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심 (173.♡.223.14)
2025년 7월 8일 AM 05:46 · 수정됨(23:13)
아직도 심장이 벌렁벌렁 거리지만 오늘 겪은 따끈따끈한 피싱 경험기 올립니다.
점심을 먹고 아이스커피를 한잔 마시려고 에스프레소 머신을 워밍업하는 중에 뉴욕 번호로 전화가 왔습니다. 뉴욕 총영사관, 임아무개 사무관이라며 제 이름을 확인하고 본인이 맞냐고 묻습니다. 본인이라고 얘길 하니 한국 법원에서 제 앞으로 보낸 서류가 영사관에 도착했는데 본인 확인을 하고 내용을 열람하기 위해 영사관을 방문하라길래 무슨 서류냐고 물어보니 제 3자가 열람할수 없으므로 내방하여 본인이 직접 열람을 하고 몇 가지 질문에 답변을 하면 대한민국 법원에 답변을 하게 된다고 하더군요. 오늘 바로 가긴 어렵고 방문날짜를 잡을수 없겠냐고 하니 법원에서 온 중대한 일이니 빨리 방문하시는게 좋은데 혹시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면 주소를 알려줄테니 방문하지 않고 서류를 직접 열람할수 있다길래 알려주는 대로 접속을 했습니다. 법무부 형사사법포탈이라는 웹사이트가 열리고 아래쪽에 이름과 주민번호를 기입하니 나의 사건이 조회되는데 요지는 베트남에서 마약을 유통하다 체포된 한국인에게서 압수한 여러개의 여권중에 제 여권이 포함되어 있고 제 은행계좌가 마약거래를 위해 이용되었다며 경찰협조공문(인터폴, 영문), 금융사고계좌 거래내역(개설한 적이 없는 계좌번호), 여권반납 명령통지서(외교부), 구속영장(서울지방법원) 등이 포함된 전자서류였습니다. 그러더니 최근에 한국에 언제 갔다왔는지, 신분증을 잃어버린 적은 없는지 몇 가지 추가 질문을 하고 제 대답을 녹취하여 검찰에 보내고 마약범죄부, 범죄수익환수과 전화번호(실제 대한민국 검찰청 웹사이트에 존재하는 실제 전화번호)를 알려주고 연락이 갈거라고 하더군요. 여기서 이상한 부분이 본인만 볼 수 있어서 우편물의 내용을 전혀 모른다고 했지만 통화를 하다보니 내용을 대충 알고 있는 듯 질문할 때 의심이 들었지만 웹사이트도 그렇고 실제 검찰청 범죄수익환수과 전화번호를 알려주니 긴가민가 했습니다. 일단 알겠다고 전화를 끊고 뉴욕 총영사관을 검색해서 전화번호를 확인하니 제 휴대폰에 찍힌 번호와 동일합니다. 그렇다면 내 명의로 대포통장이 개설된건가 의심이 들어 아내에게 연락을 해서 상황을 공유하려고 하는데 검찰청 범죄수익 환수과 번호로 전화가 오더군요. 여기서 두번째 의심이 드는게 영사관 사칭 전화를 끊은지 5분 정도 지나 한국시간으로 오전 2시 반쯤에 범죄수익환수과로부터 전화가 왔는데 이 새벽에도 일을 한다고?? 그것도 이렇게 빨리 액션을 취한다고?? 하는 생각이 들었고 생각할 틈을 주지 않고 몰아부치는 보이스피싱 수법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일단 받지 않고 영사관에 전화해서 방금 임아무개 사무관과 통화했는데 실제 근무하는 분인지 물어보니 그럼 사람 없고 영사관 전화번호가 찍힌 전화가 온다는 제보를 여러번 받았는데 다 사기(보이스피싱)라고 속지 말랍니다. 그렇게 통화하는 중에도 계속 범죄수익 환수과 번호(한국번호)로 전화가 오고 받지 않으니 임아무개 사무관이 뉴욕 영사관 번호로 제게 전화를 합니다. 그래서 '제가 방금 뉴욕 총영사관과 통화했는데 임아무개라는 이름의 사무관은 없다는군요'라고 하니 뚝 끊습니다.
개설한 적도 없는 대포통장으로 제 명의가 도용된게 아닌가 싶어서 가슴이 철렁했는데 다행이 피싱조직에 넘어가지 않고 피해없이 잘 넘겼습니다. 스크린샷으로 위조된 공문서를 모두 캡쳐해두긴 했는데 제가 재발방지를 위해 할 수 있는게 뭐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근데 지금 또 걱정되는 것이 이 정도로 정교하게 위조하고 속이려든다면 추가 피해가 있을수도 있고 그리고 제가 통화를 거의 30여분 했는데 제 목소리도 AI로 위조해서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피싱을 시도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더군요. 사기꾼 놈들, 그렇게 정교하게 남을 속일 정성으로 다른 일을 하지, 왜 남 등쳐먹는 일을 하는지 원.. 오늘은 한국에 계신 부모님과 가족들에게 안부 전할 겸 전화 한번 드려야겠습니다. 해외 동포, 교민 여러분들도 피해없으시길 빕니다.
추가. 피싱 관련 내용이 궁금한 분들이 많고 추가 피해 방지 차원에서 피싱범들이 위조한 공문서와 가짜 법무부 형사사법포털 사이트를 공유합니다. 나중에 다시 들어가보니 왼쪽에 활성화가 안된 메뉴들이 많아 가짜 웹사이트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 외 구속영장과 여권반납통지서 등의 위조서류도 있는데 제 개인정보가 포함되어 있어 웹사이트 캡쳐만 공유합니다.

댓글 (30)
- 초
초보찜
25.07.08 · 1.♡.213.105
- 배
배려심
→ 초보찜 작성자
25.07.08 · 173.♡.223.14
위조된 공문서 때문에 실은 그렇게 스마트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한참 지나서야 피싱을 의심하기 시작했고 너무 당당한 피싱범들의 태도에 긴가민가했던게 사실입니다. 점점더 정교해지는 피싱수법 때문에 나이드신 분들은 더 쉽게 당하지 않을까 아주 걱정스럽더라구요. - M
Monster_with_me
25.07.08 · 5.♡.250.192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사기꾼들 죄다 사형시켰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과거에 한번 걸린적이 있었는데, 정말 피 말려 죽이는데... 환장하겠더군요.
이런경우가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 더 조심해야겠습니다. - 배
배려심
→ Monster_with_me 작성자
25.07.08 · 173.♡.223.14
선량한 사람들의 피를 빨아먹고 사는 피싱 사기나 주가조작 등의 경제사범들은 정말 중형에 처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제 주변에도 크고 작은 피싱 피해를 본 사람들이 이미 서너분 있다는게 놀랍고 저도 피해를 볼 뻔했다는 점에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 M
Monster_with_me
→ 배려심
25.07.08 · 5.♡.250.192
절대 공감입니다.
형량이 약해서 자꾸 반복된다는 느낌입니다.
형량이 높아진다고 근절하긴 어렵겠디만
최소한 줄기는 하겠죠! -
NNunki
25.07.08 · 223.♡.81.138
외국이라 상대적으로 고국의 정보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거에 착안한거 같네요. 쓰레기같은.. . -
미미피키티
25.07.08 · 122.♡.23.252
저런 나쁜 놈들을 어떻게 하면 박멸시킬지... 휴...
인간 사회에 공존이 안되는 트롤과 미물들이 너무 많습니다.
하루 빨리 모두 수거해서 개작두로 처단했으면 소원이 없겠습니다. -
가가시나무
25.07.08 · 172.♡.52.226
’ 법무부 형사사법포탈이라는 웹사이트가 열리고 아래쪽에 이름과 주민번호를 기입하니 나의 사건이 조회되는데 요지는 베트남에서 마약을 유통하다 체포된 한국인에게서 압수한 여러개의 여권중에 제 여권이 포함되어 있고 제 은행계좌가 마약거래를 위해 이용되었다며 경찰협조공문(인터폴, 영문), 금융사고계좌 거래내역(개설한 적이 없는 계좌번호), 여권반납 명령통지서(외교부), 구속영장(서울지방법원) 등이 포함된 전자서류였습니다.’’
정상적인 사이트였나요? 다른 사건을 사기친 거였을까요?
피해가 없으셨다니 다행입니다. - 배
배려심
→ 가시나무 작성자
25.07.08 · 173.♡.223.14
피싱사기꾼들과 통화가 끝나고 열려있는 형사사법포탈 사이트를 들어가보니 활성화되지 않는 메뉴들이 많은 걸 보니 피해자들을 기만하기 위해 만든 사이트인 것 같습니다. -
가가시나무
→ 배려심
25.07.08 · 104.♡.68.24
아.. 이런 ㅜㅜ 그렇군요..
댓글을 작성하려면 이 필요합니다.
모바일로 링크 보내서 확인 하는건 무조건 의심해야 합니다. 그래도 스마트 하신 대응으로
피싱을 피해서 다행입니다.
피싱 범인들은 새벽이 없나 보내요. ㄷㄷ
해외 계신 분들 정보유출도 된듯하니
조심하세요!! (뭐.. 개인정보야 너무 많이
털려서 그려려니 합니다 ㅡ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