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봐라 (1.♡.225.139)
2025년 10월 27일 PM 09:00 · 수정됨(10. 31. 17:19)
안녕들하십니까?
일주일 만에 돌아온 해봐라 입니다.
어제10/26일 춘천마라톤 다녀 온 후기입니다.
프롤로그 - 카보로딩
10월25일,
아침부터 집 근처에서 사놓은 떡으로 카보로딩을 하였다.
\"이게 왠 떡이냐\" 하고 먹는 사람은 나 밖에 없었다 같이 사는 사람들은
떡을 안좋아하나 보다.
저녁6시,
집 안의 최고 존엄께서 손수 준비한 오일 파스타를 먹었다.
산더미 같은 파스타를 보고는
\"이걸 나 혼자 다 먹으라고?\"
하면서 놀란 눈길을 보냈지만 돌아오는 건
\"할 수 있어. 얼마 안되니, 넣어둬\" 라는 답변에
바닥 까지 싹싹 긁고 나니 정말 얼마 안됐다.......
다 먹고 나니,
\"와~ 그걸 정말 다 먹었네, 돼지 다이~"\
\"...놀리십니까?...."\
더 먹고 싶지만 최고 존엄께서는 이미 다른 일에
열중하고 계시니 입 밖으로 말을 꺼낼 엄두가 안났다.
저녁7시,
떡이 없다. 주섬 주섬 츄리닝 바지를 입고, 슬레빠를 끌고 떡집으로 갔지만,
벌써 문을 닫았다.
\'음....빵이나 사야겠다\'
맞은 편의 농협으로 가서 빵과 이온 음료를 샀다.
저녁9시.....10시.
입 맛이 없다, 저녁을 너무 많이 먹었나 보다 화장실을 두어번
다녀왔다.
저녁11시.
새벽에 춘천으로 출발해야 되니 일찍 잠을 청했다.
본문 - 춘천마라톤 대회
10월26일 새벽1시.
자다 깨다 자다 깨다 선잠을 자고는 더 이상 누워있는게 무의미 하다 싶어서
자리에서 일어나서 주섬 주섬 준비물을 챙겨서 집을 나섰습니다.
춘천까지는 약 1시간 반 거리라 일찍 가서 대회장 가까운 곳에 주차를 하리라
생각하고 나왔습니다,
만 그건 오산이였죠.
새벽 3시 쯤 대회장 맞은 편 주차장에 도착을 했지만 공영주차장은 벌써 만차.
뒤쪽 골목길로 가니 아직은 한산하고 주차할 만한 곳들이 있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 여기 저기 주차할 공간들이 상당히 많다. 업장을
운영하시는 분들도 대회날이라 업장주변에 주차를 해도 이해를 해주시는 듯
하다. 공영주차장은 현지에서 1박 하시는 분들이 전날에 미리 주차를 해두신 듯합니다.
내년에 자차로 이동하시는 분들은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차에 멍하니 앉아 있다가 잠을 좀 더 자자는 생각에 눈을 감았지만 생각처럼
그렇게 잠이 오지를 않더군요. 눈을 떳다 감았다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6시.
벌써 주위는 주자들이 오고가는 소리에 아침이 밝아오고 있었다.
어영부영 하다가 벌써 7시가 넘었다.
옷도 입어야 되고, 레이스를 할 신발도 정해야 되고, 갑자기 바빠졌습니다.
8시.
만나기로 약속한 @단트 님에게서 연락이 없다.
8시30분.
@단트 님에게 전화를 하니 화장실 앞에 줄을 서 계셨다. 버스가
늦게 도착해서 바쁘신 듯 했습니다. 괜히 전화 통화 하다가 대회를 망칠까 싶어서 얼른 끊었습니다.
9시.
@단트 님의 전화를 기다리다 '일행이 있으신가 보다' 하고 먼저 출발하기로 했습니다.
(동반주를 하려고 생각했더랬습니다)
이번 대회는 지난 주 경주마라톤 1주일 후여서,
괜히 페이스 올려서 달리다가 부상이 올까 싶은 걱정도 되고 해서, 나름
fun run을 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대회 전 GPX 파일을 다운 받아서 들여다보니 거리가 42.50km 정도로
다른 대회 보다 좀 긴 듯 해서 페이스를 5분38초로 잡았습니다.
달리면서 응원 나온 분들과 하이파이브도 하고, 급수대에서 이온 음료와 물을
번갈아 마시기도 하고, 재밌게 신나게 달렸습니다.
하프 지점쯤 다리 위에 엄청나게 많은 응원단들이 나와서 화이팅을 외치고 있었죠.
지나면서 일일히 하이파이브를 하고, 특히 어린애들과는 하나도 빠짐없이 하이파이브를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25k 인가 26k 부터 시작해서 30k 지점 춘천댐을 올라가는 곳은 길고도 길었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달린당이니, 헛둘 헛둘, 올라갔습니다. 여기까지 평균 페이스가
5분 38초, 의도한 대로 됐습니다.
이후 34k 까지는 내리막 오르막이 반복.
35k, 아직 힘이 남아있는 듯 해서 37k 부터 페이스를 조금 올려서
뛰어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드디어 37k. 현재까지 평균 페이스 5분33초.
이제 부터 페이스를 더 올리다가 퍼져도 서브4는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페이스를 올리는데, 응원하시는 분들이 또 눈에 들어왔습니다.
힘차게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달리다 보니
어라, 페이스가 4분30초.
\'아, 이러면 앙돼~ 이러면 나 주거~\'
38k, 페이스를 낮췄는데도 여전히 4분45초 였습니다.
더 낮췄습니다.
39k, 페이스를 더 낮춰서 5분00초로 맞췄습니다.
40k, 역시 아까의 4분30초 페이스가 제대로 한 방 이였습니다.
\'제길, 조졌다\'. 페이스가 점점 떨어집니다, 5분30초.
응원하시는 분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싶은데, 여력이 없습니다........
41k. 6분00초. 도저히 페이스를 올릴 기력이 없습니다. 다리가 천근 만근 입니다.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게 눈꺼풀이라고 하죠. 이건 천하장사가 와도 못든답니다.
그런데, 41k 지점의 다리는 눈꺼풀 보다 더 무겁습니다.
골인 지점이 다 와 가니 카메라가 눈에 들어옵니다.
그냥 가면 섭섭하니, 미친건가, 엄지척을 했습니다.
42.44k,
드디어 골인~!
3시간 57분34초.
\'fun run이고 뭐고, 죽긋다......어휴 힘들어\'
욕이 나오지만 주위를 보면 다들 힘들어 하니
괜히 안힘든 척 했습니다. 흠흠....
물 마시며 간식 받으러 이동중에 @해바리기 님을 통해
@단트 님 소식을 들었습니다, 서브4 가능하리라는 소식.
급, 빵 들고 물 들고 골인 지점으로 향했습니다.....만,
저는 @단트 님 얼굴을 모릅니다.
골인 지점에 서서 들어오는 주자들 이름을 하나 하나 확인을 하는데
배번에 적힌 이름이 너무 작습니다.
(스트라바에 사용중인 단트님 아이디가 이름이라고 유추했습니다)
\'이름이 안보이네...못 찾겠는데\'
하다가, 그룹을 먼저 보고 이름을 확인하기로 방향을
고쳐잡고 두리번 거리며 E조 배번을 계속 찾는중에......
급, 갑자기, 개안이 되면서, 눈 앞에 @단트 님이 떡! 하니 나타났습니다.
바로 코 앞에!
에필로그 - 아쉬움
\"단트님?\"
놀란 듯 한 눈으로 저를 쳐다보시더군요.
\"저 해봐라 입니다, 기록은 어떻게 됐습니까?\"
\"아,네....저, 38초 오버네요....\"
\"아.....아깝네요. 여기 거리가 다른 대회 보다 조금 긴 것 같습니다.
대회 오기전에 보니까 좀 긴 것 같아서 저도 5분38초로 뛰었습니다\"
\"그쵸? 조금 긴 것 같아요.....\"
\"아쉽네요... 동반주 했으면 좋았을텐데요.... 준비하셔서 내년에 좋은
기록 내시죠\"
\"네, 그래야겠어요\"
간식 배부처 까지 같이 이동하고, 간식을 받고 서서 잠시 담소를 나눴습니다.
버스로 이동해서 대회에 참석하셔서 일정에 맞춰야 하고, 일행이 있으시다는
말씀에 아쉽지만 기념 사진 한 장 씩 찍고 다음을 기약하며 헤어졌습니다.
춘천댐을 오르는 중에 불현듯 생각이 났던 것이
'대회 끝나면 집에 가서 따뜻한 물에 몸을 푹 담그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저녁 먹고 잠시 앉아있다가
저녁 9시에 기절해서 곯아떨어졌다가 눈을 떠보니 아침 7시.
오랜만에 10시간을 잤습니다.
10월27일 월요일 아침.
출근 중에 배가 고파서 차 안을 두리번 거리니
이틀 전에 카보로딩을 위해 사놓고 먹지를 못하고
대회 아침으로 먹으려고 가져 갔던 농협에서 산 빵과 이온 음료가 보이더군요.
'그렇지 - 삶은, 빵이지'
다시, 다음 마라톤 대회를 준비해야죠
'훗, 기다려라 다음 대회, 내가 간다~'
대회에 참석하신 달린당원님들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회복 잘 하시고 또 즐겁게 달리셔야죠~
풀 코스는 35k 부터 시작이다.
댓글 (33)
-
Ddiynbetterlife
25.10.27 · 220.♡.37.28
마라톤 풀코스는 37km 이후 40km 사이에 다리가 급 무거워지는군요. 뛰어본 적은 없지만 상상은 조금 해봅니다. 일주일여만에 마라톤 2건이라니 대단한 체력인 것 같습니다. 꾸준한 훈련 덕분이겠지요. 화이팅입니다! -
해해봐라
→ diynbetterlife 작성자
25.10.27 · 1.♡.225.139
정말이지 후반부의 달리기는,
다리가 내 다리가 아닌 것 같습니다. 아직 저의 달리기가
부족하기 때문이겠죠 ㅎㅎ
화이팅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해해바라기
25.10.27 · 1.♡.199.237
경주마라톤 완주후에 또 춘천마라톤까지 서브4를 해내시는 해봐라 님!
27km 오르막 오르시면서 멋진풍경 사진도 보내 주시고 친히 전화까지 주셔서 춘천오르막이 경주보다 쉽다고 하시고 어디에서 그런 에너지가 나오는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
해해봐라
→ 해바라기 작성자
25.10.27 · 1.♡.225.139
그랬군요. 지금 기억이 떠오릅니다 사진을 찍었던.
달리다가 객기 한 번 부렸다고 생각해 주십시오 ㅎㅎ.
감사합니다. -
Lliva123
25.10.27 · 210.♡.88.93
대단하신 해봐라 님....이러다 이번주 제마에 또 나타나시는 것 아닌지....ㅎㅎ 역시 풀코스 고인물 이십니다 다 뛰고 나면 내 한하나 챙기기 어려울거 같은데 단트님도 챙기시고....서브4 완주 축하드리며 회복 잘하세요~~ -
해해봐라
→ liva123 작성자
25.10.27 · 1.♡.225.139
고인물 ㅋ. 이제 고인물 반열에 오른는 겁니꽈? ㅎㅎ
푹 쉬면서, 맛난거 먹으면서 회복 잘 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아아는오빠야
25.10.27 · 125.♡.179.6
잠을 거의 못 주무시고도 서브4를 하시는군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 -
해해봐라
→ 아는오빠야 작성자
25.10.27 · 1.♡.225.139
이상하게 저 날은 잠이 안오더라고요.
원래 잘 자는데 이상하더군요.
제 정신이 아니여서 더 잘 달렸나 싶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
짜짜토
25.10.27 · 162.♡.132.82
서브4 츅하드립니다!! -
해해봐라
→ 짜토 작성자
25.10.27 · 1.♡.225.139
앗, 원조 굇수님이 오랜만에 오셨군요.
잘 지내고 계시죠?
열심히 달려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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