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봐라 (211.♡.196.204)
2025년 2월 23일 PM 11:10 · 수정됨(02. 27. 09:27)
대구마라톤 후기입니다.
대회 하루 전 자정 가까운 시간에 대구 도착해서
출발지에서 최대한 가까운 곳에 주차를 해서
대회 끝날 때를 대비했습니다.
숙소에 들어가서 5시반에 알람을 맞추고 잠자리에 들었고,
알람 울리기 전인 5시 15분에 눈을 떴습니다.
대회 1주일 전 부터 커피-카페인을 끊은 덕에 꿀잠을 잤습니다.
이번 대회는 따로 카보로딩을 하지 않았습니다.
작년 11월에 있었던 순천마라톤 대회에는 그 전날, 그리고 대회
당일까지 너무 많이 먹어서 인지 달릴 때 몸이 무거웠기에
이번 대회는 평소 먹는대로 먹고 LSD 하듯이 달리면 되지않겠나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결과적으로 평상시 먹던대로 먹은게 오히려
좋은 성과를 낸 것 같습니다.
대회 당일 아침에 일어나서 전 날 사둔 호박죽을 데워서 하나 먹고,
7시 반에 숙소를 나서기 전에 약 20분 가량 내전근 스트레칭을
움직이면서 계속 해줬습니다. 내전근 쪽 스트레칭에 집중한 이유가
일전에 부상아닌 부상을 입었던지라 달릴 때가 걱정이 됐었습니다.
스트레칭 중에 @해바라기 님과 통화를 했습니다.
상체쪽에 베이스레이어에 긴 팔을 입으라는 조언을 해주셨는데
저는 베이스레이어에 반팔로 결정한 터라,
일단 차에 도착해서 온도를 보고 다시 결정하기로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7시 반에 숙소를 나서서 대구스타디움으로 가는 택시를 잡는데,
주변의 숙소에서 러너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서 택시 잡기가
힘들더군요. 간신히 카카오택시를 잡아서 기다리고 있는데
한 여성 러너분이 폰을 들여다 보면서 택시를 잡고 계시길래
"경기장 가시면 같이 가시죠" 하고는
동승을 해서 같이 대회장으로 이동했습니다.
택시안에서 얘기를 나눠보니 이 분은 A조 더군요.
"A조이면 서브4 이내 시군요?" 물었더니 맞다고 하더군요.
"저는 B조 입니다, 잘 달리시는군요ㅎㅎ" 하고는
택시에서 내렸는데 이 분이
"끝나고 커피라도 한 잔 사드려야되는데요......"
"괜찮습니다. 어차피 먼저 가시니 못 볼 것 같습니다 ㅎㅎ 화이팅!"
하고는 응원을 해드렸습니다.
주차해놓은 곳에 도착해서 체감 온도를 느껴보니 반팔을 입어도 될 듯해서
생각했던대로 반팔에 토시를 착용하고 달리기로 결정했습니다.
대회장에 도착해 보니 생각했던 것 보다는 더 추운 것 같아서
계속해서 약 2k 정도를 워밍업을 했습니다. 워밍업 하는 중에
배동성씨의 "제가 여러분 덕에 먹고삽니다"는 멘트를 또 들었습니다. ㅎ
출발 시간이 되어서 모이는데, 아니나 다를까 대구시 정치인들이 나왔더군요.
배동성씨가 대구시장을 소개하는데, 주위에서 "우~~~~" 함성! ㅎㅎ, 물러가시오!
누군지 중요하지 않고, 이봉주 선수가 오셨더군요! 출발선을 향해 가면서 보니
러너들이 이봉주 선수 하고만 악수를 청하는데, 이봉주 선수는 주위 눈치를
보시는 듯 하더군요.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보니 정말 반가웠습니다.
풀 코스 주로는 아래와 같습니다.

출발과 함께 550페이스로 달리기로 하고 천천히 달려나가다 보니
페이스가 빠릅니다. 1k 지나고 2k 지날 때 페이스가 더 빠릅니다.
생각해 보니 시작하자마자 2k 까지 내리막입니다.
이왕 이렇게 된거 530~540으로 달리기로 맘을 먹고 달리다 보니
계속 예정 페이스보다 빠릅니다.
'에라, 모르겟다. 몸가는대로 달려!'

출발하고 나서도 추워서 계속 입고서 달렸던 비 옷을 20k 때 벗었습니다.
그랬더니 한기가 바로 '훅' 올라오더군요.
팔에 착용한 토시가 비 옷 안에서 땀에 젖어 비 옷을 벗고 나니
팔이 엄청 시렵더군요. 그래서 달리는 중에 토시를 손목까지 내려서 달렸습니다.
이 편이 덜 추웠습니다.
30k 부터인가 시작해서 34k 까지 계속 오르막인데, 신기한게 오르막을 밀고 올라가는데
힘이 딸리지가 않습니다. 달리면서 속으로 계속 되뇌였습니다 '내 몸은 깃털이다, 내 다리는
깃털처럼 가볍다!' 효과 있습니다. @diynbetterlife 님 감사합니다. 덕분입니다.
그렇게 34k 까지 힘들이지 않고 올라가긴 했는데,

35k 커브 길 돌아나가면서 바로 오른쪽 다리가 털리는게 느껴지더군요, '휘청'.
'아, 역시 풀 코스는 35k 부터가 시작이야' 마음 속으로 되뇌이며 달리는데,
곧 이어서 바로 또 오르막이 나오더군요.
힘듭니다. 페이스가 떨어집니다. 쭈욱 달려오면서 느꼈던 것이 이번 대회는 걸어가는
사람이 없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37k 오르막에서 몇 명이 근육경련으로 고생하더군요.
아직 까지는 멘탈이 괜찮습니다. 달릴 만 합니다. 쉬고 싶다는, 걷고 싶다는 생각이 안들더군요.

39k 막바지 오르막!
오르막 넘어 또 오르막, 또 오르막 넘어, 또또 오르막!
'제길, 죽겠네'.
힘들긴 해도 멘탈이 아직 버텨집니다.
40k, '다 왔다!'
그러나, 아직 오르막 입니다.
'아, 미치겠네....!'
하지만 버틸만 합니다.
41k, '아직 한 발 남았나?!' 마지막 오르막 입니다.
이제, 드디어, 예전의, 그, 악마의 속삭임이 들립니다
'힘들지? 조금만 걸어.'
하지만, 가오가 있지 다와서 걸을 수 있나요
'아니야, 다왔어, 저리 꺼져!"
드디어, 스타디움에 들어왔습니다.
모든 러너들이 힘을 냅니다 없던 힘을 짜냅니다.
주변에서 '화이팅' 소리들이 연신 들립니다.
10m,,,,,5m,,,,,,1m,,,,, 골인!
가민 워치를 누릅니다,
3시간 54분 46초!
대회 공식 기록과 일치합니다.






Finish 라인을 통과하고,
물을 받아서 마시는데,
'응?' 뭔가 씹힙니다? 생수 병 안을 보니
물이 얼어서 얼음이 생겼습니다!
그래도, 얼음보다는 수분 보충이 먼저이니 마셨습니다.
빵을 받고, 타월을 받아서 뒤집어 쓰고 기록을 보며
서브4 했으니 사진 찍으러 이동했습니다.
한 참을 줄서서 기다리는데
사진 찍는 곳이 두 곳밖에 없더군요.
몸은 식어가서 춥고, 대기 줄은 줄지를 않고......
사진 찍는 건 포기하고 차로 가기로
마음먹고 이동을 하는데,
너무 힘들었습니다.
다리는 안움직이고, 바람까지 불어서 엄청, 너무 추웠습니다.
손이 얼어서 1시간 지난 후에 풀리더군요.
보급은 8k, 16k, 22k, 30k에 에너지젤을 먹었고,
급수대는 10k, 15k, 25k, 30k에 들렸고,
35k에 포도당 캔디 하나 먹었습니다.
@해바라기 님 우려대로 25k 지점의 급수대는 바닥이 얼어서
미끌어지지 않기 위해서 발가락에 힘 꽉 주고 어기적 어기적 달렸습니다.
역시나, 현지 토박이 말을 잘 들어야겠습니다.
긴 팔 티셔츠에 바람막이를 입는 것이 달리기에 더 좋았겠습니다.
물론, 싱글렛만 입고 달리는 용자들도 있었습니다.
이번 대회 목표는 완주였는데요,
의도치 않게 좋은 성적으로 서브4까지 했습니다.
1월 부터 대회 전 까지 훈련다운 훈련을 못했던지라
완주를 목표로 했는데, 정말이지 좋은 기록이 나와서
기쁩니다.
달리는 동안 걱정했던 내전근 통증도 전혀 없었고,
몸 컨디션도 좋았습니다.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댓글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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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iynbetterlife
25.02.23 · 59.♡.1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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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해봐라
→ diynbetterlife 작성자
25.02.23 · 1.♡.225.139
덕분입니다.
이 모든 성과를 @diynbetterlife 님에게 돌립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
Ddiynbetterlife
→ 해봐라
25.02.23 · 59.♡.103.12
“내 다리 깃털“이 저랑 어떤 연관인지는 모르겠지만 (부실한 기억력 ;;;) 여튼 뭔가 도움을 드렸다니 뿌듯합니다 {emo:damoang-emo-029.gif:30} -
해해바라기
25.02.24 · 1.♡.199.237
미스테리합니다!
아~ 물론 2년을 달리신 내공이 중요하고 힘든 순간에 달려낼 수 있는 에너지로 솟아 올랐다고 밖에 볼 수 없군요.
내전근 부상으로 마일리지도 덜 쌓이고 장거리도 부족하다고 하셨고 카보로딩도 안하시고 대회전날 바쁜 일정에 장거리 이동으로 자정이 다 되어서 숙소에 도착하셨는데도 만만하지 않은 대구마라톤 풀코스에서 서브4를 넉넉하게 해버리시네요. 음…분명히 작년 순천풀코스에서 바닷가 어디에서 탁배기 한 잔 하시고 쉬엄쉬엄 뛰신 것 맞지요?ㅎㅎ
회복 잘 하시고 컨디션이 살아나면 다시 즐겁게 달려 보시죠. 먼길 오셔서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
해해봐라
→ 해바라기 작성자
25.02.24 · 1.♡.225.139
ㅋ 탁배기 한 잔에 빵~ 터졌습니다.
저는 바닷가를 달리는게 무척 힘이 들더군요.
페가 시원찮은가 염분을 머금은 습기에 반응하는건가요.
오늘 푹 쉬면 몸도 회복되겠죠 ㅎㅎ
감사합니다. -
Ggomdol2
25.02.24 · 211.♡.119.200
서브4 축하합니다!!
게시글에 오타가 있네요
5시간 54분 46초라고 ㅎㅎ -
해해봐라
→ gomdol2 작성자
25.02.24 · 1.♡.225.139
감사합니다.
덕분에 글 수정했습니다^^ ㅎㅎ -
엉엉덩제리
25.02.24 · 106.♡.11.235
오와오와 서브4 축하 드립니다!!!
게시글에 또.... 오타가 있습니다ㅋㅋㅋ
4시간 54분 46초라고.
피곤하셨군요ㅋㅋ
풀코스는 막판에 근성과 정신력으로 달려야 하는 거군요.
저도 나중에 깃털 주문 써먹어 봐야겠습니다.
웨이트할 때 실패지점 근처에서 하나라도 더 들려고 로니 콜먼 선수가 한다는 "라이트 웨이트 베이비!"를 속으로 외치곤 했었는데 말이죠ㅋㅋㅋ
암튼 풀 뛰고 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
해해봐라
→ 엉덩제리 작성자
25.02.24 · 211.♡.196.204
아ㅋㅋ ㅋㅋ,
이제 정신까지 혼미하네요 ㅎㅎ 덕분에 글 수정했습니다.
"라이트 웨이트 베이비" 좋네요 ㅎㅎ
정신을 다잡아서 다시 열심히 달려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섬섬지기
25.02.24 · 218.♡.152.62
축하드립니다~!
생생한 후기로 간접경험이 되네요.
조금 빠른 페이스를 밀어붙인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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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보로딩 없이도 더욱 가볍게 좋은 성적으로 미끌끌 얼은 구간까지 부상없이 풀코스를 완주하셨다니 축하드립니다 {emo:damoang-emo-004.gif:30}{emo:damoang-emo-042.gif: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