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tant (118.♡.77.90)
2024년 6월 9일 PM 11:02 · 수정됨(06. 10. 00:49)
대부분의 홀로코스트 영화는
주인공이 고난을 겪고
고난 속에서 조력자와 대립되는 인물을 통해서
비극을 부각 시키며
관객들도 이 비극에 몰입해서 영화에 감정을 이입하게 됩니다.
그런데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그런 스토리 공식이 없습니다.
그냥 일상의 이야기입니다.
해가 뜨면 일어나고 가족들이 모여서 밥을 먹고
아이들은 학교를 갑니다.
남편은 출근을 하고 아내는 정원을 가꿉니다.
해가 지면 남편은 퇴근하고 아이들도 학교에서 돌아오고 가족들이 같이 밥을 먹습니다.
그리고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면서 하루가 끝납니다.
주말이 되면 동네 아이들이 놀러와서 풀장에서 같이 수영하고 놉니다.
영화에서 주요 인물간의 갈등이라고는
루돌프 회스의 전근으로 이상적인 집을 놔두고 떠나야 하는 상황에서
회스와 헤트비히의 갈등 정도입니다만 이 갈등도 극에서 싱겁게 풀려 버립니다.
모든게 일상의 이야기고
일상에서 일어나는 갈등이고
일상의 풍경입니다.
그래서 영화는 솔직히 지루합니다. 우리 모두가 겪는 평범한 일상의 이야기니까는요.
문제는 이 평범한 일상이 일어난다는 것이 아우슈비츠라는 거겠죠.
그리고 관객들에게 이 일상의 이야기가 일어나는 곳이 아우슈비츠라는 걸 계속 상기 시키기 위해서
소리로 계속 자극을 주고 아우슈비츠의 벽을 보여줍니다.
끊임 없이 귀를 자극 하는 소리와 벽 너머의 풍경을 알고 있기에
우리가 겪는 일상의 풍경이 정말 소름돋게 느껴집니다.
피해자의 눈에서 보는 홀로코스트 영화만 비극적인게 아니라
가해자의 눈과 일상으로 보는 홀로코스트 영화도 충분히 비극적이고
공포스럽게 다가오네요.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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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allrain
24.06.09 · 175.♡.2.104
하녀인 마르타 (아마도 폴란드인인듯)의 시선으로 보면 공포가 따로 없죠. 바로 담장 건너편에 아우슈비츠가 있고 거기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알고 있으며 (재로 변할) 수감자들의 걸쳤던 옷을 입고 화장된 재가 거름이 된 정원에서 생활하고 무엇보다 집주인인 회스의 말 한마디면 희생자들과 같은 처지가 될 수 있는걸 알면서 매일 비명소리를 들으며 같이 지낸다는거죠. - U
uatant
→ fallrain 작성자
24.06.10 · 118.♡.77.90
이동진 언택트톡에서도 언급 됐지만 다른 영화들과 달리 주변 인물들에 대해서 어떠한 서사도 부여하지 않는 게 참 공포스럽죠.
우리의 일상을 생각해 봐도 부모님 같은 가족들도 친한 친구 직장동료도 선배 후배들도
내가 주인공인 나의 일상이라는 영화에서 본다면 전부 타인이니까는요.
그러니 타인의 서사에 대해서 굳이 언급할 필요는 당연히 없고요…
피해자의 관점에서 비극적인 상황을 연출해서 감정을 이입하지 않고도
불편하고 기분나쁜 감정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만드니 정말 잘 만든 영화네요.
그치만 두 번 볼려니 참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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