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호께이 <1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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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냥아치 59.♡.163.88
작성일 2024.07.21 22:15
분류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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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호께이 저, 강초아 역, 한스미디어, 2023.1 (개정판)

아래 추천글 보고 책을 손에 잡았습니다.

절반은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었고, 나머지는 윌라 오디오북으로 들었습니다.
확실히 중국어 인명 지명은 낯선 지라 오디오로 들으면 잘 구분이 안되는 단점이 있네요.

이 소설은 6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장마다 2013년부터 1967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면서 홍콩 경찰 관전둬가 마주치는 사건을 그때 그때 시대상과 엮어서 풀어가는 구성으로 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비슷한 소설로 사사키 조의 <경관의 피>가 있는데 이 소설도 좋아합니다. (2차대전 종전 직후의 불안정한 상황부터 죽음도 각오해야 했던 60년대 격렬했던 학생운동, 그리고 현대에 이르기까지 경찰 3대가 겪는 이야기입니다.)

관전둬는 머리회전이 빠르고 뛰어난 형사이지만, 그의 행동은 '경찰은 정의를 지키고 시민을 보호해야 한다'는 가치관을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언뜻 식상할 듯한 설정입니다만, 2013년부터 거슬러 올라가면서 주인공의 경력을 언급할 때마다 1967년으로 점점 초점이 집중되는 모양새입니다. 그럼 소설의 마지막인 67 폭동 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책을 읽어나가면서 점점 궁금해졌습니다.

사실 1장은 별로였습니다. 뇌파로 저게 된다고? 하는 생각에 중간에 책장을 덮을 뻔 했습니다만, 2장, 3장 넘어가면서 읽는데 속도가 붙었고 6장의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고서야 아, 이게 이렇게 연결된다고? 하는 여운이 남으면서 이 사람의 다른 소설은 뭐가 있는지 찾아보게 만들었습니다.

혹시 홍콩에 대해 어떤 기억을 갖고 계십니까? 제 경우에는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곳이지만, 홍콩 느와르, 장국영, 국민학생 시절 제 마음을 설레게 했던 책받침의 그 누나, 97년 홍콩 반환이 배경으로 나왔던 영화 <유리의 성>, 그리고 최근의 홍콩 민주화 운동이 떠오릅니다. 소설을 읽으면서, 어린 시절의 홍콩을 한번 가보고 싶어졌습니다.


-- 기억해야 해. 경찰의 진정한 업무는 시민을 보호하는 일이라는 것. 제도가 무고한 시민에게 피해를 입히거나 정의를 표방하지 않는다면, 만약 그렇다면, 우리는 분명한 근거를 내세우면서 경직된 제도에 대항해야 하네. -- p.111


"경찰이 서로 돕고 함께 범죄에 맞서 싸워야 한다는 데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첫째 조건은 경찰이 모두 공통의 신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정의를 지키는 것 말입니다. 단순히 같은 제복을 입고 있다고 해서 우리 편이라고 생각하고 맹목적으로 돕는다? 얼마나 멍청한 일입니까. (후략)" -- p.564


"(중략) 당신이 보호해야 하는 건 홍콩 정부야 아니면 홍콩 시민이야?"
나는 조용히 물었다.
"당신, 도대체 왜 경찰이 된 거야?"
아칠은 침묵을 지켰다. 그는 두 모금밖에 마시지 않은 음료수를 그냥 둔채 천천히 돌아섰다. -- p.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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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광나라님의 댓글

작성자 광나라 (58.♡.108.61)
작성일 07.22 19:01
정성스런글 잘읽었습니다

냥아치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냥아치 (59.♡.163.88)
작성일 07.23 21:36
@광나라님에게 답글 감사합니다.
드문드문 메모했던 것에 살을 붙인 것이라 매끄럽지 못해서 좀... 부끄럽긴 합니다.

일단뜯어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일단뜯어 (220.♡.8.103)
작성일 07.23 11:38
저 지금 4장읽고 있는데
저도 1장 읽다가 막장드라마가 전세계 공통인가 싶었네요
뭔가를 타고 올라가는 느낌이네요 지명 이름이 어려워서 종이에 적으면서 읽습니다
전 이런 구조는 이전에 옌렌커 [일광유년] 에서 격어봐서 이번주안에 다 읽지 싶네요

냥아치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냥아치 (59.♡.163.88)
작성일 07.23 21:37
@일단뜯어님에게 답글 '일광유년'도 한번 읽어보겠습니다.

문곰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문곰 (61.♡.222.77)
작성일 07.23 15:41
읽어야지 읽어야지 생각만하다가  미루고 있었는데,
한 번 읽어봐야겠네요!

냥아치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냥아치 (59.♡.163.88)
작성일 07.23 21:42
@문곰님에게 답글 중국 홍콩 쪽 작가의 소설은 이번에 처음 읽었습니다.
종종 다른 중국어권 작가의 소설도 찾아 읽어볼 생각입니다. (지금은 <삼체>를 읽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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