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방] 비엔나 소세지와 응급실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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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모앙 유저분들과 함께하는 EDPS(음담패설)로 오해하실 수 있는 편견과 아집을 깨야만하는 썰입니다. 하지만, 저는 “전”산부인과 의사이니 “아주 학문적”으로 경험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만약 불쾌하실 것 같으면 바로 닫으세요. 쫌 깁니다. 마지막 반전이 있습니다. 끝까지 안보시면 후회하실겁니다....ㅋㅋ 엥간하면 댓글은 자제해주시고 따봉만 해주세요...박제되면 가슴이 벌렁거려요.....괜히 고소당할것 같고....바쁘시면 맨 끝 네문단만....그럼 스타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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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에피소드는 십여년 전 이야기입니다.
응급실에 나이에 비해 굉장한 “동안”과 엄청난 “미인”이신 40대 중후반 여성분이 보호자와 오셨습니다. 응급실로 아프신 분이 오시면 응급의학과에서 일차진료하고, 가능성이 높은 과부터 응급실로 오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면 해당과 당직 전공의 선생님(이후 ‘당직쌤’)이 응급실에서 시행한 검사소견을 “병동이나 당직실”에서 확인하고, 응급실 가서 살피고 입원이 필요하거나 진단이 애매하면 당직 교수에게 연락합니다.
이번 환자는 엑스레이에서 비엔나 소세지(이후 소세지) 모양 물체가 아랫배에 보였습니다. 엑스레이는 몸을 투과하기 때문에 아랫배에 이물질이 보일뿐, 위치까지 보이지 않습니다. 아랫배에는 방광도 있고, 질도 있고, 항문과 연결된 직장도 있습니다. 소세지 위치에 따라 담당 진료과가 달라집니다. 만약 방광이면 비뇨기과, 질이면 산부인과, 대장이면 일반외과로 지정되어 이물질을 제거하는 처치를 받게 됩니다.
위치 확인은 질이나 항문은 기구를 넣어 보거나 손가락으로 촉진하는 방법이 있고, 방광 내시경이나 복부 CT를 찍어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 근무하던 병원은 아주아주 큰 병원이라, 야간에도 CT 찍어야 하는 환자가 넘쳐나는 곳입니다. 그래서 ‘빠른 검사부터 하자!’라고 판단하신 응급의학과에서 연락을 돌리셨을테고, 당직쌤은 병동이나 당직실에서 컴터로 환자 검사를 봤을 겁니다. 하지만 비뇨기과, 산부인과, 일반외과 당직쌤들은 자기과가 아닐 수 있으니 다른과 먼저 보라고 이야기했을 겁니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당직쌤 입장에선 아랫배에 이물질이 들어간건 알겠는데, 소세지 위치가 특정된 경우가 아니고 애매한 경우라서 자기과 환자가 아니라고 끝까지 싸웠을 겁니다. 오진해서 환자분이 입원하시면 윗년차와 교수님께 맨탈이 털리고, 진단도 옳케 못하는 무능력한 의사에 야간에 응급실 환자 많이 탄다고 해서 화타(전설 속 명의)가 아닌 “환타”로 취급받기 때문에 끝까지 애매한 환자는 잘 입원시키지 않습니다. 심지어 설령 자기과 환자가 맞아도 입원시키기 싫어서 “우리과 환자 아니니깐 니네과에 입원시키고 우리과에 협진요청해라~”라고 하면서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기도(?) 하지요.....
당직쌤이 무책임한게 아니라, 대부분 사망환자나 수술후 안 좋은 환자는 꼭 밤에 많아 중환자실을 운영하는 과는 밤도 무척 바쁘고, 응급수술과 다음날 수술이나 외래준비, 대학원 논문 데이터 정리등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자기과가 아니라고 이야기하니 해당과 당직쌤들이 응급실에 모두 모이는 일들도 생깁니다. 그러다 여자 선생님이 대부분인 산부인과와 다른과 남자선생님들이 눈이 맞아 제 동료는 응급의학과 선생님과 결혼하였습니다. 저는 반대의 경우입니다....ㅋㅋ
암튼 서론이 길었습니다. 결론은 소세지가 뱃속에 있어 응급실 내원한 환자입니다. 응급실에 환자가 들어왔고 응급의학과에서 검사 해보고 검사가 쉬운 산부인과를 첫빠따로 호출해서 당직쌤이 출격했습니다. 산부인과 처치실에서 검사를 하고 파이팅 넘치게 우리과 아니라고 응급실에 연락했을 겁니다. 그러면 응급의학과에선 검사하기 편한 순서대로, 손가락으로 검사할 수 있는 일반외과를 호출했겠죠. 일반외과도 검사한 뒤 암것두 없으니 우리과가 아니라고 했을테고, 마지막 비뇨기과에 연락하니깐 한 번만 산부인과에서 다시보고 자기네과에서 보겠다고 했나봅니다. 사실 비엔나 크기가 방광에 들어가는건 거의 불가능 하니깐요.
당직쌤 연락이 와서 SOS를 요청하며, 분명 뭔가 느낌이 있는데 질경(질을 확대해서 보는 기구)상으로 관찰되지는 않아 산부인과 아닌 것 같다고 응급실에 이야기 했지만 찜찜하다고 이야길 했습니다.(출산력이 있으면 질이 늘어져 제대로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당직쌤에게 ‘환자에게 어떻게 된건지 물어봤냐?’고 물어보니 환자도 경황이 없어서 잘 모르고 몸에서 느껴진다고만 이야길 했답니다. CT 처방은 냈는데 대기 시간이 오래 걸리니 병원에서 가장 소중한 전공의 선생님을 쉬게 해드릴려면, 제가 출동하는게 빠르지요.(전공의쌤 없으면 병원 일 모든게 힘들고 어렵습니다) 그래서 추울~~도옹~~~
산부인과 처치실에 갔더니 절세미인이신 환자분이 눈물을 훔치고 계셔서, 일단 당직 교수라고 소개를 하고 양해를 구했습니다. 귀찮게 해드려 죄송하다고 말씀을 드린 후, 검사를 다시 한번 해보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때 그 환자분이 흘리시던 눈물을 보면서 저는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떠올리며 환자뿐만 아니라 우리 전공쌤을 위해 어떻해든 문제를 해결하겠단 굳센 결심을 했더랬습니다. 가슴이 어찌나 두근거렸던지....ㅎㅎ 자~~ 이제 검사를 시작하겠습니다...
질을 확대해야 안쪽을 볼 수 있어서 질경이라는 기구로 질 입구에 살짝 넣었을 뿐인데, 뭔가 모를 저항감과 함께 약간의 묵직함이 느껴졌습니다. 속으로 뭐지? 여기서부터 저항감이 느껴지면, 간혹 환자가 질 축소수술을 해서 아플 수 있어 조심해야 합니다. 미인이셔서 그런건 아니고 아주 천천히 살살 질경을 넣는데 중간쯤에 다시 저항감과 묵직함이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속으로 분명히 축소수술을 받으셨겠구나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속으로 역시 얼굴이 미인이신데 속마음도 미인이시구나...라고 생각하며...그리고 자궁이 보이는 질 끝까지 질경을 넣었는데 소세지는 안보이고 저항감과 묵직함이 또다시 느껴졌습니다.
분명 저항감과 묵직함으로 봐선 소세지가 어딘가에 있어야 하거든요. 안경까지 합치면 눈알이 4개이고, 나름 임상교순데 이걸 못보는 건가....저는 남자라 여자인 전공의쌤이 같은 공간에 계셔야 하는데 이때 황망함과 등골에 흐르는 땀이란....절대로 비엔나 사이즈가 항문으로 들어가면 들어갔지, 요도를 통해 방광 안에 들어갈 수 없거든요. 실제 비오는날 꽃 꼽으시거나 취향이 독특하신 분들중, 영화의 한 장면을 실행에 옮겼는데 제거에 실패해서 비엔나, 비타오백 병등은 심심치 않게 맨 뒤짝과 가운데에 넣어서 오시는 분들이 있으십니다만, 방광은 본적이 결단코 단 한번도 없습니다. 속으로 ‘아~~십할 가능성은 내가 못 본걸거야...아 십할 가능성!’라고 생각했습니다.
글서 환자분께 십할마저 없애기 위해 다시 양해를 구했습니다. 질경을 넣어서 봤는데 느낌은 난다. 그런데 질이 “쬐금” 늘어나셔서 제가 부족해서 놓친 것 같으니 손가락으로 내진을 해보겠다고 이야기 드렸습니다. 절대로 절세미인이셔서 내진을 한거는 아니고, 십할의 가능성이 있어서 시행한겁니다. 결론은 내진을 하는데도 또 저항감과 함께 뭔가 쪼이는 겁니다. 하....정말 미치겠더라구요....항문에 없으면 내가 못찾는 순간 우리과 꼬라지가 개꼬라지가 될테데...그래서 정말 열심히 내진하고 전공의쌤 핸드폰 라이트 키고 다시 질경 넣어서 눈알 8개로(제 눈알4개+전공의쌤 눈알4개) 레이져 쏴가면서 봤는데 없었습니다.
결국 시진과 촉진으로 못찾고 초음파를 켰습니다. 초음파로 보니 이물질 위치가 질의 12시 방향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만유 인력의 법칙상 무거운 물체는 떨어져야 맞거든요. 과학시간에 그렇게 배웠거든요. 응급실에 연락해서 30분 뒤져보고 초음파 봤는데 만유 인력의 법칙을 거스를 순 없으니 CT찍고 비뇨기과를 봐야한다라고 전달했습니다. 제가 환자분께 사심이 있었던게 아니라, 제 실력이나 상황판단이 부족한 거였습니다. 초음파만 먼저 봤어도 환자분을 힘들게도 민망하게도 하지 않았을텐데....저희 어머니가 이리 멍청하게 낳아주시고 저를 부족하게 가르쳐 주신 사부님을 많이 원망했습니다만 그래봐야...제가 부족한겁니다....
응급실에 연락하고 대기실 보호자에게 설명하려고 나갔더니 보호자가 없었습니다. 또....헐.....뭐 이런 경우는 흔해서 찾다가 다시 들어가서 환자분께 설명드렸습니다. 그런데 환자분이 하시는 말이 그 사람 보호자가 아니다...그럼 그렇지~불안한 느낌은 틀리지 않다고 했던가요? 이혼 진행중이고 만나는 파트너라고 이야기하시면서 안짝에 아마도 바이브레이터가 들어간 것 같다고 이야기를 하신겁니다. 아...이건 십할의 가능성이 아니라 Tlqkf입니다. 근데 이상한건 바이브레이터가 엄청 무겁지 않으면 저항감과 묵직함을 만들 수 없거든요...그리고 그게 요도로 들어갈 수 없어요...넘 크거든요....
그래서 사슴같은 눈으로 눈물을 흘리시는 환자분에게 죄송하지만, 환자분이 이야기하시는게 이치에 맞지않다라고 이야기 드렸습니다. 소세지 무게가 엄청 나가지 않는 이상 이런 느낌이 생기지 않는다고 이야기 드리니, 환자분이 조용히 하신 말씀이 저를 폭풍 공부하게 만들었습니다. 저는 병원 응급실에 온 챙피함에 눈물을 흘리지만, 동시에 몸 안 소세지땜에 눈물을 흘린다....구요...그리고 들어갈때 하도 정신이 없어서 들어간지도 몰랐다고....아....맞네.....이런.....
이분은 바이브레이터가 울리면서 자극되서 질이 수축을 하는 거였습니다...그러고보니 지금까지 응급실에서 일반외과 응급환자중 비타오백을 넣고 오시는 분들이 어떤 맘이었는지 경험해보지 않아도 얻게되는 깨달음의 쓰나미가...그래서 출연자가 세 명이면 주인공이 더 좋아한건가? 글고 때리고 맞아도 마음먹기에 따라 고통도 기쁨이 될 수 있고 세상에 불가능한 일은 없구나~~내가 너무 편견에 사로잡혀 있구나...환자가 말씀하신 경황 없고, 몸에 느껴진다고 얘기한것도 이치에 맞구나...
갑자기 깊은 깨달음이 들면서 속으로 들었던 생각을 일본말로 하면 찰질 것 같아 아는 일본어 문장 쓰겠습니다. やっぱり顔もすごいのに、心もすごいですね(번역기 돌려서 발음들어보시길, 아시는 단어 나옵니다) 그리고 응급실로 다시 보내드린 후, 전공의 선생님과 같이 편의점가서 항아리 바나나 우유를 먹으며 웃고 연구실로 들어와 All? who? 가짐에 대해 몇 시간동안 공부를 했더랬습니다. 그건 맨 밑에 링크 붙여놨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참 블로그 글은 그 당시 쓴 글이 아니라 6~7년 지난 뒤에 쓴 글입니다.
다음엔 따봉봐서 태극기 이야기해드릴께요~~
일리악님의 댓글
일리악님의 댓글의 댓글
EDFDS님의 댓글
일리악님의 댓글의 댓글
제나토스님의 댓글
이해가 잘 안되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하게 요약 및 설명 드리면 바이브레이터(소세지) 사용 중 오르X즘으로 인해 질수축이 일어났고 이로 인해 소세지가 안으로 들어가 꺼내지지 않은 상황에서 응급실에 오신 것. 여자분의 눈물은 창피해서 눈물이 나는 것 + 오르X즘으로 인한 쾌감 때문이랍니다.
todesto님의 댓글의 댓글
가시나무님의 댓글의 댓글
가시나무님의 댓글의 댓글
Icyflame님의 댓글
결국 그냥 꺼낼수 있으셨나요?
도로동님의 댓글
내용이 '강좌/팁'에 해당하지도 않는 것 같으니 글을 수정하거나 옮기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일리악님의 댓글의 댓글
hkla님의 댓글
일리악님의 댓글의 댓글
이웃삼촌님의 댓글
동창회에서 그 친구가 술 거나하게 마시고
"갖가지 XX 모양 보는 재미가 이 직업의 매력"
이라고 말했는데,
그 때 친구 들이 재밌다는듯 박장대소 했지만
그 친구 보내고 나서
모두들 "미친 XX" 라고 욕을 하더군요.
이 글을 보고 똑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점잖은 말로 포장해도 기분 좋은 내용은 아니네요.
LofiBeats님의 댓글
로우프로파일님의 댓글
글의 큰 톤은 의사들도 당황스러운 의료사안들에 대해서 소설처럼 알기 쉽게 들려주시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마치 소설 처럼( 아... 픽션이라는 말씀은 절대 아닙니다.) 느껴져서 신기하고 아 이런일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몇몇 회원분들이 살짝은 불편하실 수 있는 표현인 있을 수 있을거라 감히 생각하면서도,
일부러 그런 의도가 아닌데 @일리악 님이 이런 글을 못쓰게 하는 여론을 만든다면,
성인인 우리가 너무 컨텐츠의 범위를 줄이는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우리 회원님들의 이런 피드백으로 @일리악 님이 더 좋은(?) 글을 많이 써주실꺼라 생각합니다.
신기한 컨텐츠 감사합니다 ~
착한아저씨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