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만시간 금주에 성공했습니다. (418/1000)

Lv.1 녹차중독 (203.♡.224.193)

2024년 6월 3일 PM 03:39 · 수정됨(15:52)

조회 443 공감 0


제가 10,000시간 동안 금주를 실천했습니다. 작년 4월부터 시작해서 416일 동안 금주를 목표로 했습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금주의 성과는 생각보다 미미했고 금주 자체가 매우 힘든 일은 아니었습니다. 대부분의 나쁜 습관을 끊고 나면 크게 나아지는 것은 없고, 단지 나빠지지 않을 뿐인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이런 나쁜 습관 없이 살아온 탄탄한 인프라가 있어 이미 뒤처진 상태를 뒤집기 어렵습니다.

들어오는 물이 없는데 새는 구멍 하나 막았다고 해서 물이 갑자기 늘어나진 않겠지요. 일단 구멍을 막았으면 물 들어오는 줄기를 찾아야 합니다. 단지 물이 줄어드는 속도만 느려졌다고 생각합니다.

노화가 성실하게 진행되니 금주 하나 틀어막았다고 해서 건강이 갑자기 좋아지진 않더군요. 저는 줄줄 새어나가는 구멍 중에 금주 하나를 막았습니다. 사실 음주가 그렇게 큰 구멍도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당뇨나 스트레스 같은 것들이 꾸준히 건강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다지 건강한 편도 아니고 운동을 즐기는 몸도 아니었기에 금주 하나의 성과는 별로 없었습니다. 물에 빠져 죽지나 말자는 마음으로, 수영 실력이 늘지는 않더라도 설탕이라도 태우자는 마음으로 금주 얼마 후 수영을 시작했습니다.

지나친 몸치에 의욕만 높아 운동 중간에 다치기도 많이 했습니다. 장경인대 증후군 때문에 자전거를 접어야 했고, 등산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 무릎 문제로 계속할 수 없었습니다. 수영도 어설프게 했는지 어깨가 아프지만 참을 만해서 계속하고 있습니다.

1년 동안 2킬로 조금 넘게 체중이 줄었습니다. 수영의 성과는 그게 전부입니다. 근육량이 3kg 정도 늘었는데, 운동을 전혀 안 하던 몸이어서 초기의 그 정도 변화는 별 효과가 아닌 것 같습니다.

여전히 과체중이고 체지방과 내장지방은 표준치를 넘고 있습니다. 1년 동안 수영도 열심히 했는데 큰 변화는 없었습니다. 체력은 여전히 부족하고 1년 동안 수영장에서는 맨 뒤에서 헐떡거리며 다른 사람들을 간신히 쫓아가고 있습니다.

수면의 질은 자기 전에 핸드폰을 안 해야 하는데, 자정이 넘어서 잠드는 것 치고는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좀 쉬워졌습니다. 이는 퇴근이 빨라지고 재택근무가 늘어난 덕분도 있습니다.

피로에 찌들어 살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운동할 여유가 있으면 좋겠다고, 건강에 신경 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시절에는 감히 엄두도 못 냈습니다. 체력이 부족하고 피곤한 상태에서 운동할 생각도 못 하고 술만이 위로가 되는 악순환이었네요.

애들 때문에 시작했지만 금주는 굉장히 약한 악순환의 고리였습니다. 금주 덕분에 운동할 여유가 생겼고 그나마 체력이 확보되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금주와 운동만으로는 악순환이 완전히 끊어지지 않더군요. 당뇨, 스트레스, 탄수화물 음식, 휴대폰, 쇼츠, 수면부족 등의 악순환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상황이 그러하니, 단지 10,000시간 금주를 했다고 다시 술을 마실 수는 없더군요. 여전히 건강하지 않고 삶의 질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동료들과의 유대나 친구들과의 모임 같은 부분은 오히려 퇴보한 것도 있습니다.

416일이라는 날짜가 애매하기도 해서, 1,000일 동안 금주하기로 목표를 변경했습니다. 적어도 금주의 열매를 제대로 따먹어 봐야 금주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제가 가진 좋은 습관 하나를 잃지 않고 잘 지켜나가 보겠습니다. 삶의 악순환이 끊어질 때까지, 삶의 질이 좀 나아졌다고 할 만한 성과가 있을 때까지 금주하면서 다른 악순환의 고리들을 끊어내 보겠습니다.

댓글 (6)

  • 중경삼림

    중경삼림 Lv.1

    24.06.03 · 14.♡.109.30

    화이팅 입니다!
    지금 아버지가 폐암4기로 투병 중이십니다. 주변에 담배피는 분들 금연하라고 뜯어말리고 있습니다 ㅠㅠ
  • 녹차중독 Lv.1 → 중경삼림 작성자

    24.06.03 · 203.♡.224.193

    감사합니다. 중경삼림님도 아버님도 화이팅입니다.
  • 벗님

    벗님 Lv.1

    24.06.03 · 106.♡.231.242

    와.. 멋집니다. 응원합니다. ^^ {emo:damoang-emo-008.gif:50}
  • 녹차중독 Lv.1 → 벗님 작성자

    24.06.03 · 203.♡.224.193

    시간은 그냥 보내면 되더라구요. 거듭 금주 차제는 별거 아니었습니다.
  • D

    dante2k Lv.1

    24.06.03 · 115.♡.101.193

    하루하루 미미한 변화가 복리처럼 쌓일겁니다.
  • 녹차중독 Lv.1 → dante2k 작성자

    24.06.03 · 203.♡.224.193

    젊었을때 했어야 하는것 같습니다. 이제와서.. 라는 생각 종종 하고 있습니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