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천자문] 028 - 空谷傳聲 虛堂習聽 (공곡전성 허당습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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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alnimbest 211.♡.66.29
작성일 2024.06.26 09:44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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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골짜기에서도 소리가 전해지듯, 빈 집에서도 겹쳐 들린다.


공곡전성(空谷傳聲) : 텅 빈 골짜기에서도 소리가 전해지듯
빌 공(空), 골 골(谷), 전할 전(傳), 소리 성(聲)
공곡(空谷)은 인적(人跡)이 드문 골짜기를 말하며, 전성(傳聲)은 소리를 전한다는 뜻이다.

주역(周易)의 삼십일괘(三十一卦)인 택산함(澤山咸)괘에 군자 이허수인(君子 以虛受人)이란 말이 나온다. 군자는 비움으로써 남을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덕(德)을 쌓으면 저절로 알려지는것처럼 텅 빈 골짜기서의 소리도 울려퍼지니 군자는 언제 어디서건 언행(言行)을 바로해야 한다.

허당습청(虛堂習聽) : 빈 집에서도 겹쳐 들린다.
빌 허(虛), 집 당(堂), 익힐 습(習), 들을 청(聽)
허당(虛堂)이란 빈 집을 말하고 습청(習聽)은 익히고 듣는다는 뜻이다.

듣는다는 뜻의 한자는 청(聽)과 문(聞)이 있는데 차이가 있다. 청(聽, listen)은 주의(注意)를 기울여 집중해서 듣는 것이고, 문(聞, hear)은 소리가 들려 오는 것을 말한다.

습(習)은 익힌다는 뜻이고, 학(學)은 배운다는 의미이다. 논어 학이(學而)편에 나오는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 배우고 그것을 익히면) 처럼 한번 배웠다고 끝난것이 아니라 내것이 될때까지 계속 반복(反復)해서 익혀야만 한다.

학문도 그렇지만, 언어(言語)도 반복하지 않으면 내것이 되지 않는다. 영어단어를 몇번 봤다고 또 영어문장 몇번 발음(發音)해봤다고 내것이 되지 않는다. 수백번 이상을 지겹도록 반복해야 겨우 익숙(親熟)해진다. 우리가 우리말을 배울때도 어릴때부터 수백번 수천번 이상 반복을 했기 때문에 자연(自然)스러운거다.

한자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습(習)은 고사하고 학(學)도 제대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배우지 않으니 모르고, 모르니 어렵고, 어려우니 싫어하게 되는것이다. 모든 단어의 유래나 어원을 알 필요는 없으나, 유홍준(兪弘濬)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文化遺産踏査記)에 나오는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처럼 한자를 알면 어렴풋이 단어가 더욱 명확해지는 경우가 많다. 당장(當場) '답사'라는 단어는 누구나 뜻은 대충이라도 알지만, 한자로 踏査라고 썼을때 이 글자가 밟을 답(踏)과 조사할 사(査)이라는것을 아는 사람과 한자를 전혀 모르는 사람은 차이가 날수 밖에 없다.

주역을 해설한 글인 계사전(繫辭傳) 상(上)의 제8장(第八章)에는 군자거기실(君子居其室, 군자는 집에 있더라도) 출기언선 즉천리응지(出其言善 則千里應之, 그가 하는 말이 선(善)하면, 천리(千里) 밖에서도 그 말에 순응(順應)한다) 라는 말이 있다. 군자는 언제 어디서나 언행(言行)을 바로 하라는 뜻이다.

공자는 논어(論語) 위정편(爲政篇)에 지지위지지(知之爲知之,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부지위부지(不知爲不知,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 시지야(是知也, 그것이 앎이라)라고 하였다.

목탁(木鐸)은 속이 비어야 잘 울릴수 있고 학문을 할때도 머리 속을 비워야 한다. 꽉차있으면 배울수가 없다.

조(趙)나라의 장군 조사(趙括)는 명장 조괄(趙奢)의 아들로 머리가 좋아 아버지인 조괄보다 병법(兵法)에 더 밝았다고 한다. 진(秦)나라가 쳐들어오자 명장 염파(廉頗)가 잘 방어(防禦)하고 있었다. 이에 진나라 승상인 범수(范睢)는 정적(政敵)이었던 백기(白起)로 장군을 교체하면서 조나라에 소문(所聞)을 낸다. "진나라가 무서워하는 것은 똑똑한 조괄이지 늙은 염파가 아니다". 반간계(反間計)로 장기전(長期戰)을 하던 염파대신 조괄이 등용(登用)될려고 하자 병중(病中)이었던 명재상 인상여(藺相如)와 조괄의 어머니까지 "조괄은 고작 병법서만 읽었을 뿐이다. 조괄은 병법에 대해서 논할때 막힘없이 대답하지만 이는 달달 외운것일뿐 모든 변수(變數)와 현실(現實)을 모른다"며 극구(極口) 반대한다. 진나라 장군이 된 조괄을 상대로 백전무패(百戰無敗)의 백기는 장평대전(長平大戰)에서 대승(大勝)한후 조나라 병사 40만 명을 생매장(生埋葬)하였고 조나라는 이때를 기점(起點)으로 몰락(沒落)한다.

백기와 염파는 천자문의 기전파목(起翦頗牧) 문구에 나오는 전국시대 최고의 명장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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