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를 살아가는 어느 의료인의 프로그램 개발기

Lv.1 알칼산 (213.♡.13.197)

2026년 2월 14일 AM 10:23 · 수정됨(02. 22.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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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용.


개발이라고 하기에도 부끄러운 수준입니다만..


저희 업종의 변화와 그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한 의료인의 자랑글이라고 생각하고 읽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 직장은 병원이지만 회사라고 하겠습니다. (월급 주는 회사라고 생각합니다.)


작년 회사에서 전직원 M365를 계약하고 iphone SE3 를 지급했습니다.


근간이 되는 업무용 프로그램(HIS, Hospital Information System)이 존재하고, 각 부문별로 프로그램이 통합되어 있는 형태입니다.


저희 업계 대부분의 회사들은 업무용 Dock 을 설치한 후, 물리카드 인식으로 로그인, HIS 를 작동시키는 방식을 선택합니다.


중소규모의 회사들은 Dock 없이 HIS 에 곧장 로그인(IC카드X) 하는 방식으로 선택하고 부문 시스템도 연계 없이(!!) 따로 가동시키거나 간단한 연계 정도로 관리합니다.




재작년부터 HIS를 메이저업체로 변경 준비하였고, 직장 이사 첫날 새로운 HIS가 본가동 되었습니다.


개떡 같은 마스터 연계 작업, 기존 데이터 연계 작업 등 IT 업계 여러분들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M365 를 이용하면 대단한 것들이 생기나 싶었지만..


TEAMS 를 통한 메시지관리, 각 부문별 또는 직종별 채팅방 운영(?)이 주된 용도가 되고 1년이 지난 현재도 그러합니다.


그리고 반드시 따라오는 SharePoint 와 OneDrive 정도.


PowerApp 활용을 통한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활동, 그리고 Automation 은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이고 현재도 그러합니다.



작년 1월부터 M365 Copilot 을 사용하면 알아서 파일시스템이나 공개된DB 검색해서 뭔가 해줄 것을 기대했습니다만..


그런 일은 불가능합니다. deep research 로 전문적인 문헌검색을 주로 활용하는데 요즘은, 주변에선 Gemini 가 메인으로 떠 오른 것 같습니다.



이사 후 1년이 지난 최근 1월 중순부터 HIS DB를 검색하여 문서를 자동작성 해주는 AI프로그램을 도입했습니다.


최근의 log 를 보면 아직까지 적극 활용할 수준은 아닌 것 같습니다만 개선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사실 이 작업을 医療クラーク(한국어로 잘 모르겠습니다) 가 하던 작업인데 어떻게 될 지 모르겠습니다.


이러한 서류작업의 DX화, 자동화, 고용창출에 점진적으로 예산이 증가 중이고, 덕분에 본업(?)에 충실 할 수 있는 환경으로 변화중입니다.




아무튼 이러한 환경에서 작년 1월, 한 달에 1번 씩 1주일간 부문을 관리하는 업무를 받았습니다.


저희 구성원 각자의 스케줄을 엑셀파일에 기입한 후, 이 자료를 참고로 각 인원 업무를 분담하고 관리하고, 각종 돌발상황에 대응하는 역할 입니다.


따라서 그러한 관리자는 본업무에서 배제 되어, 부문을 관리하는 것을 주 된 업무로 합니다.


하지만 현실을 그러하지 못합니다. 인원이 부족합니다. 기존 업무를 하면서 관리업무가 추가 되었을 뿐입니다.



X됐다.. 매번 돌발상황에서 First Call 이 있다면 확인을 위한 부문관리 접속에만 2분이 소요됩니다.


이래서는 안 될 것 같아서 일정을 프린트해서 주머니에 넣고 다녔는데 1주일 치 종이가 너무 빵빵하고 (A4 15장)..


이걸 축소하여 프린트 하면 문자를 읽을 수 없고 (A4 5장)..




일단 부문 프로그램에서 csv출력이 가능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전직장에서 기존에 했던 가라가 있으니 엑셀을 이용하여 스케줄 표를 출력하는 마크로를 만들었습니다.


(전직장에 작성한 엑셀파일은 작업 진행상황을 표시하는 화면을 5분마다 자동갱신하는 것이 주된 용도였습니다.)



AI 사용경험은 이 때가 처음이었는데 M365 의 Copilot 은 ChatGPT 를 기본으로 하고 있었으나 추론기능이 강화되기 전의 버전입니다.


VBE 변수명도 지멋대로고 틀린 곳이 많았으며 알고리즘도 많이 꼬여 있었지만 서너번 투닥거리면 간단한 코드를 작성해주는 Copilot !


놀랍게도 AI가 작성한 코드 짜집기로 하루만에 csv파일 읽기, 시간표 작성, 프린트 출력이 완성되었습니다.


이젠 주머니에 읽기 편하게 필요한 내용만으로 가공한 스케줄표 A4 용지 5장만 있으면 되니깐 수기 메모를 해도 공간이 넉넉합니다.



여기부턴 이 후 추가한 기능입니다.


1. 각 구성원에게 전달한 내용문 작성 > TEAMS, outlook 으로 발송 (30명 전후 내용 발송에 DB추출부터 시작하여 5분 이내 완료)

2. 업무 분담 전의 스케줄 확인 > 필요인원 수 파악가능 (부족인원은 외부인력으로 충원)

3. 중증치료부문에의 정보전달 (엑셀DB작성, 검색기능)

4. 업무배분의 랜덤화 (랜덤 배분 버튼 작성, 각 구성원 별 업무적응성을 판단하여 조정 필요, 고개 까딱임 횟수 500회에서 0회로 감소, 대신 시력이 나빠짐, 3시간 작업이 10-20분 이내로 축소, 구성원 누락 등의 실수가 발생할 수 없는 구조)




4번 작업을 한 후, 1번 작업을 하면, 각 구성원들로부터 잘못된 업무배분 피드백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작년 중순까지 기존 과정으로 업무를 하던 구성원이 <こんな、くそみたいな作業> 라고 표현했던 업무입니다.



기존과정을 표현해보면


>> 구성원이 입력해 준 1주일치 스케줄표를 출력해서 (이미 틀린 정보가 입력되어 있음)

>> 업무 배분을 하고 (읽기 힘든 사이즈의 폰트를 하나하나 확인하며 화면을 쳐다보며 고민한 후 입력 작업)

>> 전체 스케줄과 전후 일정을 확인하며 구성원에게 작업 완료를 통지하면

>> 구성원이 스케줄을 확인, 틀린 곳을 지적한 내용을 메시지 발송, 확인 후 수정, 재통지, 수정, 재통지

>> 구성원 각자가 상세업무내역을 확인 한 후 다시 내용을 지적 해 메시지 발송, 수정, 재통지


스케줄 하나 정하는 데 싶지 않은 시간과 노력이 소모됩니다.


제가 만든 엑셀 파일 이름은 らくだ 입니다.

즉흥적으로 이름을 정한 건데 DASHBOARD 기능을 넣어서 らくだッシュ 라는 파일명으로 했습니다.(훌륭한 네이밍센스..)


>> 기타 미완료 작업 체크

>> 제 업무만 따로 체크

>> 고위험 업무내용 POPUP


등의 기능도 구현되어 있는데 참 훌륭...한 프로그램을 AI 도움을 받아서 작성했습니다.


Copilot 한테 전체 코드 올려서 수정해 같은 건 해본 적 없습니다만.. 아마 이걸 했다면 더 빠른 작업이 가능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제가 본업에서 이런저런 일을 하는 동안 저희 구성원 중 많은 인원이 퇴직을 결심했습니다.


DB를 이용하여 왜 그들이 퇴직을 결심하는 지 참고가 되는 자료를 만들수 있냐는 요청에


Copilot 을 이용하여 이런 로직으로 작성해줘. 안돼. 안돼. 안돼. 된다.


같은 작업이 1시간만에 완료가 되는 것을 경험하고 추론이 강화 된 최근 Copilot 이 너무나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최근에 M365 오피스에는 Copilot 기능이 점점 더 강화되고 있다는데..


PowerApp 서적은 구입해 뒀지만 더이상 필요할 것 같지도 않아보이고..



노후 취미생활이라고 생각했던 이러한 작업이 더이상 필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또 다른 취미를 찾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게임을 즐기는 것 조차 많이 힘들고 머릿속은 깊은 사고가 불가능 해 졌습니다.


치매예방으로 좋아하던 술을 끊고(줄이고..?) 그 시간에 간단한 게임을 만들어 보는 게 더 나으려나 싶은 요즘입니다,



지난 주말 클리앙 일본산당 모임에 참석해서 많이 즐거웠습니다. 다음에도 더 많은 분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습니다.


AI관련 학회나 워크샵을 하나 만들어서 당당하게 만날 수 있는 자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장문의 글이 되었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들 좋은 취미를 찾으셔서 건강한 삶을 살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댓글 (4)

  • R

    ringocolor Lv.1

    02.20 · 126.♡.108.30

    이제 머 먹고 살아야 할지 걱정이.... ㅎㅎ
    미국은 시작되었고 한국도 신입 안뽑기 시작됐고.... 일본도 슬슬 시작할텐데 휴 ㅠ
  • 알칼산 Lv.1 → ringocolor 작성자

    02.22 · 213.♡.13.197

    잘 모르겠지만 부모님 조부모님 세대 생각하며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합니다. 저희 업종도 크게 바뀔거 같아서요. 홧팅입니다 !
  • 북풍

    북풍 Lv.1

    02.20 · 27.♡.3.145

    엇... 모임 때 알칼산님 어디서 많이 듣던 닉네임이다 했더니 알산칼이었군요. (...) 대화는 못 나눴지만 반가웠습니다.

    저희 회사는 업무용으로 만들어진 클로드를 쓸 수 있는데, 엔지니어 분들만 쓰다가 다른 Gen AI(역시 회사 자체 제작, 이면서 서비스도 하고 있는)이 하도 후져서 클로드를 써 봤는데 얘가 질문 답변 몇 번 하더니 자기는 용량 한계가 있어서 데이터 분석은 못 해 주니 Python 돌리라면서 스크립트를 뚝딱 만들어 주더군요. Python 어떻게 썼는지 잘 기억이 안나서 알려 달라고 하니 설치 방법도 다 알려 주고 스크립트 실행하니까 거기까지 가는 과정이 길긴 했지만 예전 같았으면 한 일주일 삽질 했을 것을 두 시간만에 뚝딱해치웠습니다.
    회사에서 PowerApps 비슷한 솔루션도 있는데 요즘 선구적인 동료들은 이걸 AI 이용해서 노코딩으로 툴을 뚝딱뚝딱 만들고 있습니다. PowerApps 안 쓴지 오래 돼서 요즘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는데, 아마 (돈만 내면) 비슷한 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노후엔 엑셀 알바나 하면서 살려고 했던 제 플랜B는 와장창이 된 것 같고, Gen AI에 부정적이면서 과거에 익힌 알량한 기술에 익숙한 저 같은 인간은 오히려 뒤쳐지고, 기술적 지식이 전혀 없지만 호기심이 왕성한 (과거 기준으로는 입만 잘 털던) 사람들이 치고 나가는 걸 보면서 격세지감 같은 걸 느끼고 있습니다. 이래서 앞으로는 호기심 많은 사람들의 시대가 온다는 건가 싶기도 하네요.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모임에서 뵙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길...
  • 알칼산 Lv.1 → 북풍 작성자

    02.22 · 213.♡.13.197

    고맙습니다. 알려주신 내용을 몇 번이고 곱씹어 생각하게 되네요. 상용 어플 vs 자체제작 어플이 될 것인지 하이브리드가 될 것인지.. 규제가 강화 되면 사다리 걷어차기가 될 거 같기도 한데 아직 섣불리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현재 위치에서 일직선으로 쭉 가는게 아니라 있을지도 모르는 갈래길에 대비하는 게 맞을 것도 같습니다만, 그 길이 무엇인지 실마리조자 보이지 않네요. 저희는 이미 관리직으로 사실상 은퇴하신 분들이 다시 로봇 수술하러 들어오셨습니다.

    과거엔 생각치도 못했던 일인데.. 이게 가치가 있는 일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여튼 잘 모르겠습니다만 홧팅 ! 그리고 기회 있으면.꼭 다시 뵙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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