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이 진중권을 보내준 것처럼, 클리앙을 보내주면 안 될까요?
MoBe

Lv.1 MoBe (172.♡.218.23)

2024년 4월 3일 PM 07:52 · 수정됨(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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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에 논쟁을 더하는 것 같아서 망설이다가 그래도 내뱉는 게 나을 것 같아서 적어봅니다.


진중권이라는 사람을 마음에서 내려놓던 유시민의 말이 떠오릅니다.


____________

진교수와 최대한 존중하면서 작별하는 것이 좋지 않나? 그래서 그렇게 했어요.

이별에도 기술이 필요해요. 우리가 이별의 기술을 연마하지 않기 때문에, 작별을 제대로 못 해서 생기는 비극이 많거든요.



그 말 안 통하는, 상종 못 할 것 같은 진중권에게마저 유시민이 보여준 태도는, 그나마 그가 과거에 쌓아두었던 신뢰 때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어려웠던 시기 함께 손잡고 같은 곳을 바라봤던 일말의 동지의식 때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좋은 게 좋다는 타입이고, 한 번 마음 준 대상은 거의 끝까지 믿는 편입니다. 그래서 뒷통수 맞기도 하고, 아내는 그런 저를 타박하기도 합니다. 사과문 같지 않은 사과문을 올린 클리앙 운영자를 두둔한다고 뭐라고 하실 분도 많겠지요. 


저는 클리앙에는 9년짜리 눈팅이라, 그 깊이를 다 알지는 못 합니다. 20년 넘게 그곳에서 청춘의 추억을 쌓아온 분들의 아쉬움을 그저 미루어 짐작할 뿐입니다. 그곳에 두었던 마음이 크고 애정이 깊었으니까 그만큼의 반대급부로 실망감과 분노도 클 것 같습니다. 


그래도, 


그 추억의 무대가 되어주고 또 한 때 시대를 깨우려는 분들이 모여서 여론을 만들어 오던 곳이었잖습니까.

지금은 초심과 다르다고 해도, 그 서늘했던 시기에도 꿋꿋하게 사람들에게 모이고 말할 공간을 만들어준 역할은 있지 않습니까.


아쉬움을 표현하는 사람들의 감정이 쌓이고 커지면, 어쩌면 받아내는 사람에게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해일이 되어 올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무슨 일 생길까 염려도 됩니다.



그가 정말 밉고 원망스럽더라도, 이제 최대한 존중하며 이별하면 안 되겠습니까. 당장은 밉지만, 침이라도 뱉고 싶지만,


그 동안 고마웠다. 너는 너대로 잘 살아라. 


그 정도에서 멈추면 안 되겠습니까.



댓글 (12)

  • Qcaret

    Qcaret Lv.1

    24.04.03 · 162.♡.118.198

    아직은 마음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오래 몸 담은 곳이니까요.
  • 明天

    明天 Lv.1

    24.04.03 · 172.♡.215.74

    20년이라는 시간이 그렇게 쉽나요. 천천히 지워져 가겠죠.
  • 듄드라이브

    듄드라이브 Lv.1

    24.04.03 · 172.♡.210.200

    그냥 내버려두면 다들 알아서 정리 될겁니다 다시 돌아갈분들은 돌아가고 남으실분들은 남으실거고
    인위적으로 뭘 어째야 된다고 해서 마음이 내키지 않으면 되지 않을겁니다
  • MoBe

    MoBe Lv.1 → 듄드라이브 작성자

    24.04.03 · 172.♡.225.146

    네, 그런데 그 충분한 시간이 지나기 전에 서운함이 원망으로 바뀌고 원망이 또 분노가 되어서 몹쓸 사이트로 매도해버리는 상황까지 가게 될까 싶어서 괜히 걱정이 됩니다.
  • 칼퇴소취 Lv.1

    24.04.03 · 172.♡.225.162

    보내는 건 보낸건데 벌레 잡으러는 가야죠 빈 집이라고 벌레가 살게 하면 안되니까요.
  • MoBe

    MoBe Lv.1 → 칼퇴소취 작성자

    24.04.03 · 172.♡.225.147

    그 애정은 인정입니다!!!
  • 백장미

    백장미 Lv.1

    24.04.03 · 172.♡.122.148

    아니요
    존중하기도 싫어요.
    /Vollago
  • 파키케팔로

    파키케팔로 Lv.1

    24.04.03 · 172.♡.223.25

    과거 몇 번의 이별을 겪어 본 바,
    쿨한 이별은 사랑이 깊지 않은 상대한테서나 가능하더군요.
    쏟아낼거 다 쏟아내고,
    그리고 시간이 지나고 그 여자 전화번호가 생각 안날때 그 즈음에야
    비로소 진정하게 이별이 되더랍니다.
    저는 때마침 새거인데 익숙한 커뮤니티를 만나 쉽게 환승이별(?) 해서 별 감흥 없긴 하지만,
    안그런 분들도 많으실거잖아요.
  • MoBe

    MoBe Lv.1 → 파키케팔로 작성자

    24.04.03 · 172.♡.219.108

    쿨한 이별이라... 그것도 또 그렇긴 하네요.
  • 이슬이

    이슬이 Lv.1

    24.04.03 · 172.♡.211.97

    관심없습니다. 그 사이트 망하든 말든..
    2002년 가입 후 21년 지나 쫓겨나듯 나왔습니다.
    영자가 쿨한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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