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엔젤 (118.♡.112.3)
2025년 11월 17일 PM 02:53
요즘 핫한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의 원작 소설을 읽은 기록입니다. 기록을 보니 설치형 블로그에 2021년에 적은 글이더군요. 그때나 지금이나 많은 분들의 공감을 받아가는 부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요즘 좀 뜨고 있는 드라마이기도 하고, 한 동안 책을 많이 못 읽어서 반성(?) 차원에서^^; 예전 블로그 글을 옮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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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SNS에서 핫 했던 소설 아닌 소설이 책으로 나왔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웹 소설의 설명식 제목 붙임은 ‘나 아직 안 늙었어!’라고 외치는 우리 시대 중년 층을 보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소설은 제목도 그렇고 처음부터 시작까지 시종 일관 ‘나 살아 있다!’ 혹은 ‘나 김부장이야!’라는 주인공(김부장)의 좌충우돌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부장님이라면 어떤 모습일까요? 대머리에 배가 나오고, 사원들에게 일을 미루는 전형적인 중간 관리자 이미지가 아마 떠오를 겁니다. 하지만, 부장이라는 자리까지 올라가는 동안 모은 재산으로 어느 정도 중산층의 삶을 누리며, 차는 적당히 중형차, 위에 제목처럼 서울의 자가를 가진다는 게 아마도 요즘 대기업 부장급 직원들에 대한 이미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저도 이 글을 적는 현재 부장이기 때문에 그 이미지에 어느 정도 수긍이 가기도 합니다. 아직 머리는 덜 빠지고 배는 덜 나왔고, 어느 정도 안정된 수입에 서울 변두리지만 작은 아파트까지는 얼추 열화 카피판처럼 비슷하네요.(아직 차는 없지만; 이후에 아버지가 사용하셨던 차를 물려 받아서 뭔가 더 추가 되었네요. 여전히 미혼 상태이지만.^^;)
소설 속의 나오는 김부장은 이제까지 자신이 이룬 회사내의 지위에 꽤나 만족하는 사람입니다. 그로서는 오랜 시간 동안 한 회사에 열정과 충성을 바치며 이룬 지금의 지위를 사회에서 크게 누리는 입장이기 때문일 겁니다. 이 나이대의 중년 남자들이 가진 지위라면 대부분 아마 동의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렇기에 이 소설을 읽는 중년 분들이라면 회화화 된 김부장의 거들먹 거림이나 사내 정치질 모습들이 낯설지만은 않을 겁니다.
한편으로는 같이 웃기도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서는 ‘저 모습이 어떨때는 난데’라는 찔림 아닌 찔림도 느껴지는 소설입니다.
그러나,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고.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다고, 우리의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도 이제 자신이 누렸던 것들과 이별을 해야 할 때가 옵니다. 모든 인생사가 그렇지만 언제나 영원한 것은 없지요.
자신의 처지가 바뀌면서 김부장은 소위 말해 ‘멘탈 붕괴’에 빠집니다. 이전에는 당연히 자동적으로 되었거나, 사람들을 업신 여기는 일들이 이제는 더 이상 허용되지 않으니까요. 분명 그도 젊었을 때 신입 사원이었던 사회적 약자의 시기가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오랜 기간 대기업 부장으로 굳은 생각과 행동들이 이제는 그것이 사라진 상황에서 족쇄처럼 옭아 매니 혼이 나갈 수 밖에요.
우리는 가끔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을 못하는 것처럼 자신의 지위나 처우가 좋아졌을 때 제대로 돌아보지 못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얻은 한 줌도 안 되는 권력을 남용하기도 하고요. 회사같은 조직에서는 물론 일상에서 맞닥트리는 가게 점원들에게도 이런 권력(더불어 손님이라는 권력까지 합쳐서)을 휘두릅니다. 그것이 그렇게 오래가지 않을 뿐더라, 자신 역시 상대적으로 더 큰 권력이나 지위의 있는 사람에게 같은 취급을 당할수도 있는데 말이지요.
다행히 김부장은 헌신적인 아내와 주변 사람들 덕에 어느 정도 위기에서 벗어납니다. 물론, 사람이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는다고 가끔 갑질하는 모습도 희화적으로 계속되기도 합니다만.
소설은 마지막 부분에 김부장에게 이렇게 묻는 것 같습니다.
그 위치에 있었을때 정말 행복했는가?
중간에 부동산 강좌(?)처럼 빠지는 것처럼 보이는 소설이지만, 2편도 그렇고 후반부는 항상 이런 류의 질문을 던지는 것 같습니다.
행복이란 과연 어떤 것이고, 어떨 때, 혹은 어떤 상태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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