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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 2: 정 대리 권 사원 편 - 그들의 이름은 대리인가? 사원인가?
레드엔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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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18일 AM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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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김부장과 함께 나온 2편입니다. 김부장의 전 부하 직원들이었던 정대리와 권사원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김부장편도 그렇지만, 이 시리즈에서는 제대로 이름을 받은 사람이 없습니다. 정 대리가 시기하는 부자집 동창생 역시 이름보다는 인상 깊은 옷차림 때문에 ‘버버리맨’으로 불리웁니다.

이렇듯 우리는 사회 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이름을 제대로 불려 본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름 뒤에 항상 부장, 과장, 대리, 사원 등이 당연한듯이 붙어 다닙니다. 그로 인해 ‘나’라는 존재보다는 어느 조직에 속해 있고 어느 정도의 위치에 있는지를 태깅한 오브젝트처럼 살아 갑니다.

어쩌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이런 사안들을 소설을 읽다가 문득 깨닫게 되면, 현재 제 자신에 대한 정의는 지금 다니는 회사 그 자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것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욕구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이번 편의 젊은이들은 그런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주로 하는 것 같습니다.

회사의 부품처럼 느껴지는 삶에 대한 회의는 권 사원처럼 입사이후 어느 정도 시기를 지나면서 누구나 겪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한 회의에서부터 자신의 능력 범위에 대한 과소 혹은 과대 평가까지. 지금의 회사에 속한 ‘나’에 대한 고민을 하는 시기라고 봅니다.

정답이 없는 만큼 누구한테 제대로 조언듣기는 쉽지 않지요. 한 때 같은 고민을 했을 과장이나 부장들도 당장 눈앞에 닥친 일때문에 과거에 눈 돌릴 틈이 없습니다. 이 시기를 지나면서 퇴사하는 신입사원들을 많이 봅니다. 더러는 굳건한 목표 의식 아래에 자신의 길을 제대로 찾아 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상당수는 그렇지 못하는 경우를 봅니다. 이런 저런 방황 끝에 또 다른 회사로의 입사를 하는 경우는 그나마 나을지 모르지만, 그렇지 못하고 아예 주저 앉아 버리는 경우는 안타깝기도 합니다.

다행히 소설 속의 권 사원은 자신의 미래를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는 좋은 결말을 보여줍니다. 권사원의 이런 경로는 어떻게 나온 것일까요?

대답을 하기 전에 또 하나의 이번 편 주인공인 정 대리를 살펴 봅시다.

정 대리는 욜로 족입니다. 저처럼 없는 집 자식으로 태어나 나이가 든 꼰대인 40대 중년의 눈에는 철 없고, 무책임하고 낭비나 하는 인생으로 보입니다.(… 솔직히 읽으면서 그렇게 느껴져서요.-_- 이게 세대 차이일지도.)

그는 버는 족족 이런 저런 물건을 사는데 정신 없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것도 소위 고급이나 명품 같은 부류만 쫓고 있으니, 소설 초반에 제가 얼마나 욕을 했을지 짐작이 가실 겁니다. 그러다가 결국은 그 분에 넘치는 소비가 인생의 발목을 잡는 부분까지 갑니다.

내 그럴 줄 알았다. 혀를 끌끌 찹니다.

하지만, 정 대리는 왜 그렇게 돈을 물 쓰듯이 쓰는데 미쳐 버린 걸까요?

소설은 그의 어린 시절을 이야기 합니다. 지방에서 갑자기 소위 학군 좋은 서울로 이사오게 된 그는 주변 친구들에 대한 부러움과 그들 보다 못 산다는 수치심을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그의 마음은 성인이 되어 돈을 벌게 되자, 주체할 수 없는 소비욕으로 발휘됩니다.

소설 속의 정대리는 전형적으로 소비를 통해 자기 정체성을 찾는 사람을 묘사됩니다. 앞서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며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권 사원과 매우 대비되는 모습입니다. 누군가는 이것이 너무 교조적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겁니다. 어차피 한 번 사는 인생인데, 있는 돈 다 쓰다가 죽는 것도 나쁘지 않지 않냐고.

물론, 그럴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정말 행복하거나 다른 이들보다 나은 삶일지 의문이 듭니다.

가장 현실적인 이유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게 죽기 직전까지 실컷 돈을 쓸 정도로 부유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타고난 거대한 부를 받지 않은 평범한 우리네 인생들은 그런 삶을 지향하다가는 빠르게 떨어진 돈 때문에 남은 삶을 괴로워 하다가 끝납니다.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확장하는 방법에서 권 사원과 정 대리는 이런 차이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소비라는 물질을 통한 자기 확인성은 결국 좋지 않은 결과만을 줄 뿐, 어떤 것도 얻을 수 없다는 점으로 말이지요.

1편의 김부장이 사회적 지위와 거대 기업 소속이라는 권력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가지려 했지만, 곧 몰락한 것처럼 정 대리 역시 카드 한도가 끝나는 그 순간 모든 것이 허상처럼 사라집니다. 그래서, 소설 진행 중에 두 사람의 유사점이 보인다는 이야기가 가끔 나오기도 합니다.

권 사원은 사원이 아닌 다른 이름으로 불릴 길을 가게 되고, 정 대리는 여전히 정 대리(운좋게 계속 남아 승진한다면 정 부장이 되겠지만)로 남게 될지도 모를 결말로 2편은 마무리 됩니다.

뭐, 아직 젊은 사람들이니 김부장보다는 더 나은 결말의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하고 응원합니다.

20, 30대 여러분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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