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대회
2025 서울마라톤 다녀왔습니다
해봐라

Lv.1 해봐라 (1.♡.225.139)

2025년 3월 16일 PM 11:44 · 수정됨(03. 19. 16:14)

조회 632 공감 0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에

건절한 마음으로 비가 그치길 빌었더니 다행히

이슬비만 내리고 그쳤네요.

출발 전에 내린 가랑비로

바닥이 젖어 있는 상태라 출발 후 비가 그쳤다고는

하지만 신발이 젖는 것 까지는 막지를 못했습니다.

달릴 수록 젖어 들어가는 신발에, 양말도 젖어서 

신발안에서 따로 놀기 시작하더군요. 젖은 신발을 신고서

달리기 딱 싫은데 말입니다.


출발 신호와 함께 다들 잘 달려나갑니다.

거의 빛의 속도로 달리더군요!

출발 신호는 거의 화장실 갈 신호 처럼 가슴에 꽂힙니다.

분명히 6시반쯤에 화장실을 다녀왔는데 달리기 시작하기

무섭게 다시 생각이 나는게 참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참고 달려보자 하고 달리고 달리다가 25k 까지 참고는

무기력하게 화장실을 가야만 했습니다. 참 서글픕니다.



오늘은 5분20초 페이스롤 달리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만,

5k 쯤에서 부터 왼쪽 무릎 뒤쪽의 대퇴이두근에서 묵직한 통증이

느껴지는 것이 무언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도 이제 막 출발한 셈이니 참고 달리기로 하고

하프 타이즈의 끝단이 대퇴이두근에 닿는게 불편해서

타이즈의 끝단 기장을 말아 올려서 허벅지 상단까지

끌어올리면서 계속달렸습니다.

통증을 참으면서 달리며,

'근육경련이 올려는가?' (부르지도 않았는데......)


겨우 겨우 참으며 달리다가 25k에 화장실을 다녀 오고서는

다시 달려 나가며 자세를 잡으니,

왼쪽 무릎 바깥쪽 장경인대쪽에서

날카로운 통증이 '확' 올라오는 것이 통증 때문에 발을 디딜 수가 없더군요.

절뚝거리며 억지로 뛰어보니 한 발짝씩 달려져서 어기적 어기적 거리며 달렸습니다.

아마도 밑의 그래프에서 25.5k 지점이지 싶네요.

200m 정도 지난 후 겨우 자세를 잡고 달리고, 달리고, 살리고 살려가다가

34k 지점에서 부터 페이스를 올리려고 오른발을 딛고,

왼발을 딛는 순간 근육 경련이 훅 올라오더군요. 바로 페이스를 더 늦추고

'아, DNF 할 수도 있겠는데?' 라는 생각이 바로 들더군요.

'내 다리야 조금만 더 버텨라, 조금만 더....'

이때부터 작년 봄 광명 하프마라톤 때 본 장면이 뇌리를 계속 때리더군요.

Finish 라인 약 100m 남기고 근육 경련으로 끝마치지 못하고 엠블런스에

실려가는 러너를 봤었는데, 그 장면이 계속 머릿속을 멤돌아서

페이스를 조금씩 더 낮췄습니다. 조금 달리다 보니 괜찮은 듯 해서

페이스를 조금 올리니, 드디어!

"억!"

근육 경련이 났습니다. 왼쪽 다리를 다딜 수가 없는데, 불행중 다행히도

그 자리에 스프레이 파스를 뿌려주는 분이 계셔서 양쪽 무릎에 뿌리고는

'왼 다리는 거들 뿐 오른 다리로 달린다' 를 되뇌이며 달리는데,

가민 워치는 풀 코스 거리를 다 달렸다고 나오고 그 때의 페이스가

5분 39초, 서브4가 되는데 실제 거리는 아직 4백 미터가 더 남았습니다.

'에잇, ㅈ졋다..... 서브4 안되겠네......'

'조금만 더 페이스를 올려보자' 하며 힘을 주면 바로 근육 경련이 납니다.

다시 속도를 늦추며 달려서 Finish 라인을 통과하면서 전광판 시간을 보니

4시간 1분 이더군요.

'그래도 잘 뛰었다, 경련까지 났는데.....'




대회 전 탈의실에서 옷 갈아입고 한 장 찍었습니다.

작년에 @바람향 님께서 나눔해 주신 나비를 신발에

살포시 올려놓고 달렸습니다. 

오른쪽의 검정색 장갑은 @해바라기 님께서 한 번 

써보라고 주신 작업용 장갑입니다. 이번 대회에 끝까지

끼고 달렸는데, 손이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고 참 좋았습니다.


멀리에서 @샤일리엔 님께서 일부러 앙기를 들고 응원차 왕림을 해주셔서

대회 마치고 @프시케 님, @블루블랑 님과 같이 점심 식사하고 헤어졌습니다.

@샤일리엔 님은 바로 광화문 집회로 간다고 하시던데, 정말 대단합니다.

세상사 돌고 돈다고 @바람향 님이 안국역에서 @샤일리엔 님께 나눔해준 매듭을

점심 식사 하면서 다시 나눔을 해주셨습니다. @바람향 님, @샤일리엔 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최종 기록입니다. 1초라도 당길걸 그랬습니다....ㅎㅎ


왼 쪽 다리를 절뚝 거리며 집에 도착해서는,

고갈된 글리코겐을 채워야 되는지 몸에서 계속 먹을걸 요구하더군요.

밥 먹고, 면 먹고, 고기 먹고..... 정작 대회 마치고 카보로딩을 하고 있습니다.

누워있다가 깜박 졸고 일어났습니다. 피곤이 좀 풀리는 느낌적인 느낌입니다.


이번 주는 아무 것도 안하고 푹 쉬어야겠습니다.

글리코겐도 보충하고, 몸도 회복하면서 다시 달릴 몸을 만들어야죠.


댓글 (44)

  • 샤일리엔

    샤일리엔 Lv.1

    25.03.17 · 14.♡.41.228

    크.... 대회중간 겪으신 그 고초가 제 무릎에도 아려옵니다!!
    너무 실감나게 잘 써주셨네요.. 이만 저는 풀코스 무서워 도망가봅니다 하하 ㅋㅋㅋㅋ

    진짜.. 신기하긴 합니다. 바람향님께서 소중히 제작하여 나눔해주신 그 리본을, 오늘만나신 달린당원분들께 나눠드릴줄이야..
    언제나 착하게 살아야겠습니다ㅎㅎ (?)

    오늘 고생 정~말 많으셨고, 건강 유지하셔서 다음번 마라톤에서 같이 사진찍을 날을 기대합니다 ^^



    현시간 가장 최신글인 해봐라님 글에 풀코스완주하신 멋진 앙님들 사진한장 올립니다.
    [https://damoang.net/data/editor/2503/comment_237316580_EVUa3pIT_6da6d900aa81072c5ccdecb51478bcd454bf1235.jpg]
  • 해봐라

    해봐라 Lv.1 → 샤일리엔 작성자

    25.03.17 · 121.♡.98.54

    다음 번에는 동반주입니다. 동망가기 없기입니다.
    멀리서 일부러 응원 와 주시고,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앙 깃발을 힘차게 흔들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 유리멘탈

    유리멘탈 Lv.1

    25.03.17 · 203.♡.43.193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춥고 비도 오고 힘든 레이스였네요.
    푹 쉬시고 재충전 하시기 바랍니다.
  • 해봐라

    해봐라 Lv.1 → 유리멘탈 작성자

    25.03.17 · 121.♡.98.54

    춥긴 하더군요.
    집에 돌아와서는 엄청 먹었습니다.
    먹고 자고 먹고 자고...
    아침이 되니 좀 낫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 단트

    단트 Lv.1

    25.03.17 · 203.♡.212.32

    생생한 현장감이 느껴지는 글 감사합니다~ 👍
    역시나 고생을 많이 하셨네요~
    서울 동아마라톤을 참가하셨던 분들 대부분이 근육경력을 겪으셨던 거 같아요~
    날씨 탓일까요 ㄷㄷㄷ
    암튼 정말 고생 많으셨고, 멋지십니다 👍👍👍
  • 해봐라

    해봐라 Lv.1 → 단트 작성자

    25.03.17 · 121.♡.98.54

    날씨 탓 일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대구마라톤 때도 오른쪽 장경인대가 말썽이였는데
    비슷한 추운 날씨의 영향일 수 있겠네요.
    힘든 만큼 뿌듯함이 남네요 ㅎㅎ
    어서 쾌차하세요, 같이 달려야죠.
    감사합니다.
  • 해바라기

    해바라기 Lv.1

    25.03.17 · 223.♡.230.51

    어제 잠깐 통화했었지만 글로 적어도 힘든 레이스가 생생하네요.
    일주일 전에 분노의 풀코스만 안달리셨어도 넉넉하게 서브4하고도 남으셨을 텐데 제가 더 살짝 아쉬움이 남습니다. 달린당 회원님들 모두 젊고 건강해 보시셔서 좋습니다. 이와중에 @샤일리엔 님은 비율이 10등신은 되어 보시시는데 아프리카 선수들도 울고갈 몸매를 지니셨군요~ㅎ
    이제 러너들의 축제이자 큰 산을 또 하나 넘었으니 먹고 쉬고 회복만 잘 하시면 되겠습니다.
    해봐라님은 8개월 동안 연습풀코스 2번과 대회풀코스 3번을 달리신 마라토너가 되셨네요👍
    추운 날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 해봐라

    해봐라 Lv.1 → 해바라기 작성자

    25.03.17 · 211.♡.66.183

    좀 힘들긴 했습니다. 달리는 중에 근육경련은 처음이라
    DNF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3시간45분이 목표였기에 살짝 아쉽긴 하지만, 35K 이후에도
    힘이 남아있는걸 느낀, 제가 의도한대로 된 레이스라서 흐뭇함이
    많이 남습니다. 자신감 같은게 생긴 셈인가요 ㅎㅎ.
    @샤일리엔 님은 몸매 생긴 것 처럼 준족이십니다. 10k를 40분 초반에
    달리시고, 요즘은 집회 참여로 잠시 쉬고 계시다네요.
    이제 마라토너로 인정해 주시는 건가요? 고맙습니다 ㅎㅎ
    푹 쉬고 또 살살 달려봐야죠.
    감사합니다.
  • 끼융끼융

    끼융끼융 Lv.1

    25.03.17 · 222.♡.246.58

    너무 생생한 후기셔서, 제 다리가 다 아픈것처럼 느껴집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 해봐라

    해봐라 Lv.1 → 끼융끼융 작성자

    25.03.17 · 211.♡.66.183

    다리가 많이 아팠습니다 ㅎㅎ
    자고 일어나니 한결 낫네요.
    회복 잘 하고 슬슬 달려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