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엔젤 (125.♡.150.4)
2026년 4월 24일 PM 04:48

10여 년 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한 번 읽게 되었네요. 이전 판도 그렇고, 이번에 새로 나온 개정판도 그렇고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대표님들 출판사에서 나왔다는 건 좀 신기한 인연인것 같기도 합니다.^^
전에 읽었을 때는 30대였는데, 이번 개정판을 읽은 지금은 40대 후반이네요. 그때 읽은 시각과 이 글을 적는 40대에 적는 시각의 변화도 느껴집니다.
군데군데 저자인 매크너가 직접 적은 추가 설명적인 주석들을 보고 있노라면, 중년 이후에 자신의 젊은 시절을 돌아보는 이의 감회를 느끼게 해 줍니다.
20세기 최고의 비디오 게임 순위나 선정 목록에 대해서는 많은 의견들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와 같은 7080세대의 비디오 게이머들이라면 그 목록에 ‘페르시아의 왕자’는 항상 들어 있을 것입니다. 그만큼 이 게임은 한 시대의 획을 그었고, 자체 프랜차이즈의 기원으로써, 비슷한 장르의 롤 모델로 뚜렷한 족적을 남겼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게임을 개발한 조던 매크너의 개발 당시 심정과 주변 상황을 파악하는데, 이 책만큼 자세한 자료는 아마 드물 겁니다. 일기라는 특성상 작성자의 개인적인 판단이 상당수 들어갈 테지만, 책속 내내 타인에 의해 언급된 저자의 겸손함을 고려한다면 그런 우려 조차도 들지 않을 정도입니다.
페르시아의 왕자 외에도 카멘 샌디에고 시리즈같은 기라성같은 게임들을 출시한 브라드 번드였지만, 조던 매크너의 일기대로라면 이 전성기라고 보였던 시절부터 문제들을 안고 있는게 보이기도 합니다. 제가 어린 시절 기억하던 수 많은 게임 제작 및 배급사들이 이제 얼마 안남은 걸 고려한다면 당시에 게임 회사들 분위기가 브라드 번드와 그리 다르지는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갑자기 규모가 커진 주먹 구구식 회사와 같은)
책속에서 보이는 매크너의 회사에 대한 불만은 지금의 저와 같은 중년 직장인들이라면 느끼는 과정중 한 부분과 유사하기도 합니다. 젊기에 가지는 불만과 그에 대한 도전 의식. 시간이 지날 수록 사그라드는 열정과 회사에 대한 충성도 등등 말이지요. 책속 젊은 조던 매크너는 아직 젊은 나이에 이러한 과정을 굉장히 빠르게 경험하게 됩니다. 그렇기에 책 곳곳에서 특히 후반부에 들면서 의욕이 떨어지는 모습이 종종 보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번 자신의 작품과 아이디어에 대한 열정이 다시 불붙으며, 게임 창작에 매진하게 되는 모습을 보면서, 저 자신의 인생의 흐름과도 좀 비교를 해 보게도 됩니다.^^; 전자책에 대한 열정과 현실과의 타협 사이의 갈등이라든지, 회사에 대한 불만과 체념, 타협 등등으로 말이지요.
이제는 게임 개발자 보다는 작가로써의 커리어를 더 쌓고 있기에 또 다른 페르시아의 왕자는 더 이상 볼 수 없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작가라는 또 다른 크리에이터로써의 도전을 계속하고 있는 저자라면 어쩌면… 또 다시 깜짝놀랄만한 작품을 가지고 우리 앞에 나타나지 않을까하는 기대도 해 봅니다. 아니면, 카라테카 다음에 페르시아의 왕자를 냈듯이, 또 다시 깜짝 놀랄만한 게임을 들고 올지도요.^^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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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쪽빛아람
04.24 · 118.♡.2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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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레드엔젤
→ 쪽빛아람 작성자
04.25 · 125.♡.150.4
저도 순발력이 느려서 번번히 죽었던 기억이 있네요.^^; 말씀하신대로 책으로 읽어 보니 게임 플레이와 별도로 개발자 분의 감정 변화가 와 닿더라구요.
- 모
모텔Y주인이뻐
04.24 · 219.♡.41.202
이 책을 좋아하는 이유가 성공 후에 쓰여진 꾸며진 스토리가 아닌 성공할지 모르고 쓴 날 것 그대로의 일기라는 점입니다.
읽다보면 성공한 사람은 무언가 다른게 아니라 그냥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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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레드엔젤
→ 모텔Y주인이뻐 작성자
04.25 · 125.♡.150.4
맞아요. 정말 우리 주변의 누군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라구요.^^b 결과가 아닌 과정을 고스란히 읽을 수 있는 맛이 있는 책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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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책이 있었군요.
어린 시절 아는 형들 집에 갈 때마다 형들이 컴퓨터로 게임하는게 신기해서 옆에서 쳐다보던 게임이 페르시아의 왕자였죠. 나중에 컴퓨터가 생기고 직접 해보기도 했지만, 제가 이런 스타일의 게임에 소질이 있는편이 아니다보니 직접 한다고 더 재미있지는 않더라구요. 오히려 책으로 읽는 편이 더 와닿을 수도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