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tex Suite 플러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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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시디안을 써봐야지 써봐야지 하다가 결국 쓰기 시작하게 된 게, 우습게도 Latex Suite 플러그인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Logseq에서 mathjax 사용에 대해 뭔가 찾아볼 것이 있어서 검색하는 중이었는데, 어떤 수학과 대학원생이 '자기는 vim과 적당한 매크로 사용으로 모든 수학 수업에서 실시간으로 텍으로 노트 만든다'라고 자랑해 놓은 블로그를 발견했습니다.
https://castel.dev/post/lecture-notes-1/
수식 입력은 기본적으로 느립니다. 특히 GUI로 가면 말할 것도 없고요. 텍이 기본적으로 수식을 그나마 제일 빨리 입력할 수 있는 방법이기는 합니다만, 이것조차 백슬래쉬 누르고 이것 저것 마크업을 입력하다 보면 결코 만족스러울 만큼 빠르기 어렵습니다. 근데 수학 수업의 노트를 실시간으로 텍으로 치고 있다고? 그게 가능한 거였어?
기본적으로 이분의 방법은 매크로를 통해 짧은 텍스트를 보다 긴 텍스트로 자동 치환하는 기능을 적극 활용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수식 환경 내에서 a를 입력한 뒤에 곧장 /를 입력하면, 분수를 입력하고 싶다고 간주하고 여태까지 입력을 자동으로 \frac{a}{ }로 변환한 뒤, 두번째 중괄호 내에 커서를 넣어주고 분모 입력을 받는... 최소한의 입력 만으로 대부분의 수식을 빨리 입력하기 위한 시스템을 이런 식으로 구축했습니다.
나름 꽤 텍을 오래 썼다고 생각했지만, 이걸 보고 여태까지 텍을 헛 배웠음을 깨달았습니다. 문제는, 이 시스템을 쓰려면 vim을 써야 하는데, vi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대안을 찾던 중에 몇 가지를 깨달았습니다.
- 기존에 마크다운 에디터로 typora를 사서 썼습니다. 이 에디터의 장점은 편집창과 렌더링 창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한 화면에서 처리한다는 건데, 기본적으로 옵시디안을 그런 용도로 쓸 수 있고, 그 이상의 장점들이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물론 옵시디안은 단순 마크다운 에디터 이상이기는 합니다만, 마크다운 에디터로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아니, typora보다 더 나은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vault 개념 때문에 typora와는 좀 용도가 다르게 되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 옵시디안 플러그인 중에 Latex Suite이란 게 있고, 이게 위에서 설명한 수식 고속 입력 시스템의 아이디어를 옵시디안에서 구현한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써보니, 실제로 상당히 빨랐습니다. 제대로 쓰기 위해서는 일단 이 입력 방식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고, 또한 자신의 용도에 맞는 커스텀 매크로를 추가해야 합니다만, 적응해감에 따라 속도가 상당히 빨라졌습니다.
- markdown과 mathjax, 그리고 언급한 latex suite의 조합이 나쁘지 않습니다. LaTeX의 철학이 TeX을 좀 더 체계적으로 markup language로 만들자는 건데, 많은 수의 마크업 언어들이 점차 그렇게 되어가듯이, 원래는 human readable이라고 했는데, 물론 실제로 human readable이긴 합니다만 길고 복잡한 마크업이 읽기도 치기도 점점 부담스러워집니다. 그에 비해, 마크다운은 그 최소성 때문에 읽기도 쉽고 입력하기도 쉽습니다. 물론 그 미니멀리즘이 다른 문제들을 일으키기는 합니다만, 앞에서 말한, 최대한 경제적으로 수식을 입력한다는 아이디어와는 아주 잘 맞아 떨어집니다.
결과적으로, 수식을 많이 포함하는 문서를 최대한 빨리 작성한다는 목적에 잘 맞는 도구로 보입니다.
Latex Suite의 또다른 장점은, 이 플러그인이 하는 일이 기본적으로 mathjax 수식을 적은 수의 키스트로크만으로 만들어주는 일이기 때문에, 향후 이 플러그인의 개발이 중단된다고 해서 이에 대한 의존성이 0이라는 점입니다. 물론 개발이 중단되면 가슴아프겠지만, 그런다고 기존에 이를 써서 입력해 놓은 수식이 사용 불가능하게 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Iam9root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