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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16일 AM 11:51

입자가속기는 초전도 자석 등으로 입자를 매우 빠르게 가속해 충돌시켜 우주의 기본 입자 등을 찾는 과학 실험 장치다. 2012년 이론적으로만 예측된 '힉스 입자'를 찾은 유럽의 길이 27킬로미터 거대강입자충돌기(LHC)가 대표적이다.
거대한 규모의 입자가속기와 달리 레이저로 수 센티미터~수 미터 길이에서 입자를 빠르게 가속해 강력한 충돌을 일으키는 방법에 대한 연구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14일(현지시간) LHC 등 기존 입자가속기보다 규모가 훨씬 작고 저렴한 입자가속기를 만들 수 있는 '항적장 가속(WakeField Acceleration)' 기술을 조명했다.
항적장 가속은 수상 레저인 웨이크보드와 비슷한 원리로 작동한다. 물 위에서 보트가 지나가면 보트의 진행 방향 뒤쪽으로 골과 마루가 있는 물의 파동이 생긴다. 이때 뒤따라오는 서퍼가 앞쪽으로 경사진 골 중간에 있으면 계속해서 앞쪽으로 떨어지면서 속도가 붙는 효과가 생긴다. 항적장 가속에서는 플라즈마가 물, 레이저 펄스는 보트, 전자가 서퍼 역할을 한다. 전자가 레이저 펄스 뒤를 오래 따라갈수록 가속이 많이 된다.
미국 로렌스버클리 국립연구소 연구팀은 항적장 가속 방식으로 전자 에너지를 30센티미터 거리에서 100억전자볼트(eV, 에너지의 단위)까지 도달시키는 데 성공했다. LHC의 전신인 대형 전자-양전자 충돌기(LEP)의 빔이 27킬로미터 길이에서 달성한 에너지 크기의 약 10분의 1에 해당하는 값이다. 연구결과는 지난해 12월 18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PRL)'에 공개됐다.
김경택 광주과학기술원(GIST) 물리광과학과 교수는 "항적장 가속은 선형 가속기보다 구현할 수 있는 전자의 에너지와 입자 수는 상대적으로 낮지만 작은 규모와 저예산으로 정밀하게 실험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선형 가속기와 경쟁하거나 대체하기보다는 상보적인 관계"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지난해 12월 출범한 기초과학연구원(IBS) '상대론적 레이저과학 연구단' 단장을 맡아 항적장 가속으로 전자를 레이저와 충돌시키는 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항적장 가속 방식은 전자 충돌 실험 규모를 킬로미터 단위에서 미터 단위까지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김 교수는 "20~30킬로미터 길이의 가속기 대신 조그만 빌딩 하나 정도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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