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하면서 느낀 점_26_루틴과 강박적 사고
okdocok

Lv.1 okdocok (223.♡.242.193)

2024년 6월 7일 AM 08:37 · 수정됨(06. 08.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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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doctor_runner/223471533877



고백하자면 어제 운동을 하지 못하였습니다. 집아 서열 1위인 사모님이 여행가는 날 아침이므로 운동하지 말라고하였다. 그래서 이른 체크인을 하고 아이와 수영장에서 1시간 20분 물놀이 한 것이 운동의 전부였습니다. 어제 분명히 운동을 하겠다고 쓰고 안했으니 언급을 하고 저와 여러분에게 용서를 구해야 도리일 것 같습니다. 심지어 어제는 자기전 콜라도 마셨고 저녁에 사모님이 와인 한잔 마시라고 하셔서 마셨습니다. 오후에는 커피를 마시지 않는데 커피머신에 플랫화이트라는 메뉴가 있길래 눌렀습니다. 하얀 초코렛인줄 알았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아이가 그거 위에 우유 올려진 커피잖아라고 핀잔을 받았습니다. 덕분에 커피, 술, 낯선 환경으로 인하여 새벽 1시, 새벽3시에 깼습니다. 결국 5시30분까지 자버렸습니다. 낯선 환경에서는 인간은 뇌의 반구만 잔다고 얼핏 본 것 같습니다.

참고로 우리집 서열 1위는 사모님, 2위는 딸, 3위는 저입니다. 1위와 2위는 싸움이 되지만 저는 혼만 납니다. 아이의 표현을 빌리자면 새우싸움에 고래등 터진다는 데 맞는 말입니다.

러닝머신이 싸이벡스인데 제가 좋아하는 머신입니다. 독일/일본은 눈에 보이는 기계는 잘 만듭니다. 눈에 안보이는 소프트웨어는 미국이 잘 만들지만 말이죠. 30분 루틴인데 힐스퍼트 마지막 3분간 하였습니다. 로우백 10x3, 레그익스텐션 10x3, 행잉레그레이즈 20회, 턱걸이 4회. 사우나를 하고 식사를 하였습니다.


그래도 오늘 아침에는 제가 원하는 루틴을 하였고 식사까지 혼자 마무리하였습니다. 아내가 혼자 먹더라도 사진을 보내라는 명령은 있으니 시행해야 합니다. 고등어를 3조각이나 덜어왔습니다. 입맛이 완전히 육식을 좋아하기도 하고 비린 것을 워낙 싫어해서 해산물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오메가3는 해조류나 채소에 많습니다. 오메가6는 씨앗에 많습니다. 고등어는 햇빛을 받는 바다표변에 있는 해조류를 먹다보니 새들의 공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보호색을 갖는 돌연변이가 자연 선택을 받다 보니 등푸른 생선이 된게 아니냐고 합니다. 식욕의 과학 책을 설명해 주는 박문호 선생님이 그렇게 논리를 펴시는데 수긍이 갑니다.

오늘 루틴이 깨진 김에 루틴과 강박에 대해서 쓰겠습니다.

저도 어마어마한 강박주의, 완벽주의자입니다. 다시말해서 게으르고 꾸준히 무엇인가를 하기 어려운 사람입니다. 조금이라도 일이 틀어지거나 계획에서 벗어나 버리면 그저 포기해버리니까요. 그러다 보니 수학을 좋아하고 과학 중 물리만을 이성적인 학문으로 취급하는 편견을 30세까지 가지고 살았습니다. 인간의 문학이나 역사도 수학적으로 계산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까요. 유전자 게놈 지도가 2003년 4월에 완성된다고 해서 저는 모든 의학은 이제 수학으로 풀 수 있지 않을까라는 환상을 품기도 했습니다. 현실은 어마어마한 혼란변수들이 계속 쏟아지고 있고 물리학은 힉스 입자를 발견하는 등 거의 막바지에 다다른 느낌인데 의학은 아직도 어떤 음식이 좋다는 결론하나 내리기 어렵습니다.

만약에 제가 의학이 아닌 물리학자였다면 과거의 제가 지금도 유지되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금은 겸손해졌다고 해야할까요. 그냥 모든 것을 수용하는 자세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오늘까지 맞던 이론이나 가설이 내일 틀려도 분개하거나 놀라지 않습니다. 하물며 제 루틴 조금 변한게 큰일은 아니겠죠.

의대를 다니다 보면 강박주의 적인 친구들이 많습니다. 해리슨 내과 책이 1000페이지 정도 되는데 원서인데 그걸 세번이나 읽은 친구도 있고 공부하는 시간이 줄어들까봐 자취방까지 뛰어가던 친구도 있었습니다. 40대가 넘은 그 친구들은 많이 동글동글해진 것 같습니다.

건강한 식사, 운동, 수면을 유지하거나 투자를 할 때 사람들에게 휩쓸리지 않는 다는 것은 인간의 본능을 거스릅니다. 왜냐하면 무리를 지어서 살아야 생존 확률이 커지고 추방당하면 대부분 생존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어찌보면 생식 욕구, 그러니까 남보다 우위에서서 더 많은 짝짓기를 통해서 유전자를 퍼뜨리기 위한 우월하고 싶은 욕구보다 대세에 따르는 본능이 훨씬 강한게 당연합니다.

그래서 저는 일찍 자고 일찍일어나서 운동을 하고 출근합니다. 수면시간과 운동시간은 타인에게 간섭당하지 않습니다. 식사는 확실히 나쁜 것은 피하려고 노력하지만 어차피 나쁘다는 것도 지금까지의 가설이고 컨센서스일 뿐 언제 깨질지 모르고 타인과 함께 살아야하는 현실을 무시할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선호 prefer 는 하되 집착 osbssesion 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길게 썼지만 비겁한 변명이네요^^

두 새우 들이 행복하면 고래도 춤을 춥니다.


https://blog.naver.com/doctor_runner/223471533877

댓글 (8)

  • 까만콤

    까만콤 Lv.1

    24.06.07 · 39.♡.25.11

    제 친구도 강박이 심해지다 공황오더라고요.
    정신건강을 위해 강박을 조금 내려놓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요한건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지 빼먹을때 좌절하는게 아니니까요^^
  • okdocok

    okdocok Lv.1 → 까만콤 작성자

    24.06.07 · 223.♡.242.193

    '포기하지 않는 마음' 좋은 표현이네요. 나중에 써먹겠습니다^^
  • 전기양

    전기양 Lv.1

    24.06.07 · 106.♡.225.154

    자조적인 표현이겠지만, 3등이라는 말은 너무 (적당한 단어가 생각안나는데) 아쉽군요.
  • okdocok

    okdocok Lv.1 → 전기양 작성자

    24.06.07 · 223.♡.242.193

    저로서는 유머인데 그렇게 느껴지셨다면 제 표현이 부족했나 봅니다. 자기비하처럼 느껴지셨나봅니다. 죄송합니다.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라는 책을 인용하면 저의 신체예산은 아내와 아이에게 마이너스적 영향을 받더라도 받아들이는 개념의 변화(수용)와 저의 신체 예산(체력=수면+식사+운동)이 든든하다보니 저의 순간순간 감정의 합은 항상 양수값을 같는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전기양

    전기양 Lv.1 → okdocok

    24.06.07 · 106.♡.225.154

    유머인지는 잘 알지만, 왜 세상은 남편이 3등인 세상이 되어야 하는가가 좀 그래서 그렇습니다.
  • okdocok

    okdocok Lv.1 → 전기양 작성자

    24.06.08 · 223.♡.241.25

    맞습니다. 저도 체력이 떨어진 밤이나 밖에서 정말 황당한 일을 겪을 때는 내가 왜넘버쓰리인지 화가나기도 해요.
  • 아달린

    아달린 Lv.1

    24.06.07 · 118.♡.132.139

    강박하지 않으려 한다고 강박하지 않게 되면 강박이 아니겠지요
  • okdocok

    okdocok Lv.1 → 아달린 작성자

    24.06.07 · 223.♡.242.193

    불교에서는 번뇌를 벗어난다고 하잖아요. 모든 걸 수용하는 자세라고 저는 이해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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