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森町 (172.♡.34.163)
2024년 4월 3일 PM 05:25 · 수정됨(18:47)
바로 과거제도입니다.
능력을 지닌 사람을 비교적 공정성 있게 뽑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동아시아에서 6세기에서 20세기까지 유지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수능, 공무원 시험, 고시, 기업 입사 시험 등도 저 과거제도를 서양이 받아들인 것을 역수입한 겁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저 과거제도는 단점도 만만치 않았죠.
일본의 일중비교교육사란 서적에서는 중국의 근대화가 늦은 이유의 하나로 과거 제도의 영향을 꼽았습니다.
1. 사람들이 과거 시험에 나오는 과목에만 관심을 가지고 다른 건 내팽겨쳐서 서양의 군사혁명, 산업혁명과 그 정보 수용에 늦었다.
2. 과거 시험은 지배층에게 유리하게 짜여져서 기득권층이 원하는 사상을 사회전반에 강요하게 되고 이는 사회 경직을 불러온다.
3. 과거 시험은 상당한 지식과 준비기간이 요구되므로 자연적으로 지위와 권력을 가진 사람들만이 과거시험에 참가하여 사회 지위와 계급이 고착화되고 폐쇄적인 이너서클을 형성한다.
4. 과거 시험 과목은 국가 실무와 동떨어졌고, 설령 관련이 있는 과목이라 해도 이론과 실제는 달라서 과거 성젹=실무 능력이 아님.
5.과거 시험은 관료의 도덕성을 판단할 수 없다. 이는 청빈과 작은 정부를 지향해 관료의 봉급이 적던 유교적 국가관념과 결합해 부정부패와 도덕적 헤이를 낳음.
6. 국가 통제력이 무너지게 되면 과거시험에 부정행위가 만연하고 아예 인맥이나 뇌물 등을 이용해 그나마 장점이던 공정성까지 훼손되어 버림.
이런 병폐로 인해 19세기~20세기의 변혁기동안 중국 관료들의 수준이 떨어지고 학문은 경직되고 보수화되어 시대 변화를 따라잡지 못했다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문제점은 중국 뿐만 아니라 한국에도 적용되는 것이었죠.
그런데도 저 과거제가 형식과 이름만 바뀌어 이어지는 건 저거 말고 다른 대안이 없어서입니다.

댓글 (8)
-
Hheltant79
24.04.03 · 162.♡.186.66
-
66미리
24.04.03 · 172.♡.118.174
공개경쟁 말고 알음알음 또는 행동을 평가해 하는건 어떨까 싶다가도...
연줄에 움직이는건 미국을 비롯한 서양이 더 심하고, 수행평가라는 항목으로 입시 제도 자체가 문제 생기는건 하루 이틀이 아니죠.
그럼 뭐가 공정할 것인가??? 하면 답을 하기 정말 어렵죠.
근데 또 5번의 도덕성을 판단하는 문제만 해결되어도 생각보다 많이 좋아졌을겁니다. 도덕성 검증만 잘 된다면 지금의 수많은 검찰의 문제점들이 많이 줄었겠죠. -
은은퇴한옆집사장
24.04.03 · 172.♡.34.180
참고로 사람들이 오해할 수 있는게 과거 시험 문제를 보게 되면 단순한 시험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심지어 어느 해의 시험에는 서양의 이학이 적용된 치수법을 적용시키고 그걸 기반으로 세수와 구황에 대한 실질적인 해법을 논하게도 합니다. 조선판 논술고사라고 할 수 있는… 그리고 그렇게 시험이 꽉 막혀있지는 않았다는 것이죠. :) -
RRanomA
24.04.03 · 162.♡.90.164
과거를 시행하던 이전의 향거리선제, 9품관인제, 골품제 같은 것보다는 훨씬 진보한 체제인 거는 맞는데 위에서 얘기된 단점을 극복하지 못한 것도 크기는 하네요. -
랑랑랑마누하
24.04.03 · 172.♡.34.179
현재 한국을 보는 것 같네요.
온 나라가 기득권과 카르텔을 위해 짜여진 것 같습니다. -
Yyoungs
24.04.03 · 162.♡.90.164
운용의 문제지, 과거제 자체가 문제는 아니라 봅니다. -
조조붕이
24.04.03 · 172.♡.223.176
현재의 고시제도도 동일한 단점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라 공감이 많이 됩니다 -
WWhiteTiger
24.04.03 · 172.♡.222.174
과거제도도 초반엔 구제도보다 나은 제도였지만,
청대에 와서는 완전히 만주족의 지배도구로 전락했죠.
만주족 입장에서는 수많은 한족 엘리트에게 바늘구멍만한 숨통을 트여주면서
헛된 희망으로 수많은 시간을 낭비하게 할 수 있었으니 말이죠.
정작 한족 과거합격자들은 오를 수 있는 관직의 한계가 뚜렸했고,
핵심 요직은 만주족이 독점했죠.
우리나라는 뭐, 성리학 뽕에 여전히 취해있었으니
이래저래 진보의 여지를 봉쇄한 한심한 시스템이었다고 봅니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이 필요합니다.
굥정권을 만들어낸 검찰권력에 대한 국민들의 맹신 역시 한국인의 DNA에 천 년 동안 각인된 고시만능주의 때문이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