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메딕 (208.♡.104.244)
2025년 5월 30일 AM 02:26 · 수정됨(05. 31. 05:41)
미국에 오기전에 여러 미국 문화 중에서 이해가 잘 안되는 몇가지가 있었는데, 그 중의 하나가 자동차 관련 내용들이었습니다.
예로 헬스장에 간다고 자동차를 타고 가서 운동하고 다시 차 타고 집에 온다.... "아니, 운동가는거면 그냥 걸어가던지 뛰어가던지 하면 되지 그걸 차를 타고 간다고?" 라고 말이죠.
그런데, 막상 미국, 특히나 중서부에 정착하고보니, 차가 없으면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동네인지라 이제는 그냥 무지했던 옛날의 제 모습이라 여기며 속으로 혼자 웃고 넘깁니다.
아마 미국에 계신 다른 앙님들도 자동차 없으면 한 하루라도 삶이 제대로 안 돌아가는 걸 겪으실텐데요.
문득 이런 생각을 하다가 보니, 이제껏 제가 탔던 자동차들을 하나하나 기억해보게 되었습니다. 유학생 시절로 시작한지라 늘 중고차였지만, 차를 조금 아는 덕분에 자동차 관련해서는 그럭저럭 무탈하게 살아온 것 같습니다.
우선 제 미국의 첫차. 사실 제 명의로 된 첫 차였습니다. 국내에 있을때에 차가 있었으나 아버지께서 타시던 차를 물려받았던지라 제 명의는 아니었거든요.
아무튼, 이 첫차는 Toyota Corolla 1993. 약간 어두운 녹색에 엔진은 1.8L에 무려 자동 3단(?) 이었습니다. Title은 Rebuilt. 유학 올 당시에 Hackers에 CarFax로 구매하고자 하는 차량의 이력을 알려주는 분이 있었는데,
그분 통해서 조회하니 Rebuilt. 사지 말라고 하시더군요. 그래도 워낙 저렴하게 나왔던 지라 엔진 소리 듣고 길 한바퀴 돌아보고 나서 구매했습니다. 사자마다 타이어 4개 다 교체. 4개가 다 상태가 제 각각에 브랜드도 사이즈도 달랐던 지라 타이어 부터 갈았습니다.
이 차로 참 여러곳을 다녔습니다. 중서부에서 Holland, Chicago, Cincinnati, Louisville,..... 참 많이 다녔습니다, 2년후에 사고로 폐차 판정받을때까지요. 정말 타는동안 오일만 교환하면서 잘 탔습니다. 샀을 때 이미 180000이 넘었던 차였는데, odometer가 부정확하다고 title 표기가 되어서 실제 주행거리는 아무도 모르는.......
아무튼, 그 사고 이후 때마침 차를 바꾸는 친구가 저렴하게 넘겨준 차가 지금도 타고 있는 Accord 2004. 2.4L엔진에 자동 5단 변속기. 가장 기본 모델인데 One owner에 장거리를 많이 뛰었을 뿐, 차는 아주 상태가 좋았습니다.
이 차도 이때 주행거리가 180000. 지금은 340000 (15년간 타고 있네요). 그간 CV axle, starter motor, 2 batteries, cover gasket, brakes, AC refill.... 주행거리 대비 정말 정비 할일 거의 없이 잘 타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아파트가 학교와 멀어져서 차가 한 대 더 필요하게 되어 얻은 차가 Pontiac Sunfire 1996 4door. 이 녀석도 주행거리가 190000, 거기다가 여러 문제가 있었습니다. 도어락 고장, 윈도우 고장(4개 다), AC고장, 간헐적 시동꺼짐, 방전, 등등.
달리는거는 잘 되는지라 학교 등교용으로 쓸꺼기에 폐차장 보내야한다는 걸 냉큼 얻어왔었습니다. 시동꺼짐은 MAF sensor 교체로 해결, AC는 콤프레서가 터져셔 한 1년 그냥 타고 다녔습니다. 여름에 창문도 못 열어서 찜통으로 다녔는데, 비오늘 날이면 앞유리 결로 때문에 운전하기가 아주 고역이었습니다. 습기가 가득 차 있으니 어디나 끈적끈적하고 수시로 유리창 닦아야하고...... 그러다가 도저히 안되겠어서 폐차장에서 하나 때다가 교체. 운전이 정말 쾌적해지더군요. 진작 고칠껄하고 후회를 했었습니다. 이 녀석도 4년 잘 타다가, 반대편 신호위반 좌회전 차와 접촉으로 폐차 판정. 차 값이 낮은 차들은 수리비가 항상 더 나오니 그냥 폐차처리하더군요.
그리고 다시 구한 차가 Toyota Corolla 2008. 당시에는 연식이 얼마 안되었던 차. 다만 이차도 주행거리가 이미 160000. 그래도 이름값하는지라 역시 오일만 교체하며 잘 탔습니다. 다만 자잘한 사고가 3번 있었고, 4번째는면허 막 땃던 딸내미가 사고를 내면서 폐차 처리가 되었습니다. 역시나 수리비가 차 값보다 더 나와서 폐차.
이후 구하게 된 차가 Accord Coupe 2005 3.0 2 door. 210000. 얼마 타다가 고등학생인 아들에게 주었습니다. 저는 Accord 2004를 타기로하고, 아내에게는 좀 큰 Highlander 2005를 업어와 타게 했죠. 이렇게 졸지에 차를 3개 굴리다가 Accord Coupe가 1년 뒤 사고로 또 폐차. 그리고 구한 차가 Accord 2003.
Accord 2004는 아들 녀석이 잘 타고 다니고 있구요. Highlander도 주행거리가 200000에 받아와서 water pump, cover gasket, O2 sensor만 갈고는 잘 타고 있네요. 지금은 300000 뛰었습니다.
이제는 차 3대, Highlander 2005, Accord 2003, Accord 2004 모두 다 마일리지가 높아서 차를 바꿀 때가 되어가기는 하는데, 새 차는 너무 비싸졌고 중고차를 하려니 장거리 운전 걱정없는 년식의 중고차는 새 차 못지 않은 가격이라 선뜻 결정을 못하고 있네요. 뭐 지금 타는 차들이 탈 없이 잘 굴러가주어서 그런 이유도 있지만, 모든게 불확실한 이 시기에 선뜻 큰 돈을 쓰기가 망설여지기 하구요.
다들 차에 대한 기억이 뭐가 있으실까요? 월급 좀 팍팍 오르거나 재산이 좀 확 늘어서 원하는 차 하나 가져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주저리주저리 긴 글 적어봤습니다.
댓글 (30)
- S
Skykeeper
25.05.30 · 136.♡.132.67
2013년부터 Nissan Altima, Subaru Outback, Fiat 500L, Honda Accord 를 거쳐서 지금은 Tesla Y 와 Subaru Ascent 로 정착했습니다. 모르죠 또 언제 바뀔지. 개인적으로 가성비를 생각하면 Subaru가 제일 만족감이 높은거 같습니다. 그래도 나중에 돈 많이 벌면 Defender 를 한번 타 보고 싶긴 합니다. -
파파라메딕
→ Skykeeper 작성자
25.05.30 · 208.♡.104.244
Outback은 아무 생각없이 가격 봤다가 "헉" 했던 모델이라 늘 기억에 남습니다. Subaru 차 좋더라구요. - S
Skykeeper
→ 파라메딕
25.05.30 · 136.♡.132.67
전천후로 막(?) 타기 좋은거 같습니다. -
KKami
→ Skykeeper
25.05.30 · 45.♡.67.129
박서엔진으로 간혹 고생한분 빼고는 아웃백 칭송하는 분들은 많이 봐도 욕하는 분은 거의 못 본거 같네요 - S
Skykeeper
→ Kami
25.05.30 · 136.♡.132.67
지금은 애들이 많이 자라서 Ascent지만 애들이 떠나면 다시 Outback으로 돌아갈 생각도 있습니다. Ascent는 차가 커서 기름 너무 많이 먹어요. - 배
배려심
25.05.30 · 173.♡.223.14
오래전에 이민오신 것 같은데 다양한 차량들을 섭렵하셨네요. 차를 사고 싶으면 돈걱정은 미래의 나에게 맡기시고 테스트 드라이빙부터 하셔야죠.
저는 올해 이민 10년차인데 고작 2대(중고차 1대, 새차 1대)째인데 말이죠. 처음 미국와서 한 6개월 뚜벅이로 지내다가 아마도 추수감사절 직전이었을텐데 렉서스에서 로너카로 사용된 걸로 추정되는 ES300이 싯가보다 싸게 나와서 덥썩 물어던게 미국에서의 첫 차였죠. 뒤에서 받히는 사고를 두번 겪긴 했지만 5년간 보스턴, 메인, 필라델피아, 워싱턴DC 등 동부 곳곳을 잘 달려주었는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코비드 즈음에 지인을 통해 할인을 좀 많이 받을 기회가 되어 없는 돈을 쥐어짜서 Mercedes를 구입해서 지금껏 타고 있습니다. 지금 60k 마일 넘었는데 차 바꾸는 것도 스트레스 받는 일이라 큰 고장 안나고 잘 달리면 적어도 한 5-6년은 더 타지 않을까 싶습니다. -
파파라메딕
→ 배려심 작성자
25.05.30 · 208.♡.104.244
테스트 드라이브는 겁부터 납니다. 하고나면 꼭 사야할 것 같은 부담감이 있어서요. 다른 사람 눈치를 좀 많이 보는 편이라 테스트 드라이브나 Try out 또는 시식코너는 저에게 아주 위험한(?) 곳 들입니다. {emo:onion-014.gif:25} -
글글록
25.05.30 · 67.♡.98.210
계속 미국차만 타다가 계속 고장나서 폐차되고 시에나 타고 다니고 있습니다 ㅠㅠ
다들 미국차 학을 떼던데 저도 라디에이터 호스 터져서 하얀 연기도 나고 오일누수가 생겨서 검은 연기도 나고 ㅠㅠ
대신에 고장도 잘나고 부품 구하기도 쉬워서 고치기도 쉽고 이러는데 진짜 한번 고장나면 시간이 너무 걸려서 ㅠㅠ
확실히 일본차가 진짜 오래 가는건 맞는것 같아요. 제가 탔던 미국차들은 10만 마일 좀 넘겼는데 진짜 중고차값보다 고친값이 더 들었을정도에요 ㅠㅠ -
파파라메딕
→ 글록 작성자
25.05.30 · 208.♡.104.244
일본 제품 정말 안 쓰고 싶은데, 여기서 차를 고르라고 하면 Toyota 와 Honda 만 눈에 들어옵니다. 고장나면 고치고 탈 여력도 안되는지라 그저 고장 안나는 차가 제일이라 여기면서요. 현대 기아 차가 정말 좋아졌지만, 아직 내구성까지 따라왔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PPhysicist
25.05.30 · 66.♡.205.125
올해는 새로운 차 하나 사야지 하고 벼르고 있다가 세달전쯤 차를 몇개 고르고 딱 딜러십에 연락하려는 순간 트럼프 관세 ㄷㄷㄷ 그래도 알아보자 하고 연락하니 두군데는 아예 물건 없다 구라...두군데는 딜러 fee로 장난질... 그렇잖아도 조지아 애틀란타 근처는 차 구매하기 쉬운 동네는 아닌데 정말 이럴때 보면 더 진절머리나는 딜러십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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