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울 (121.♡.176.10)
2025년 11월 5일 PM 01:29
정말 지루한 개념 정리 글임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읽어 주시고 좋아요를 눌러 주셔서 조금 놀랐습니다.
전에 쓴 글 가치 ‘투자의 핵심 원칙 6가지’에서 ‘2. 가치의 인식’에 대한 내용의 설명입니다.
자산의 가치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트레이더들의 시각이 지배적이게 되자 많은 사람들은 가치와 가격을 혼동하여 사용합니다. 또한 가격 상승이 곧 가치의 상승을 의미하며 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가치의 하락 또한 정해진다는 식의 생각을 하게 됩니다. 대표적으로 코인의 부상이 그러합니다. 아무 의미 없는 밈 코인들도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가치가 상승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는 사실이 대단히 이상합니다.
이런 현상은 본질적으로 사람의 심리와 관련이 큽니다. 찰리 멍거의 강의 오판의 심리학에서 해당 내용에 대해 자세하게 다뤘습니다. 찰리 멍거의 가르침에 따르면 이러한 가격의 상승을 가치의 상승으로 묶어서 추세추종 전략을 따르는 사람들의 심리를 세 가지 심리학적 요인으로 제시할 수 있습니다. 1) 사회적 증거 법칙(집단 심리), 2) 가용성 편향, 3) (어느 정도의) 권위에 대한 복종 편향이 섞여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1. 사회적 증거 법칙
미국 애리조나 주립 대학교의 심리 마케팅학과 교수 로버트 치알디니(Robert B. Cialdini)의 저서 ‘설득의 심리학’에 따르면 사회적 증거의 법칙은 어떤 행동이나 판단을 할 때 다른 사람들의 행동과 판단을 따라 하게 된다는 법칙입니다. 사람들은 진화 심리학적으로 단체적인 행동을 하는 게 생존에 유리하도록 진화했다는 사실을 생각해 본다면 그렇게 어려운 법칙이 아님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음식점 메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음식’이라고 적혀있는 음식들을 무의식적으로 더 많이 주문하거나, 유행에 따라서 옷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입니다.
2. 가용성 편향
가용성 편향은 문제 해결을 위해 무언가를 찾아서 알아보려고 하는 것보다 당장 주변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지식이나 자료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을 이야기합니다. 즉 반복적으로 노출된 대상이거나 쉽게 얻을 수 있는 지식에 대해 무의식적으로 중요성을 더 크게 부여하는 것입니다.
3. 권위에 대한 복종 편향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 사람이 하는 행동에 대해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사회적 위치와 지식을 연결해버립니다. 사람들은 권위가 있는 전문가의 말을 자연스럽게 더 큰 가치로써 쉽게 받아들입니다.
이런 3가지 심리학 법칙에 따라 월스트리트에서 쉽게 쏟아내는 의심스러운 전문지식들에 대해 일반인 뿐만 아니라 전문가 집단(펀드매니저 등) 도 나름의 의미를 만들어내서 가격 상승에 따른 가치 상승이라는 현상에 합리성을 부여하고 집단적 행동에 동참하게 되는 것이죠.
서론이 길었으나 가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가치란 무엇인가요?
사전적 정의의 가치는 시장의 원리에 따라 값이 매겨지는 것부터 철학적인 접근으로 인간과의 관계에 의하여 지니게 되는 중요성이나 목표, 도덕, 법률 등 무형적인 가치의 광범위한 의미를 내재합니다.
오늘 저는 가치 투자자의 관점에서 보는 ‘경제적 가치’에 대한 설명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경제적 가치는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내재하는 중요성’을 가치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인간은 도구를 만들어 활용하던 시기부터 꾸준히 가치를 창출해나갔습니다. 구석기 시대의 돌도끼는 그냥 눈에 보이는 돌과 나무를 합쳐서 가치를 창출해냈습니다. 돌도끼로 시작한 도구의 발달은 농업의 발달로 이어졌고, 농업의 발달로 더 많은 식량 증대를 통해 부가적인 가치를 창출해냈죠. 농업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쟁기, 빵, 술 등 엄청나게 많은 가치의 혁신으로 이어졌습니다.
다시 구석기 예시로 돌아가서 돌과 나무로 도끼를 만든다는 아이디어 자체도 특정한 가치를 지니게 됩니다. 그러나 실제로 아이디어를 연결하여 만들어낸 생산품이 더 큰 가치를 지니게 되며 돌도끼라는 생산품으로 사냥을 하여 얻는 동물의 고기, 가죽, 지방 등의 부가적인 가치 창출의 효과도 지니게 됩니다.
제가 돌도끼를 만드는 장인이라는 가정을 해보도록 하죠. 저는 대부분의 돌도끼 장인들보다 좋은 퀄리티를 만들어내는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이 노하우 또한 가치에 포함됩니다. 제 노하우를 이용하여 브랜드를 만들어내는 것 또한 가치를 포함시키는 일이며 나만의 돌도끼를 대량 공정으로 더 많이 보급을 할 수 있게 밸류 체인을 구성하는 것 또한 가치입니다.
이렇게 가치는 우리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생겨나는 모든 것에 내재하는 중요성을 말합니다. 코카콜라 상품의 가치는 결국 $1나 $2의 캔 하나의 가격이 아닌 코카콜라가 지니고 있는 브랜드의 가치, 밸류체인 전반적인 가치, 상품의 가치를 전부 통합하여 내포하고 있는것이 가치입니다.
화폐는 가치를 지닐까요?
화폐는 가치를 지니고 있지 않습니다. 화폐는 국가 내의 거래를 원활하게 해주는 일종의 거래 수단의 국가적 약속입니다. 달러는 미국 내에서 창출되는 모든 가치의 거래를 가능하게 해주는 것으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해당 거래의 일종의 보증자 역할을 하는 게 바로 미국 정부입니다.
현대 시대에도 가벼운 화폐가 없는 물물교환의 시대라는 가정을 해볼까요? 저는 컴퓨터를 만드는 사람입니다. 컴퓨터를 만들어서 가치를 창출하는데 빵으로 교환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빵을 만드는 사람에게 가서 컴퓨터와 교환을 제시합니다. 몇 톤의 빵을 받는 게 저에게 괜찮은 거래일까요? 이런 생각만 해도 힘든 절차를 쉽게 해주는 것이 바로 화폐입니다.
결국 화폐는 국가 내 가치 교환의 수단일 뿐 특정한 가치를 지니지는 않습니다. (가치의 저장 용도로는 사용이 됩니다! 물론... 인플레이션으로 인해서 좋은 저장의 수단이 되지는 못하지만요)
가격은 누가 책정하나요?
가격의 책정은 시장 체계에 따라서 변동이 있게 됩니다. 인기가 많고 공급이 부족하면 가격은 상승하고, 반대로 인기가 없고 공급이 많으면 가격은 하락합니다. 또한 사람들의 각자마다 가치 인식에 따라서 가격이 움직이기도 합니다. 만약 대다수의 사람들이 디즈니 월드 이용 티켓이 매우 비싸다고 생각해서 실제 디즈니 월드의 방문객이 줄었다면, 가격이 낮아집니다. (물론 기펜재 등 여러 복잡한 경제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하는 것이 아닌 간단한 예시만 들었습니다)
현시대의 시장 체계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매우 풍부하게 잘 만들어 냅니다. 사람들이 박력 있고 재미있는 스포츠를 보고 싶어 한다면 영국의 프리미어리그와 같은 매우 큰 시장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가격의 결정에 있어서 가격이 가치를 항상 잘 반영하지는 못합니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교육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잘 인식하고 있지만 공립 학교의 선생님들의 월급(가격) 책정은 중요도에 비해 현저히 낮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아이들의 교육보다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축구 선수들은 매우 높은 월급(가격)을 받는 것을 생각해 보세요. (저는 이 현상이 잘못됬다고 이야기 하는것이 아닌 가치의 척도에 따라 항상 가격이 잘 매겨지는것이 아니라는 예시 하나를 든 것 뿐입니다. 또한 1:1 비교가 어렵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축구 팬으로써 프리미어리거의 가치 또한 매우 존중 합니다. 감안 해서 봐주시기 바랍니다.)
글의 첫 부분에서 설명한 밈코인의 가격 상승이나 주식시장의 비이상적인 행동 또한 심리적 요인에 의해 주식의 가격이 잘못된 책정된 예시 중 하나입니다. 주식 시장의 역사를 살펴보면 회사들의 가치와 가격이 매우 잘못 매겨지는 시기들이 존재합니다. 2000년 닷컴 버블,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이 극단적으로 가격이 잘못 매겨지는 경우도 존재하는 사실을 잊지 마셔야 합니다. 주식 시장에서 가치와 가격을 분리하고 생각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가치와 가격의 정리
그렇다면 장황하고 긴 글의 핵심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가치 투자자가 보는 가치와 가격에 대한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1. 가치와 가격은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2. 기업의 가치는 기업이 창출해내는 모든 상품, 서비스, 공장, 벨류채인 등 전반적인 경제활동 전체를 통합하는 중요성을 의미합니다.
3. 가격은 가치를 정밀하게 반영하지 못합니다.
4. 그러나, 현 시대의 가치 교환은 화폐를 통해 이루어 집니다.
5. 따라서 기업 가치의 계산도 가격으로 변환하여 계산이 가능합니다. (기업의 가치평가는 기업이 미래에 벌어들일 현금흐름을 현재 가치로 적절히 할인한 가격으로 가치평가가 가능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다른 글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다 읽어보니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내용 같은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사실상 기업 가치 계산을 위해 정확히 무엇이 가치고 무엇이 가격인지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댓글 (2)
- 해
해비바람
25.11.13 · 1.♡.221.22
감사합니다~ -
베베르쥬라크
25.11.27 · 117.♡.8.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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