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빛과 실 - 한강
아이셰도우

Lv.1 아이셰도우 (180.♡.185.178)

2025년 5월 16일 PM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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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님의 최신 산문집입니다.

다가오는 5.18을 맞이해서 '소년이 온다'를 다시 꺼내 읽기 전에 한강 작가님과 '소년이 온다'를 더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사전 작업차 읽었습니다.


저는 이 책을 통해 그동안 읽었던 여러 한강 작가님의 작품들 속에 흩어져 있던 주제의식과 작가님의 생각을 작가님이 직접 들려 주시는 말을 통해 하나로 정리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특히 작가님이 열두 살 때 광주의 사진첩을 본 이후로 인간의 존재 이유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들을 갖게 되면서,『작별하지 않는다』를 출간한 2021년 가을까지 계속 가진 두 질문

'세계는 왜 이토록 폭력적이고 고통스러운가'

'동시에 세계는 어떻게 이토록 아름다운가'

사이의 긴장과 내적 투쟁을 글쓰기의 동력으로 삼아왔지만, 이삼 년 전부터 그것을 의심하면서 '첫 소설부터 최근의 소설까지, 어쩌면 내 모든 질문들의 가장 깊은 겹은 언제나 사랑을 향하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그것이 내 삶의 가장 오래고 근원적인 배움은 아니었을까?' 라고 새롭게 갖게 된 작가님의 질문들은, 확실히 그 사진첩의 기억이 평생동안 작가님에게 각인되어 지금까지의 작가로서 글쓰기를 계속 하는 동력이 된 것이구나, 이런 작가님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앞으로 작가님의 작품들을 읽으면 훨씬 더 정확하게 작품을 이해하고 작가님이 글을 쓰며 느꼈던 고통 속으로 들어갈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출간 후에』를 읽으면서 새삼 놀란 것은, 『작별하지 않는다』의 장면들을 쓰기 위해서 작가님이 직접 그 장면들과 상황을 구성하고 연출하면서 직접 하나하나 세세하게 경험하고 느꼈다는 점이었습니다.

사실 『작별하지 않는다』의 여러 장면들이 너무나도 섬세하고 생생하게 장면들을 묘사하고 있었기에, 이건 분명 작가님이 직접 이런 장면들을 연출해 보고 그 속에서 느끼고 난 다음에 쓴 게 아닌가 혼자 추론해 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맞다는 걸 확인하고 나니, 새삼 장면 하나하나를 구성하고 그리기 위해 정말 많은 공을 들이고 직접 그 속으로 뛰어든 작가님의 노력과 의지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뒷부분의 작가님의 정원 꾸미기 일기인 북향 정원 과 정원 일기도 꽤 소소한 즐거움을 줍니다. 특히 햇빛이 안 비치는 북향으로 정원을 내서 한 시간에도 몇번씩 거울 위치를 바꿔가며 식물들에게 햇빛을 비춰주면서 자전과 공전에 대해서 알아가는 이야기와, 진딧물, 선녀벌레, 응애 같은 해충들과의 전투(?)는, 특출난 것 없는 하루하루의 모습이지만 그 속에 들어 있는 작가님의 식물들을 향한 사랑이 잔잔하게 스며 있어서, 보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무릇 저자직강이 최고입니다. 한강 작가님의 작품 세계 속으로 들어가기 전에, 작가님의 말을 직접 듣고 들어가면 훨씬 더 나은 독서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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