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1·19 폭동도 내란인가? 국민의힘은 또 내란의 공범인가?

지난 12·3 내란때 ‘12·3 계엄은 내란인가? 국민의힘은 내란의 공범인가?’라는 글을 쓰고, 다시 비슷한 글을 쓰게 될 것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그런데 불과 한달 반 만에... ㅠㅠㅠㅠ

이번 1·19 폭동에 대해서는 이미 여기저기 많은 내용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간단하게(?) 형사법적으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1. 1·19 폭동의 내용은?

간략히 표현하면 이번 1·19 폭동은 법원의 결정에 반발하여 야간에 다수의 사람들이 흉기를 들고 문과 창문을 부수면서 법원에 난입하여 기물을 파손하고, 이를 막는 경찰을 폭행하여 상해를 입혔으며, 동시에 CCTV를 무력화시키고, 특정 판사를 목표로 하여 출입이 엄격히 통제된 구역을 수색한 사건입니다.

2. 1·19 폭동에 적용될 수 있는 범죄는?

1·19 폭동에 적용될 수 있는 범죄는 매우 다양합니다.

국헌문란의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켰다고 보면 내란죄(형법 제87조, 사형 무기 5년이상 등),

미리 폭동을 준비하여 다수의 사람들을 조직했다면 범죄단체 등의 조직죄(형법 제114조, 내란 목적이라면 사형 무기 5년이상 등),

다중이 모여 폭행, 협박 및 손괴행위를 하였으므로 소요죄(형법 제115조, 1년 ~ 10년 or 벌금),

소요를 목적으로 모여서 경찰의 해산명령을 받고도 해산하지 않았으면 다중불해산죄(형법 제116조, 2년 이하 or 벌금),

경찰과 법원의 공무 집행을 방해했으므로 공무집행방해죄(형법 제136조 제1항, 5년 이하 or 벌금),

법원의 재판을 위협할 목적으로 법정 부근에서 소동으로 본다면 법정모욕죄(형법 제138조, 3년 이하 or 벌금),

법원에서 사용하는 물건들과 특수매체기록을 손상 및 은닉하였으므로 공용물의 파괴죄(형법 제141조 제1항, 7년 이하 or 벌금),

다수이면서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공무집행을 방해하였으므로 특수공무집행방해죄(형법 제144조 제1항, 7년 6월 이하 or 벌금),

특수공무집행방해 과정에서 다수의 공무원을 상해에 이르게 하였으므로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죄(형법 제144조 제2항 전단, 3년 이상),

일부 의혹으로 나오고 있듯이 법원 내에 불을 지르려 했다면 현주건조물방화죄(형법 제164조 제1항) 또는 공용건조물방화죄(형법 제165조),

법원이라는 건조물에 침입하였으므로 주거침입죄(형법 제319조, 3년 이하 or 벌금),

단체가 흉기를 휴대하였으므로 특수주거침입죄(형법 제320조, 5년 이하),

건조물을 수색하였으므로 주거 수색죄(형법 제321조, 3년 이하),

법원은 공익에 공하는 건조물이므로 이를 파괴했으니 공익건조물파괴죄(형법 제367조, 10년 이하 or 벌금),

타인의 재물과 특수매체기록을 손괴하였으므로 재물손괴죄(형법 제366조, 3년 이하 or 벌금),

타인의 재물을 손괴하면서 사람의 생명 신체에 위험을 발생하게 하였으므로 중손괴죄(형법 제368조 제1항, 1년 ~ 10년),

집단으로 흉기를 들고 손괴하였으므로 특수손괴죄(형법 제369조 제1항, 5년 이하 or 벌금),

특수손괴를 하면서 법원을 파괴하였으므로 역시 공익건조물 특수손괴죄(형법 제369조 제2항, 1년 이상 or 벌금)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또한, 2명 이상이 공동하여 폭행, 협박, 주거침입, 재물손괴, 상해 등의 범죄를 범하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이하 ‘폭처법’)위반죄(폭처법 제2조 제2항)에 해당하여 가중처벌될 수 있습니다.

폭처법에 해당하는 범죄를 목적으로 집단을 구성하거나 가입하거나 구성원으로 활동했다면 수괴는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 징역에 처해지고, 간부는 7년 이상의 징역, 이외에는 2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합니다(폭처법 제4조 제1항).

여기에 위 집단이 집단의 위력을 과시하기 위해 공무집행방해 등의 죄를 범하면 각 형기의 2분의 1까지 가중됩니다(폭처법 제4조 제2항).

즉, 당연하지만, 매우 중한 범죄입니다.

일반적으로 “징역 몇 년 이상”으로 정해진 범죄는 형량의 최하한이 징역이기 때문에 중범죄로 보는데, 위에서 본 바와 같이 1·19 폭동은 “징역 몇 년 이상”의 범죄가 매우 많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3. 그럼 1·19 폭동은 내란인가?

위에 적은 다른 범죄들은 사실상 이견 없이 적용될 것 같습니다.

아마도 많은 분들께서는 1·19 폭동이 내란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라 생각하시고 계시겠지요.

전에도 설명했지만, 내란죄(형법 제87조)는 ① 대한민국 영토의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②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③ 폭동을 일으키면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국헌문란은 ① 헌법 또는 법률에 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헌법 또는 법률의 기능을 소멸시키는 행위 또는 ② 헌법에 의하여 설치된 국가기관을 강압에 의하여 전복 또는 그 권능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헌법기관은 국회에서 의결을 거쳐 국민투표에 의하여 확정된 헌법에 의하여 구성된 기관을 말합니다.

서울서부지방법원은 각급법원 중 하나로서 헌법에 의하여 설치된 국가기관이고, 법관은 헌법이 정한 독립된 국가기관이며, 폭도들은 법원과 법관의 권능행사를 불가능하게 하고자 하였기 때문에 국헌문란의 목적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수의 사람이 흉기를 휴대하고 법원 건물에 침입하여 물건 등을 파괴하면서 특정 법관을 찾아내기 위하여 문을 부수고 건물을 수색하는 행위는 당연히 가장 넓은 의미의 폭행 및 협박에 해당하기 때문에 내란죄의 폭동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저는 이번 1·19 폭동이 내란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합니다.

모두들 잘 아시다시피 내란죄의 우두머리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 무기금고 형에 처해집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법원이 폭도들에 의해 습격을 받은 적이 사실상 없기 때문에, 지난 12·3 내란과 달리 아직 유사한 내용의 대법원 판결이 없습니다.

검찰이 어떤 죄명으로 폭도들을 기소할 지는 모르지만, 분명 내란죄에 대한 검토는 필요합니다.

4. 국민의힘은 또다시 내란죄의 공범인가?

아직은 이번 1·19 폭동에 국민의힘 의원이나 당직자들이 현장에서 폭동에 참가하거나, 폭도들의 집단을 미리 조직하는 등 직접적으로 가담했다는 보도는 없습니다.

따라서 현재 시점에서 국민의힘 의원이나 당직자들이 내란죄에 직접적으로 가담한 공동정범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내란죄의 공범으로서 폭도들의 내란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방조범이나 내란행위를 결의하여 실행하도록 하는 교사범은 성립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1·19 폭동이 발생하기 직전에 ‘월담한 17명이 훈방될 것’이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알려졌습니다.

만약 이러한 기사가 사실이고 해당 발언이 인근의 시위자들에게 전달되었다면, 윤상현 의원의 발언은 서부지방법원 인근에 있던 시위자들로 하여금 법원에 침입하더라도 처벌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들게 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1·19 폭동행위의 교사범 또는 방조범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설마 그럴리는 없겠지만, 1·19 폭동의 주도자가 밝혀지고 해당 인원들과 국민의힘 구성원들 사이의 연결고리가 발견된다면 해당 국민의힘 구성원들은 내란죄의 공동정범을 피해갈 수 없을 수 있습니다.

더욱이 내란죄를 저지른 사람들이 국민의힘 당내 주도세력이라면, 지난 통합진보당 해산 사건과 유사하게 국민의힘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정당해산의 요건을 충족하게 될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그리고 만약 1·19 폭동 이후 또다시 유사한 일이 벌어진다면, 1·19 폭동 이후에 나온 ‘무료 변호를 해주겠다’, ‘아스팔트의 십자군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등의 표현은 내란선동·선전죄(형법 제90조 제2항) 및 내란죄 방조에 해당할 수 있고, 이는 역시 국민의힘 정당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다는 판단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게 됩니다.

결국, 국민의힘은 또다시 내란의 공범이 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5. 결론

1·19 폭동은 법원을 상대로 한 폭동이므로 그 자체로 내란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폭도들에게 한 말에 따라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은 내란죄의 교사 또는 방조가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결국 1·19 폭동은 1·19 내란이라고 표현해야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라는 공동체가 중대한 위협에 직면했습니다.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해 또다시 고민하게 되는 시간입니다.

공동체와 공권력에 대한 강력한 도전을 우리 모두의 노력으로 극복했으면 합니다.

(아... 이번 글도 길어졌네요 ㅠㅠ 아 또 피곤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