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 (160.♡.37.88)
2024년 6월 7일 PM 01:31 · 수정됨(06. 19. 19:16)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시기 일본은 조선을 침략한 후 부산과 남해안 일대에 자신들 스타일의 성을 만드는데 그걸 왜성이라고 부릅니다.
이 일본 성들은 하나같이 반격에 나선 조선과 명나라의 조명연합군을 고생시킨 바 있는데 그 이유는 일본의 성은 한국이나 중국 등의 성과 구조나 개념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한국이나 중국의 성은 서양의 Burgh와 Citadel, Fort의 개념이 복합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양만 해도 한양도성은 Burgh, 즉 정부청사가 위치한 행정 중심지이자 민간인 거주지역을 두르는 벽인데, 거기에 북한산성과 남한산성이란 Fort가 같이 존재해서 유사시 한양도성을 버리고 남한산성과 북한산성에서 농성하는 방식이죠. 진주성의 경우에는 Burgh 안에 고지대 일부를 요새화한 Citadel이 합쳐진 형태입니다. 아무튼 모두 공통점은 성벽으로 구역을 나누기에 일단 성벽만 부숴버리고 넘어가면 그때부턴 방어력이 급감하죠.

그런데 일본 성은 성벽으로 틀어막는 구조가 아닙니다. 일본의 성은 나와바리란 개념과 배치를 기준으로 구루와란 구역을 나눕니다. 먼저 혼마루라 해서 사령부가 있는 중심부가 있고, 그 주위를 니노마루, 산노마루 등의 구역을 나눠 둘러쌉니다. 거기에 필요하면 이런 구루와를 여러개를 또 쪼개죠.
그 구루와는 평지의 경우 구덩이나 강, 흙더미등을 이용해서 나누고, 산이면 고저차를 따라 땅을 나누고 구루와 사이에는 토벽이나 구덩이를 이용해 쉽게 넘어가기 힘들게 합니다.
그래서 성을 함락시키려면 단지 문만 열어서는 안 되고 성의 구루와 하나하나를 일일히 점령해야 하는데, 그 구루와를 연결하는 도로나 통로를 일부러 꼬아놓는다거나, 대규모의 병력이 몰리면 병목현상이 일어나게 하는 등 의도적으로 배치를 해버립니다. 거기에 야구라라고 하는 방어탑과 천수각이라 하는 서양의 Keep 역할을 하는 시설을 만들어 높은 곳에서 활과 철포를 쏘아대죠.
그래서 저 일본의 성은 무너트리려면 내부에서 혼란이 일어나게 간첩으로 심리전을 벌이던가, 아니면 오랫동안 포위해서 굶어죽이거나 아니면 공병집단을 이용하는 등 다른 접근법이 필요했죠.

이런 성은 공략법을 모르면 아무리 최신 기술을 가져도 공성전에서 고생하는데 대표적인 예가 1877년 세이난 전쟁 당시 사이고 다카모리의 구마모토 성 공성전입니다. 그 때 사이고 다카모리는 서양식 대포와 후장총 등 최신 무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200년 전 쌓은 구마모토성을 3개월동안 공격했는데도 못 함락시켜서 패배해 버렸죠. 뭐 지금은 폭격이나 미사일이 있으니 괜찮겠지만…
그래서 조명연합군이 저것때문에 엄청 피를 봤고, 이후 저 일본 성의 개념을 일부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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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INECASTLE
24.06.07 · 39.♡.79.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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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미
→ PINECASTLE 작성자
24.06.07 · 160.♡.37.88
아무래도 필요가 발명과 발전을 부르니까요..
한국은 후삼국시대 이후 고려와 조선은 내전이 드물었고, 외적의 침입도 기존의 산성-읍성 체제로 대처가 되다보니 그런 듯 합니다.
다만 베트남 사이공성이나 일본 하코다테 고료가쿠 같은 성형 요새 하나쯤은 있어도 좋았을 거 같긴 합니다. -
순순해정해
24.06.19 · 121.♡.170.131
역사를 보면 참 아이러니해요. 조선은 임란 전 너무나 평화로웠고.. 일본은 자기들끼리 그렇게나 살육전을 벌이던 처참한 시기였는데. 그것이 각각 나라에서 국방력의 쇠퇴와 전쟁수행력의 발달로 이어지니..
조선은 임란전 200년동안 특히 그 중 전반기 100년은 내치나 외교나 모두 상당히 성공적으로 운영되면서 만주지역에도 신흥세력들을 적절히 관리하고 대마도도 정벌하는 등의 역량을 보여주었는데. 그 후 100년이 참 아쉽네요.
한편으론 이제 다시 .. 변혁기가 오는 것 같아요. 일본은 임란 이후 근대까지 전성기를 맞이하다가 고꾸라지고 있고 우리는 이제 겨울을 지나 봄과 여름을 맞이하는 분기점에 선 것 같은데 윤석열의 집권이라는 재앙을 최대한 최소화 하는것이 정말 중요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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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렇다고 일본이 세계적인 수준이었냐면 이것은 함부로 말하기가 어려운게... 각 지역이 가지고 있는 건설 환경의 문제나, 재료 사용의 문제 등도 있어서 쉽게 말하기가 어렵다는 겁니다. 화강암으로 조각하는 우리나라와 대리석으로 조각하는 서양의 그것을 동일하게 비교할 수 없는 것처럼요.
여기에 일본에서는 산성에서 평성이나 평산성으로 내려오면서 각종 건설 기술이 총동원되어서 자신의 성을 구축했고, 구마모토성의 건설자 가토 기요마사는 임진왜란ㆍ정유재란 때 엄청나게 고생해서, 성곽이 잘 무너지지 않게 하는 것은 물론 포위되었을 때 물 공급도 자체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갖가지 설계를 다 해서 만들었습니다. 게다가 손꼽히는 하천 관리 능력을 성에다가도 집어넣었으니 어지간한 수준의 충격은 버틸 수 있었겠죠. (그런 구마모토성도 지진에는 별 수 없었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