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전쟁(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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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레드엔젤 118.♡.112.3
작성일 2024.06.06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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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장 책을 다시 창조하다

이 장에서는 전자책을 포함해 디지털화를 추구한 책의 여려 형태와 포맷들의 사례들을 살펴 봅니다. 이 책에서는 ePub/PDF처럼 기존의 종이책을 기반으로 포맷화(1장에서 설명)된 도서들을 바닐라 이북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그보다 많은 확장된 기능들을 가진 형태를 인핸스드 이북(기능 추가형 전자책)이라고 지칭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 개념들을 기반으로 그 사이에 여러 형태의 디지털화된 전자책(하지만, 아직 세상에 안나왔고, 저자도 예측하지 못하는)들이 있을 거라고 보는 것 같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 장을 읽으면서 그 중간 스펙트럼들 사이에 하나가 ePub3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디지털 단편의 생애와 수명

2010년 한국의 초기 전자책 시장에서도 등장했던 개념이 소개됩니다. 디지털 단편 혹은 e싱글이라는 형태가 미국 시장에서 등장했다가 빠르게 사라지는 과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책에서 설명된 미국 시장 처럼 10년전 한국 시장에서도 독자들의 점차 짧아지는 독서 시간을 겨냥해서 기존 도서들을 잘게 자르거나(초기 카카오 페이지에서 시도했던 방법이며, 이는 이후 웹장르 소설 플랫폼으로 피봇팅할 때 회차 연재로 이어집니다.), 단편 소설 혹은 내용 요약본 (그 악명높은 베리타스 알파… 부들 부들…)등이 시장을 지배할 것으로 본 사람들이 꽤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존 독자들은 물론 전자책에 관심이 많았던 독자들에게 그다지 어필하지는 못했습니다.

이 책에 나오는 e싱글은 한국과 비슷한 개념이기는 하지만, 조금 다릅니다. 저자가 이전에 썼던 구간이나 앞으로 나올 신간에 대한 안내서 혹은 그에 대한 요약 소개문정도적인 성격을 보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는 사업적인 관점에서 박리다매에 따른 수익 악화와 맞닥트리게 됩니다.

더욱이 시장에서의 반응은 적은 분량의 콘텐츠라는 이유로 가격 하락을 종용하게 됩니다. 결국 디지털 단편은 처음 등장했을 때 기대했던 적은 분량에 적은 금액 책정이 장점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는 오히려 단점이었다는 사실을 보여줬습니다.


과감한 실험

인핸스드 이북의 한 형태가 소개됩니다. 소개된 애타비스트북스는 기존 전자책보다 더 나은 모습과 여러가지 복잡한 인터렉션을 넣은 독자적인 포맷을 기획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표준과 독자 포맷은 그 포맷을 위한 전용 뷰어 앱을 필요로 했습니다. 해당 도서를 구입하고 별도 앱을 까는 건 예나 지금이나 판매에 큰 장벽이 아닐 수 없습니다.

돌이켜 보면 한국의 전자책 시장도 2010년 이슈화 되었을 때 여러 뷰어 앱에 대한 불만들이 꽤 있었고, 이것이 독자들이 책을 보는데 큰 걸림돌이 된 것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기존 표준 포맷도 아닌 독자 포맷은 독자들에게 더 높은 허들로 작용할 여지가 컸던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도 북잼의 XML 포맷처럼 표준과 다른 독자 포맷을 시도한 사례가 있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애타비스트북스처럼 저변 확대에서는 이러한 독자 규격이 발목을 잡아서, 그 이상의 성장은 어려웠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미국쪽 시장은 뷰어가 없는 전자책을 고려하게 됩니다. 네, 바로 앱 형태의 전자책입니다.


앱 형태의 전자책

초기 앱 형태의 전자책들을 지금 시점에서 돌이켜 보면 꽤 안스럽습니다. 그것은 미국쪽이든 한국쪽이든 동일합니다.

어떻게든 전자책이라는 걸 어필하기 위해서 매 페이지마다 애니매이션화된 그림들(과거 특정 부위만 간단하게 움직이는 플래시 애니메이션 수준이지만)과 각종 효과음, 뭐든지 누르게끔 알려주는 안내 버튼들도 도배가 되어 있었습니다.

개중에는 머리 좀 쓴다고 중력 센서를 이용한 화려한 볼거리들을 첨부하기도 했습니다.

당장에라도 단일 앱형 전자책이 출판의 미래처럼 보이기도 했던 시절이었습니다. 하지만, 이걸로 큰 돈을 벌었다는 출판사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 책에 나오는 미국 출판사들 역시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꽤 당혹스러운 경험을 하게 됩니다. 어떤 책은 잘 되었지만, 또 그렇지 않은 책도 있었습니다.

잘된 책의 성과도 따지고 보면 기원이 된 종이책의 영향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나옵니다.

전자책은 역시 안되는 걸까라는 생각을 가진 출판사들이 미국에도 있었다는 걸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네요. 역시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똑같은 것 같습니다.


책을 앱으로 재창조하기

(기존의 종이책 중)어떤 책이 앱형 전자책에 적합할까?

전자책에만 맞는 새로운 콘텐츠를 기획해서 앱형 전자책을 만들어 보자라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앞서 언급된 디지털 단편은 기존 종이책에서 분량만 변형한 것일 뿐, 완전한 전자책은 아니라는 게 이들의 생각이었습니다.

어쩌면 그렇게 소름돋게 한국과 똑같은 상황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짐작한대로 망했습니다.

디지털 단편과 마찬가지로. 아니, 더 가혹한 시장 환경이었다고 보는게 맞을 것 같습니다. 단순히 가격 하락 압박 정도가 아니라 앱형 전자책들이 상대해야 하는 게 각종 게임과 무료 앱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에게는 이미 다른 앱들에서 질리도록 봤던 기능들을 가진 앱형 전자책이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습니다. 차라리 1.99달라 세일을 하는 게임을 구입하는 편이 더 나았으니까요.

불과 2~3년도 안되는 시기의 인기를 뒤로 하고 이제 앱형 전자책은 시장에서 찾아 보기 어렵습니다. 기술적인 베이스에서 출발했던 호기로운 창업자들도 책 시장의 독특한 매커니즘은 여전히 파악하지 못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아직 먼 새벽

책을 디지털 기술로 재창조한다는 대부분의 도전은 지금 시점에서는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책의 본질에 대한 생각을 하는 계기가 마련된 것으로 보입니다. 여전히 바닐라 이북이라고 불리우는 종이책을 기원으로 두는 전자책으로 시장이 진행되고 있습니다만, 저자는 아직 오지 않은 먼 새벽에 무언가에 대한 기대를 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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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엔젤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레드엔젤 (118.♡.112.3)
작성일 06.07 09:45
다른 누군가에게 답글 익숙해짐이라는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20대 세대와 달리 30대 후반 이상의 세대는 종이책을 먼저 접했기 때문에 이후 전자책에 대한 거부감 아닌 거부감이 좀 있는 편이지요.^^ 그리고, 위에 언급한 대로 전자책에 많은 기능을 넣으려는 시도가 초기에 있었지만, 학부모들 입장에서는 또 다른 형태의 게임처럼 생각들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성인쪽 전자책 시장은 그나마 성장을 하고 있지만, 유아쪽은 정말 어렵습니다.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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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엔젤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레드엔젤 (118.♡.112.3)
작성일 06.07 10:21
다른 누군가에게 답글 확정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만, BL과 GL, 기타 웹소설들을 보면, 지금도 젊은 분들에게는 전자책이 더 편하게 느껴지시는 것 같습니다. 교재쪽으로는 아예 태블릿에 스캔본을 넣고 다니는게 일상화되어 있다고 합니다. 교재출판사들은 이런 부분에 꽤 경직된 부분이 있어서, 난색을 표하더라구요.-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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