. 뭔가 짬에 묻어나는 저만의 무기가 없는 듯 해요 진짜 ㅠ
  • 스켈렉톤

    스켈렉톤 Lv.1

    24.06.01 · 172.♡.95.47

    사실 나이먹으면 뭘 해도 쉽지 않아요 ㅠㅠ

댓글을 작성하려면 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