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맛난다 (133.♡.33.28)
2024년 9월 30일 PM 03:56 · 수정됨(10. 02. 22:22)
간헐적으로 인사드리게 되어 송구합니다. 건강하게 잘들 지내시지요? :)
9월 부터는 다시 달리겠노라 장담했었는데 인생은 참 계획대로는 되지 않습니다!? ㅎ
추석 연휴가 시작되던 14일날 아버지께서 영면하셨습니다.
급하게 한국을 다녀왔고 회사 밀린 일 처리하고 제 마음도 좀 쉬게 하느라 인사가 늦어졌네요.
집집마다 사연없는 집이 있겠냐마는 저와 아버지 또한 그러해서 십 수년을 절연한 채 지냈습니다.
작년에 치매증상이 있으신 것 같다는 연락을 받고 올 해야말로 찾아뵐 생각이었는데 입관식이 마지막 인사가 되었어요.
참 희안하게도 일본 나리타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오던 중에도 눈물 한 방울 안 쏟던 ㄴ이었는데
김해공항 도착을 앞두고 우리 땅이 보이기 시작하니까
어깨가 제어가 안되게 들썩여지면서 막무가내로 울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장례식장에서 꽃들에 둘러쌓인 아버지는 평소대로 웃고는 있지 않으셨지만
누구보다 인자한 표정을 하고 계셨어요.
입관식에서 장례지도사께서 마지막 인사를 나누시라하여
아버지와 화해를 못했는데 십 수년만에 이렇게 뵙는다... 이 곳 일은 다 잊으시고 편안하게 그리고 그리 좋아하시던 낚시하며 즐겁게 지내시라... 말씀 올렸습니다.
자식된 도리로 미안합니다 라는 말을 먼저 했어야 했는데 끝까지 못 하고 말았네요.
저 멀리 바다가 펼쳐지는 양지바른 곳에 고조 증조 조부모님과 함께 아버지를 모시고 나니 맘이 좀 편해지더라고요.
일본 오고나서 한 번도 명절에 한국을 가본 적이 없었는데
어쩌면 아버지가 추석연휴를 한국에서 가족&친척들과 보내라...고 미안해서 혹은 화해를 하고 싶어서 선물을 주고 가신 게 아닌가싶습니다.
그래서 저도 고집부리지 않고 아버지와 그 간의 모든 것을 퉁치려고 합니다.
아버지가 잘 지내실 만큼 저도 제 자리에서 제 몫 하고 살려구요.
부모님과는 후회할 일 하지마라...와 같은 말을 할 자격은 안되고
맘 먹었을 때는 미루지말고 하라는 조언을 드리고 싶습니다.
날씨가 온전히 가을 답습니다. 담에는 평소의 저답게 찾아뵐게요!
두 배로 화이팅!!!
댓글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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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드리아
24.09.30 · 218.♡.144.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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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살맛난다
→ 아드리아 작성자
24.09.30 · 133.♡.41.3
감사합니다. 우리 아버지는 열심히 살 길 바라실까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실까 웃픈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됐고! 열심히 달려보아요~ :) -
해해봐라
24.09.30 · 211.♡.195.254
남자에게 아버지란 존재는
하늘이라고 평소 생각하며 삽니다.
부친의 입관식 날 저 또한 그렇게 통곡을 했었습니다.
이제는 가슴 속에 새기고 살아야겠지요.
우리네 삶이 그런 것 같습니대.
힘이 들때 하늘을 한번씩 보면 거기에 모든게 있을겁니다.
화이팅 하시죠. -
살살맛난다
→ 해봐라 작성자
24.09.30 · 133.♡.41.3
뭐가 중요하겠냐마는... 그런데 저는 놈이 아니고 년입니다. 말씀 새겨둘게요. 화이팅! -
해해봐라
→ 살맛난다
24.09.30 · 211.♡.195.254
으헛, 그러시군요.
뭣이 중요하겠습니까.
덕분에 저도 9/18일 이후 첫 로그인 했네요.
화이팅 입니다.
이제야 엘리베이터, 계단 등등이 이해가되는군요. ㅎ -
단단트
24.09.30 · 203.♡.212.32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저조차도 아버지께 꽤 불효자입니다.
많은 사연이 있지만 자리가 아닌 거 같고요...
살맛난다님께서 앞날 잘 되셨으면 하길 바람입니다.
+ 운동을 너무 부지런히 하셔서 저도 살맛난다님이 남자분이신 줄 알았습니다 ㄷㄷ -
살살맛난다
→ 단트 작성자
24.09.30 · 133.♡.39.63
하하... 사실은 성별 커밍아웃을 절대 네버 안하고 싶은 심정이었고 살짝 즐기는(?)면도 있었습니다 ㅋ
운동은 제가 병력이 좀 있는지라 진심 살기위한 몸부림과 같은 것이었어요. 오늘도 정기검진 받고 반차를 쓴 터라 심리적인 여유가 있어 찾아뵐 수 있었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
말말랑말랑
24.09.30 · 124.♡.60.152
아.. 우선 소천하신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가정사라는게 집집마다 모두 다른 형태로 존재하니 참 어려운거 같아요...
저도 여러모로 애증의 관계였는데 아버님을 보내드릴때 다 끝나고 걷잡을수 없이 울음이 터지더군요..
이렇게 되실거 왜 그리 고생하셨는지... 터져나오는 감정을 수습할수 없었던 기억이 납니다.
애증도 같이 땅에 묻으시고 둥글게 둥글게 잘 지내셨으면 좋겠습니다.
힘내세요! -
살살맛난다
→ 말랑말랑 작성자
24.09.30 · 133.♡.39.63
말씀 감사합니다.
아버지도 저도 서로 고집부리기 하다가 허송세월을 보낸 것 같고... 그러고 보면 제일 아버지를 닮은 것 같기도 합니다.
아버지는 막장&대하소설급 드라마의 주인공과 같으셨는데 평생 외로우셨을 인생을 사셨습니다. 그 곳에서는 부디 평안하시면 좋겠어요. -
울울버린
24.09.30 · 172.♡.95.41
오랜만에 오셨네요~
반갑습니다.
글을 읽으면서 눈물이 맺히네요...
부모님들은 이러니 저러니 해도.. 다 자식들 잘 되시기만을 바라셨을 거에요~.
못한건 가슴속에 남겠지만, 열심히 살아가는것 또한 몫이니... 힘내시길 바래요~.
저 또한 이곳에 글을 차마 쓰지는 못했지만... 7월에 어머님을 보내드렸습니다.
마지막으로 막내 얼굴, 목소리 보고, 듣고 가실려고, 제가 고향집에 가서 인사드리고.. 앉아 있을
시간도 없이 가셨습니다. 얼마나 힘들게 버티고 계셨을지 생각하면...
미안하고, 고맙고, 사랑해요~ 잘 살게요~ 라고 말씀을 드렸네요.
마음의 준비는 오래전 부터 해온 터라... 덤덤했습니다.
서울로 돌아와, 아무도 없는 일터에 들어 와서야... 저도 소리내어 울음이 터지더라구요.
울지 않을것 같았는데... 혼자 있으니 통곡을 하게 되더라구요.
마음 다잡고 다시 건강하게 달리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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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일이 있으셨군요.
더 열심히 살고, 더 열심히 달리는 것이 할 수 있는 최선의 길 아닌가 합니다.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