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카르니틴, 베타인, 콜린 주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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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고약상자
작성일 2025.01.31 03:30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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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니틴 (carnitine)은 지방산이 베타 산화를 통해 산화되면서 에너지를 생성하는데 꼭 필요한 보조 인자입니다. 그래서 이걸 충분히 섭취해 주면 지방산이 잘 산화되어서 에너지도 많이 만들어지고, 불필요한 지방산이 산화되어 제거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운동을 하시는 분이나 살을 빼고 싶으신 분들이 이걸 보충제로 많이 드시는 것 같습니다.


아래 그림에서 보시면 지방산 (fatty acid)이 카르니틴과 결합해 fatty acyl-carnitine이 되어서 미토콘드리아 안으로 들어가 지방산을 내려 놓고, 다시 나와서 다른 지방산을 싣고 들어가는 순환을 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미토콘드리아 안에서 지방산은 베타 산화 (beta-oxidation)를 통해 에너지를 생산합니다. 그래서 이걸 충분히 섭취하면 지방산을 태우고 몸에 에너지를 공급해 주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카르니틴을 복용하면 흔히 생선 비린내가 난다거나, 소화가 잘 안되는 부작용이 알려져 있습니다만, 최근 보고되는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카르니틴이 장내에 있는 미생물에 의해 대사가 되어 TMA (trimethylamine)를 만들고, 이것이 간에서 FMO에 의해 다시 대사가 되면 TMAO (trimethylamine N-oxide)가 된다고 합니다. 생선 비린내가 나는 것도 바로 이때 만들어진 TMA가 원인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TMAO는 몸에서 여러 문제를 일으키는데요,


폼세포 (foam cell)를 형성해서 죽상동맥경화 (atherosclerosis)를 유발할 수도 있고, 담즙과 콜레스테롤의 대사와 순환에 영향을 미치고, 혈소판을 활성화시켜서 혈전이 유도되어, 뇌혈관 및 심장 관상동맥 질환을 유발할 수도 있고, 만성 신부전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마우스에게 카르니틴을 먹이면 죽상동맥경화가 더 심해진다는 것은 여러 연구 보고가 있지만, 간략하게 중요한 데이터만 살펴보시면 아래와 같습니다.

https://pubmed.ncbi.nlm.nih.gov/23563705/


카르니틴 사료를 먹인 마우스에서 약 1.8배 죽상동맥경화가 더 심해졌고 (녹색화살표), TMA나 TMAO의 혈중 농도도 카르니틴 사료를 먹인 쪽이 월등히 높아졌으며 (빨간색 화살표), 항생제를 같이 먹여서 장내 박테리아를 없애주면 거의 사라지는 (파란색 화살표)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림 중에 a는 심장을 가로로 잘라서 보여주는 표본인데요, 빨간색으로 염색된 부분이 plague라고 동맥경화가 발생한 부위입니다. 카르니틴 사료를 먹인 쪽이 더 많은 플레이그가 쌓여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 다른 논문에서는,

https://doi.org/10.1002/mnfr.201700299


카르니틴을 피하로 주사한 경우는 특별한 차이가 없었으나, 입으로 먹이는 경우는 장내 박테리아에 의해 TMAO가 형성되어 죽상동맥경화가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으며 (G), 카르니틴을 먹인 쪽이 심장을 제외한 대동맥 전체에서도 역시 빨간색으로 염색된 병변이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I). 이걸 통계적으로 처리해서 그래프로 보여주면 H와 J가 되는데요, 카르니틴을 먹인 쪽이 유의미하게 죽상동맥경화가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빨간 화살표).

여기서는 카르니틴만 다루었지만, 베타인 (betaine), 콜린 (choline), 포스파티딜콜린 (phospatidylcholine)등도 이런 비슷한 문제를 일으키는 물질 (TMA precursors)이라고 합니다.


요약해드리면, 카르니틴, 베타인, 콜린 같은 보충제를 드시는 경우, 장내 미생물에 의해 TMAO가 증가하여 죽상동맥경화나 혈전이 발생하여 뇌혈관 또는 심장혈관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복용시 주의하셔야 하며, 가급적 안 드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특별히 이걸 드셔서 얻을 이익도 별로 없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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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 / 1 페이지

Badger님의 댓글

작성자 Badger
작성일 01.31 03:55
감사합니다

미행연구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미행연구
작성일 01.31 04:02
감사합니다. 콜린은 어디서 들어본것 같아서 메모장 검색해보니 뇌영양제? 치매예방? 에 좋다고 나중에 먹어보자 라고 적어놨네요ㄷㄷ  고약상자님 글을 못봤으면 큰일날뻔 했네요

UQAM님의 댓글

작성자 UQAM
작성일 01.31 04:05
아르기닌은 괜찮나요?

고약상자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고약상자
작성일 01.31 04:18
@UQAM님에게 답글 아르기닌은 단백질이 분해된 아미노산이니 특별히 문제가 있기는 어렵습니다.

Crosby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Crosby
작성일 01.31 17:43
카르니틴은 고기, 특히 붉은 고기와 가금류에 많이 함유된 카르니틴을 섭취하게 되죠. 섭취된 카르니틴은 장내 특정 미생물(coprococcus, 락토바실러스 등)에 의해 분해(탈카르니틴화)되어 TMA로 변환되고요. 생성된 TMA는 장에서 혈류로 흡수됩니다. TMA는 혈류를 통해 간으로 이동하고, 간에서 TMA는 트리메틸아민-N-산화효소(FMO3)에 의해 산화되어 트리메틸아민-N-산화(TMAO)로 변환되고요. TMAO는 혈관 내 염증을 유발하고 동맥경화, 심혈관 질환, 신장 질환, 뇌졸중 등의 위험을 높일 수 있죠. 동맥경화 및 심혈관 질환, 제2형 당뇨병, 신장 질환, 뇌졸중, 암, 치매(인지 기능 저하와 치매 위험과 연관되어 있다는 연구 결과). 현재에는 심혈관 질환과의 관련성이 가장 명확하게 입증된 상태이고요. 그렇다고 카르니틴은 근육 기능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무조건 섭취를 끊는 것은 아닙니다. 개인의 건강 상태(대사능력 차이)나 식습관, 장내 미생물 구성(장 건강 상태)에 따라 TMAO 생성량이 다를 수 있죠. 카르니틴 보충제를 과다하게 섭취하는 것은 TMAO 농도를 높여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하지만.. 무조건 복용하지 않아야 할 건 아니죠. :)

bluebox님의 댓글

작성자 bluebox
작성일 01.31 23:33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역사돌이님의 댓글

작성자 역사돌이
작성일 02.01 02:09
여기서 tmao를 보다니,
연구비 삭감으로 한 1년 6개월 일한곳에서 tmao를 주제로 잠시 연구 깨작거리고 리뷰논문 쓰다가 나왔네요!
이직을 곧 50?을 바라보는 시기에, 현 백수이기에 대출받아서 근근히 생활을 버티는 와중에, 그동안 다모앙 가입새서 자유게시판만 보았기에 다모앙의 구성이 어떤지 찬찬히  살피다가 반가운 마음에 댓글답니다!
굥이 구속 되었으니 백수생활이 어여 끝나고 또 연구환경이 지금보단 조금 나아져서, 제가 다시 잡을 구할 수 있을거란 희망을 가지고, 이만 인사드리면서 지나갈게요 ㅎㅎ
(연구비 삭감 문제가 아니라면 제 주제가 될뻔했는뎅...)

고약상자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고약상자
작성일 02.01 02:13
@역사돌이님에게 답글 반갑습니다. 같은 연구자 입장에서 응원 보냅니다. 저도 캐나다에 있을 때 3개월 정도 공백기가 있었습니다. 심리적으로 힘들었었는데, 아내가 많이 도와줬었습니다. 아마 곧 좋은 소식이 있지 않을까요?

역사돌이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역사돌이
작성일 02.01 02:17
@고약상자님에게 답글 네 감사합니다
아직 내란성 불면증 영향으로 쉬이 잠들지 못하고, 현재 깨어있어서 바로 댓글 남겨요.
네~ 잘 될거라 봅니다 ㅎㅎ

고약상자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고약상자
작성일 02.01 02:25
@역사돌이님에게 답글 쪽지 확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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