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마라톤 참가 후기의 후기
제다이마스터

Lv.1 제다이마스터 (172.♡.52.224)

2025년 4월 16일 AM 09:17 · 수정됨(04. 17. 12:25)

조회 461 공감 0

지난 주 4/6 군산 마라톤 참가했었습니다. 후기도 올렸구요. 

후기엔 언급을 안했는데 아침에 갑자기 다시 생각이 나서 글 남깁니다. 


1. 혹시 양팔이 없는 분이 마라톤 뛰시는 거 보신적 있으세요. 전 이번에 봤습니다. 

제 앞에서 뛰셨거든요. 전 처음에 제가 뭘 잘 못본줄 알았습니다. 

저랑 거의 비슷한 속도로 뛰시거나 오히려 저보다 빠르셨던 거 같습니다. 초반에 그 분 뒤에서 뛰었거든요. 

앞을 못보시는 분이 페이서 줄에 의지해서 뛰시는 걸 티비에서 본 적이 있는데 이건 뭐라고 해야할 지도 모르겠더라구요. 

330팩 뒤를 따라갈 때 뵌거라서 팩에서 같이 뛸 때는 제 시야에 안계셨습니다. 

제가 힘드니 다른 분 생각할 겨를이 없었겠죠

그러다가 30키로 였나 마지막이었나 대회 후반부 급수대에서 그 분을 다시 만났습니다. 

그 분이 제 바로 앞에 계셨고 저는 물컵을 잡으려고 하는데...

잡으려고 하는데...

잡으려고 하는데요. 


저 분은 팔이 없잖아요. 


순간 저랑 급수대에서 자봉하는 학생들이랑 얼어버린겁니다. 

내가 도와 드려야하나? 너무 갑자기라 저도 생각이 멈춰버리고. 

자봉하는 학생 중 한명이 어어하면서 어색하게 물컵을 들어 올려서 드리려고 하고,

저도 어떻게 할지 몰라서 급수대를 앞에 두고 속도를 줄이는데 

제 앞에서 갑자기 멈추시더니 

허리를 90도로 인사하듯이 숙여서 입으로 컵을 들어올려서 물을 드시더군요. 

전 바로 지나쳤던 것 같고 그 이후엔 기억에 없습니다. 

잘 완주 하셨겠죠?

나중에 돌아오면서 생각이 다시 나더라구요. 

그럼 그 분은 급수대 마다 멈춰서 입으로 컵을 들어서 드시면서 오신 건데 나보다 빠르셨던 건가

중간에 보급은 어떻게 하시는 거며 옷은 어떻게 갈아 입으시고 훈련은 어디서 어떻게 하시고 

신발은 어떻게 갈아신고 ㅅㅂ 난 춥다고 우의 입고있다가 벗었는데 저 분은 출발전에 뭘 입고 계셨던거며 

그 분 생각하면 제가 너무 한심해져서 일부러 뇌가 과부하 걸리지 말라고 그 기억을 지웠었나 봅니다. 

오늘에야 그 생각이 다시 났습니다. 

아마 아래 장면이 먼저 생각난 다음에 팔 없는 러너 생각으로 이어진듯 하구요.


2. 대회 초반에 뵌 분이었고, 제 바로 앞에서 뛰시는 분이었는데 그 분 상의 뒤에 뭐라고 써있어서 읽어봤는데 기억력 안좋은 제가 기억을 다시 해보자면. 이렇습니다. 


세월호 사고로 딸(이름) 을 잃은 아빠입니다. 

남겨진 두 딸 (이름, 이름) 병원에서 투병중이지만 

잃은 딸을 잊지않고 남겨진 아이들을 응원하기 위해 달립니다. 

화이팅 


정확하진 않지만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이 걸 다시 제 손으로 쓰는데 

달릴 때는 몰랐는데 

미쳤나...왜 제 가 쓴글 보고 눈물이 나는 거죠 

마무리를 못하겠습니다. 줄입니다.

모두 좋은 하루 되세요 








댓글 (20)

  • 끼융끼융

    끼융끼융 Lv.1

    25.04.16 · 222.♡.246.58

    후기를 읽기만 해도 맘이 찡합니다. ㅜㅜ
  • 제다이마스터

    제다이마스터 Lv.1 → 끼융끼융 작성자

    25.04.16 · 172.♡.52.224

    뛸때는 정신이 없었는데 나중에 생각할수록 ㅜㅜ
  • 해바라기

    해바라기 Lv.1

    25.04.16 · 125.♡.5.183

    그런 일이 있었군요.
    말씀하신 양팔없는 러너분은 작년 대구마라톤 대구본가 앞에서 응원할 때 저도 봤습니다.
    동일한 분이시겠죠~ 32km 지점 정도 되는 곳이 었는데 저도 박수치면서 응원하던 중에 순간 말문이 턱 막히더라구요.
    캐릭터 복장 아이언맨 정장입고 달리시는 분 등
    특색있는 분들이 많았는데 이 힘든 것을 저렇게 즐겁게 할 수 있다는 것이 존경심이 들었네요.
    저도 급하게 마무리합니다~ㅎ
  • 제다이마스터

    제다이마스터 Lv.1 → 해바라기 작성자

    25.04.16 · 172.♡.52.224

    대회에 많이 참석하시겠군요 다른 분들도 아시겠네요 존경심 맞습니다ㅜ
  • 바날동크 Lv.1

    25.04.16 · 106.♡.11.46

    대회 운영이나 달리기 소감에 대한 후기글만 보다가,
    이런 다른 측면의 경험기가 참 색다르게... 좋은 읽거리로 다가오네요.

    1번의 경험기... 멋진 분이시네... 장애를 받아드리고 극복하려고 얼마나 노력하셨을까... 건승을 빌게되네요...
    2번은... 참 아픈 이야기네요... 제 마음속에도 아프게 남아있기에...
    모쪼록 먼저 가신 따님은 더 좋은 곳으로 가셨기를 빌고, 남겨진 가족분들의 행복을 기원하였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제다이마스터

    제다이마스터 Lv.1 → 바날동크 작성자

    25.04.16 · 172.♡.52.224

    별말씀을요 감사합니다
  • Hymn

    Hymn Lv.1

    25.04.16 · 218.♡.120.142

    ㅠㅜ......
  • 제다이마스터

    제다이마스터 Lv.1 → Hymn 작성자

    25.04.16 · 172.♡.52.224

    ㅜㅜㅜㅜ
  • 초록종이 Lv.1

    25.04.16 · 211.♡.81.28

    대회에만 집중하다 보니 주변에 그런 부분을 못봤군요...
    양팔이 없으신 주자 분과 세월호로 딸을 잃으시고 다른 딸들이 투병중인 아버님의 달리는 목표의 무게감과 절실함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네요.
    소중한 경험담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제다이마스터

    제다이마스터 Lv.1 → 초록종이 작성자

    25.04.16 · 172.♡.52.224

    감사는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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