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세가 게임기 투쟁사 - 낭만의 시대에 대한 소고
레드엔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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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7일 PM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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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가라는 회사를 아시나요? 만약, 이 회사를 아신다면 여러분들의 기억 속에는 어떻게 남아 있을까요?

어린 시절 저에게는 오락실에서 스페이스 해리어나 애프터 버너, 행온처럼 커다란 기구 속에서 막 움직이는 화려하고 비싼(^^;) 게임을 만드는 회사였습니다.

혹은 황금도끼나 수왕기처럼 뭔가 소드앤 소서리 류의 액션 게임을 내놓는 회사이기도 했네요. 대학생 시절에는 본 버추어 파이터나 버추어 온까지 가면 와! 역시 기술력의 세가인가라는 생각도 들었던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가정용 게임기 시장에는 그 명성만큼 빛을 보지 못한 회사가 또 세가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닌텐도의 패미콤과 슈퍼 패미콤에 밀려서 만년 2인자였다가, 차세대 게임기 전쟁에서는 '이제 세가다!'싶었지만, 새롭게 시장에 들어온 소니에게 또 다시 1인자 자리를 빼앗기고 맙니다.

정말 인터넷 밈이나 용어처럼 영원한 콩라인, 2인자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도 떠오르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록 1등은 아니었지만, 많은 게임팬들이 여전히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회사. 그게 바로 세가인 것 같습니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세가에서 오랫동안 일해 온 저자의 기록입니다.

최초로 가정용 게임기를 낸 1983년부터 메가 드라이브 복각판이 나온 2023년까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다시피 세가는 드림캐스트를 마지막으로 이제 더 이상 게임기를 만들지 않습니다.(복각판은 제외) 마지막 게임기 전쟁에서 정말 말 그대로 장렬하게 전사했다는게 맞을 정도로 이 책에서는 당시의 어려움을 적고 있기도 합니다.

팔이 안으로 굽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저자가 쓴 이 책에서의 세가는 정말 도전 정신이 가득하고, 언제나 게이머들을 위한 모습으로 묘사됩니다. 중간 중간 경영상의 어려움과 게임기 시장에서 1등 기기들(닌텐도, 소니의)에게 밀려나는 장면에서는 저자의 안타까운 시선도 함께 느낄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의 세가와 닌텐도의 대결을 그린 '콘솔 워즈'라는 책(현재 절판)과 비교해 보면 꽤나 차이가 나는 감성이기도 합니다. 무대가 미국과 일본이라는 것도 있겠지만, 게임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한 차이가 꽤나 크다고 할까요? 철저하게 비즈니스적으로 접근했던 세가 아메리카와 더욱 더 멋지고 기발한 게임을 만들고 싶어하던 일본의 세가 개발진들의 차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군대 제대 후에 한동안 게임계 소식은 잘 모르고 지냈다가 세가가 사미라는 파칭코 업체에 인수되었다는 말에 꽤 놀랐던 기억이 있는데요. 그 만큼 저 역시도 세가라는 회사에 꽤나 애정을 가졌던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에서야 이 같은 기록을 보고 알게 되는 거지만, 역시나 낭만만으로는 사업이 되는 건 아니라는 걸 이 책에서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 오락실 게임계에서 앞서 나갔던 기술력과 행동력이 도리어 가정용 게임 시장에서 발목을 잡는 모습도 여러번 보게 됩니다.

팬들에게는 그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한 기록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게임계 역사에 관심이 많거나 세가의 골수 팬이라면 이 책은 그럼에도 읽어 봐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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