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천자문] 018 - 化被草木 賴及萬方 (화피초목 뇌급만방)

덕화(德化)가 풀, 나무에까지 미치고, 힘입음이 온 누리에 미친다.

화피초목(化被草木) : 덕화(德化)가 풀과 나무까지 미치니
될 화(化), 입을 피(被), 풀 초(草), 나무 목(木)

화(化)는 덕화(德化)로 옳지 못한 사람을 덕행(德行)으로써 교화(敎化)한다는 뜻으로 화피(化被)는 '덕화가 ~에 미친다'는 뜻이다.

초목(草木)은 풀과 나무를 말하는데, 목질소(木質素) 또는 2차생장(二次生長) 여부로 구분한다. 목질소(木質素)는 영어로 리그닌(lignin)이라 하며 딱딱한 껍질의 줄기를 가지게 해준다. 리그닌이 없는 풀은 다년초라고 해도 겨울동안 뿌리만 살아있지 줄기는 말라버린다. 2차 생장은 줄기가 굵어지는 것을 말한다. 나무는 계절에 따라 줄기의 성장 주기가 다른데 이로 인해 나이테가 생기고 풀은 나이테가 없다. 그래서 대나무는 이름은 나무지만 풀로 나이테가 없다. 나이테는 한자로는 연륜(年輪), 영어로는 annual ring, growth ring이라 하며 순 우리말로 나이 + 테(테두리, 둘레)의 합성어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연륜(年輪)이 쌓인다고 할때의 연륜이 바로 이 나이테를 말한다.

옛날에는 정치를 잘하는것을 치산치수(治山治水)를 잘하는것들 뜻했다. 정치를 잘 못하면 풀과 나무가 없어져 산은 민둥산(독산 : 禿山)이 되고, 정치를 잘하면 수목(樹木)이 울창(鬱蒼)해지고 백성들의 삶이 윤택(潤澤)해진다. 이렇게 성군이 정치를 잘하면 그 덕화가 단지 사람에게만 입혀지는 것이 아니라 초목금수(草木禽獸)의 미물에까지 입혀진다. 덕화(德化)가 사람을 넘어 초목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것은 성군(聖君)이 다스리는 태평성대(太平聖代)를 찬양(讚揚)하는 구절(句節)이다.

뇌급만방(賴及萬方) : 힘입음이 온 누리에 미친다.
의뢰할 뢰(賴), 미칠 급(及), 일만 만(萬), 모 방(方)
賴(의뢰할 뢰)에는 힘입다 라는 뜻도 있다. 만방(萬方)은 모든곳을 말한다.

방(方)은 사방(四方, 동서남북)을 말하니, 만방은 우리말로는 "누리" 즉 천하(天下)를 뜻하며 세계만방(世界萬邦), 만국박람회(萬國博覽會)등에 쓰이는 만방(萬邦), 만국(萬國)과 같은 뜻이다. 예전에는 邦(나라 방)이 나라를 뜻했으나, 한나라를 건국한 한고조(漢高祖) 유방(劉邦)의 이름인 방(邦)을 피휘(避諱)하기 위해서 한나라 이전에는 영역이나 왕이 거주하는 도성이란 뜻으로만 가진 한자 國(나라 국)을 사용하게 되었다. 피휘(避諱)란 왕, 조상, 성인이 쓰는 이름(諱,숨길/꺼릴/이름 휘)과 같은 글자를 사용하지 않는것을 말한다.
서경(書經) 우서(虞書)의 익직(益稷)에 하나라를 건국한 우왕(禹王)이 증민내립 만방작예(烝民乃粒 萬邦作乂, 많은 백성이 곡식을 먹어 만방이 다스려졌다.)라고 한 것이 이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