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전자책]다섯째 아이 - 선의가 항상 좋은 결과만을 낳지 않는 현실에 관하여
레드엔젤

Lv.1 레드엔젤 (118.♡.112.3)

2025년 10월 27일 PM 06:02 · 수정됨(11. 17. 09:37)

조회 182 공감 0

두 번째로 읽은 도리스 레싱 선생님의 소설입니다. 앞선 읽었던 '풀잎은 노래한다.'처럼 이번 작품 속의 등장인물들 역시 다소 무자비하다 싶을 정도로 건조한 어투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해리엇과 데이비드는 다소 닭살돋는 듯한 평을 들을 정도로 부부애가 깊었습니다. 그렇기에 아이들을 다섯이나 낳고, 그들이 자유롭게 뛰어 놀 수 있도록 다소 무리하게 재저택까지 구매하기까지 합니다.

그들의 행복은 네 번째 아이인 폴을 탄생까지는 순조로와 보였습니다. 그러나, 다섯째 아이인 벤이 세상에 나오면서, 이 가족은 깊은 갈등과 고민에 휩쌓이게 됩니다. 그리고는 종국에는 뿔뿔히 흩어지는 해체를 맡게 되는데요.

이 과정에서 작가 선생님은 매우 건조하게 묘사하고 있는데, 이 부분이 더욱 더 매섭게 다가오는 느낌입니다. 아직 도리스 레싱 선생님의 작품은 이 작품 포함해서 두 작품 뿐이지만, 뭐랄까? 꽤 가혹한 창조신이 캐릭터들을 바라본다는 생각이 듭니다.

벤은 외모도 추했지만, 그 행동 하나 하나가 다른 가족 구성원들은 물론, 주변의 타인들까지도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공격적이고 자기 중심적으로 묘사됩니다. 그렇기에 처음에는 화목한 가족이라는 이상향을 위에 노력한 가족들도 차츰 그에게서 등을 돌려 버립니다. 그나마 벤을 자신이 낳은 아들이라는 이유만으로 해리엇 역시 모성애를 발휘하려고 노력해 보지만, 이 선사시대인과 같은 외모와 행동으로 묘사되는 벤 앞에서는 매번 수포로 돌아가 버리고 맙니다.

결국 벤을 요양원에 감금하고자 남편 데이비드와 약속하지만, 양심의 가책이 해리엇으로 하여금 벤을 다시 집으로 데리고 오게 만듭니다. 그녀로서는 양심과 모성애라는 선의 기치를 내걸은 행동이었지만, 이것은 결정적으로 가족이 붕괴되어 아이들은 저마자 조부무와 외조무보들로, 남편인 데이비드는 집으로 귀가하는 걸 미루게 되고 맙니다.

우리가 살면서 이런 경우를 종종 겪는데요. 가족의 이상으로 힘들어 하기도 하지만, 그 관계성때문에 억지로 인내하다가 종국에는 파국을 맞기도 합니다. 해리엇이 벤을 요양원에서 빼 온 모성애와 양심에 기반한 행동은 그 자체는 선이었을지 모르지만, 그로 인해 가족의 붕괴라는 악의 결과가 일어나고 만것처럼요.

벤 역시 가족에게서 따돌림당하는 자신의 위치를 자각하고, 비행을 일삼게 되면서 해리엇을 떠나가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납니다. 벤의 어머니로써 해리엇은 여전히 가족이 다시 모이리라는 일말의 희망을 가지지만, 이 책을 읽고 있는 독자들은 누구도 그에 동의하지 않을 겁니다.

그럼에도 인간은 이렇게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상황 속에서도 일말의 희망과 자신의 양심, 기존 가치에 대한 정당화를 위해 몸부림치는 존재가 아닐까 싶습니다.

꿈도 희망도 없는 절망 속에서도 실낱같지만 희망의 끈을 힘겹게 부여잡고 꿋꿋히 자신의 의지를 지켜가는게 바로 인간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댓글 (2)

  • 좋은생각

    좋은생각 Lv.1

    25.11.15 · 106.♡.10.48

    독후감도 정말 잘 쓰시네요. 독후감 보고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감사합니다.
  • 레드엔젤

    레드엔젤 Lv.1 → 좋은생각 작성자

    25.11.17 · 118.♡.112.3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