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제리 (203.♡.150.253)
2026년 4월 7일 AM 10:30
안녕하세요? 엉덩제리입니다.
저번 고하마 후기에 이어 또 대회 후기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고대하던 이번 시즌 메인 대회인 군산 새만금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고 왔습니다.
전날 아내와 아이와 함께 내려와서 저녁 먹고 애 씻기고 재우고 짐도 챙겨 놓고, 테이핑도 연습해보고 11시쯤 잠이 든 것 같습니다.
컨디션은 나쁘진 않았습니다. 4시쯤에 눈도 잘 떠졌습니다. 일어나자마자 바나나 2개와 삶은 옥수수 반 개를 먹고 옷을 입고 나와서 대회장으로 향했습니다.
대회에서 안내해준 주차장에 차를 대놓고 대회장까지 걸어가는데, 날씨가 생각보다 추워서 편의점이 나오면 일회용 우의를 사려고 했는데, 가는 길과 월명 종합경기장 근처에는 편의점도 없고, 정말 아무것도 없더군요ㅎㅎ;;
뭐 결국 우의는 못 샀지만, 막상 그 시간이 되니 그렇게 안 추워서 괜찮았습니다.
팩 사람들과 만나서 인사 나누고, 단체사진 찍고, 워밍업으로 대회장 내 트랙 몇바퀴 돌고 출발선으로 가서 대기했습니다.
제가 대회를 많이 참가해보지는 않았고, 앞 그룹에서도 뛰어 본 적이 많이 없지만,
이번에 전 A 그룹이었는데, 이렇게 앞에서, 사람 적은 곳에서 출발한 게 처음이었습니다.(근데 저보다 기록 좋은 분들도 B 그룹으로 많이 되었더라고요. 기록순이 아니고 선착순으로 그룹 배정이었는지;;;)
엘리트들 2~30명이 앞에 서 있고, 그 뒤로 마스터즈 A 였는데 , 다 합해서 2~300명도 안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당연히 병목도 없었고, 이렇게 쾌적한 출발은 처음이었네요ㅎㅎ
이번 대회 제 목표 평균 페이스는 4:23이었고 목표 기록은 3:05였습니다.
병목이 없었기 때문에 초반에 오버페이스할까봐 꾹꾹 눌렀고, 4:30으로 2키로, 4:25로 2키로, 그리고 4:20으로 밀다가, 35km 이후로 힘이 남으면(물론 그럴리는 없죠ㅋㅋ) 4:15까지 올리는 계획이었습니다.
14km까지는 계획대로 잘 되다가, 15km부터 점점 페이스가 밀리더라구요.
겨울 내내 괴롭히던 왼쪽 무릎 통증은 5k쯤부터 나타나다가 뛰다 보니 괜찮아졌습니다. 아마 아드레날린과 혈류 증가로 통증을 적게 느끼게 된 것 같고 무엇보다 통증이 없는 오른쪽 다리의 근육을 더 쓰게 된 것 같습니다. 후반에 오른쪽 종아리 근육이 올라오려고 하더라구요.
무릎이 살짝 신경 쓰이긴 했지만, 엄청 큰 영향은 아니었던 것 같고, 다리가 무겁다기 보다는 몸이 무거운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조급해지고, 집중력과 리듬, 호흡 모두 흐트러졌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메인 목표로 했던 3:05는 택도 없고, 서브 목표인 싱글도 장담할 수 없겠더라고요.
이왕 못 할거 좀 편하게 천천히 갈까 생각도 진짜 수십번은 했습니다.
그러던 중 25k 쯤에 PAC에서 항상 같은 조로 훈련하던 동생이 하프&하프 후발 주자로 뛰다가 저를 따라잡고 그때부터 함께 뛰게 되었습니다.
이 동생이 저를 끌어줬죠. 제 기준 21k 부터 뛰기 시작했으니깐 당연히 저보다 힘이 남았고요.
끝까지 쭈욱 동반주로 밀었습니다. 제가 계속 쳐지려고 하면 다독여주고,스펀지대, 보급, 급수대에서 제꺼까지 챙겨줘가면서, 페메 이상으로 해줬습니다. 뛰는 내내 정말 큰 힘이 되었습니다.
제가 계속 페이스가 쳐져서 저도 싱글은 안 될 줄 알았는데 39km쯤에 남은 거리와 시간을 계산해보니, 될 것 같더라고요.
오른쪽 종아리 근육 올라오려는 거 꾸욱 참고 남은 힘 짜내서 페이스 올리고, 피니시 라인 보이는 곳에서는 진짜 쥐어짜서 마지막 스퍼트를 올렸습니다.
역시 스포츠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습니다ㅎㅎㅎ
3:09:56으로 골인!!! 서브 목표인 싱글 달성과 함께 PB 갱신!!!
함께해준 동생도 제가 후반에 페이스가 너무 쳐져서 싱글 안 될 줄 알았다고ㅋㅋㅋ
아 이 친구 없었으면 진짜 싱글 못할 뻔 했습니다 진짜. 대회에서 누구랑 같이 뛴 게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괜히 같이 뛰면서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면서 하는 게 아니었구나 생각을 하게 되었네요. 뭐 저는 이번에는 거의 끌어주는 거 받기만 했지만요ㅎㅎ;;
이번이 두 번째 풀 마라톤이었는데, 제가 평가할 때 내용 면에서는 첫번째였던 작년 제마가 더 나았던 것 같습니다.
작년 제마는 초반 병목과 후반 근육 경련 빼고는 페이스 컨트롤이라던지 운영적인 측면에서 제가 주도했던 레이스였는데, 이번에는 페이스 운영이 너무 형편 없었습니다. 점수를 주자면 저번 제마는 85점, 이번은 40점 정도 될 거 같네요.
이번 대회를 스스로 분석 해봤을 때, 메인 목표 실패 요인은 크게 두 가지인데,
첫 번째는 과도한 카보 로딩ㅋㅋㅋ
페이스가 계속 쳐진 게 다리가 아닌 몸이 무거워서 그랬던 거 같은데, 카보 로딩 한다고 너무 먹었던 것 같습니다 허허허
부상 때문에 훈련을 못하니 몸무게라도 줄이자하고, 키토 식단으로 카보 로딩 직전에 키빼몸 112까지 만들었는데,
3일간 너무 먹었나봐요;;; 이번 대회의 교훈은 카보 로딩은 적당히 하자입니다ㅋㅋ
그래도 그 덕분인지 이번에는 근육 경련이 허벅지는 전혀 없었고, 오른쪽 종아리만 있었습니다. 작년 제마 때는 후반에 양쪽 허벅지와 종아리가 번갈아가면서 근육 경련이 생겨서 엄청 털렸었거든요.
두 번째는 장거리와 실전주 훈련 부족입니다.
저는 진짜 월 마일리지가 형편 없습니다ㅋㅋ 작년 7월에 250km 찍은 게 제일 높은 거였고, 부상 전에는 월 180km 수준, 부상 때문에 빌빌대었던 12월부터 3월까지 110km 수준이었습니다. 챌린지 레이스 32k와 고양 하프 나간 것 포함해서요. 이번 시즌에 LSD도 한번도 못하고 저런 대회 빼고 가장 많이 뛴 게 고작 15km였습니다. 이러다보니 15km부터 상태가 메롱이죠ㅎㅎ 조깅 마일리지는 그렇다 해도, 장거리 훈련이 부족했던 걸 절실히 깨달았네요;;;
뭐 이렇게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배우는 거겠죠ㅎㅎ
아무튼 대회는 재밌었습니다. 날씨도 후반에 조금 더웠지만 좋았고요. 코스가 바뀌어서 업힐이 좀 생겼다고 해서 걱정했었는데, 엄청 심하지는 않아서 괜찮았습니다.
대회 운영도 좋고, 급수, 보급 아주 좋았습니다. 괜히 국제대회가 아니군요.
메인 대회도 치뤘고, 이제 짜잘한 거 몇개 남았는데, 그거 하고 좀 쉬다가 가을 대회를 준비해야겠습니다.
가을 대회 때는 음 서브3하면 좋겠지만, 여기서 10분 줄여야 하는데 쉽지 않을 것 같아요ㅋㅋㅋ
부상도 조심해야하고요.
풀 대회는 이제 거의 끝났을 것 같은데, 다른 10k와 하프 대회 남으신 분들은 마지막까지 관리 잘 하시고, 좋은 기록 얻으시면 좋겠습니다.
대회 안 나가시는 분들도 뛰기 좋은 날씨 만끽하며 즐겁게 달리시고요.
모두 화이팅하시고, 건강하세요~!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son_turtle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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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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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redseok0
04.07 · 211.♡.7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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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엉덩제리
→ redseok0 작성자
04.07 · 203.♡.150.253
아이고 저도 멀었습니다ㅎㅎ;;
제가 느끼기에는 매일 조깅이라든지 그런 걸로 월 마일리지를 억지로 늘릴 필요는 없다입니다.
다만 장거리 훈련은 꼭 해야 한다입니다. 물론 장거리 훈련을 주에 한번씩이라도 하게 되면 월 마일리지는 자연스럽게 늘어나겠죠ㅎㅎ
조깅은 달리는 재미로, 장거리는 훈련으로 생각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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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다
04.07 · 112.♡.157.34
싱글과 PB 축하드립니다~!!!
저도 이번 동마에 느낀게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이 있으니까 왼쪽 다리를 더 쓰게되고 이게 나중에는 쥐가 날듯 말듯하는.... ㅎㅎ
마라톤은 정말 알 수 없는 운동 같아요~
다음 대회 때는 마일리지 꽉꽉 채워서 서브3로 가시죠~! 화이팅!
수고 많으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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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엉덩제리
→ 별다 작성자
04.07 · 203.♡.150.253
감사합니다ㅎㅎ
무릎 아낀다고 장거리 훈련 안(못) 한 게 이렇게 되돌아 오네요ㅎ
열심히 가을 대회 준비해보겠습니다.
별다님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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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런이런
04.07 · 118.♡.83.237
힘든 상황속에서도 싱글 달성하셨네요
축하드립니다 회복 잘 하셔서 가을에는 서브3 달성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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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엉덩제리
→ 이런이런 작성자
04.07 · 203.♡.150.253
감사합니다ㅎㅎ
가을까지 몸 잘 만들어서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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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트
04.07 · 203.♡.212.31
와!!! 싱글 축하드립니다!!! 🎉
그 동생분이 참 멋있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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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엉덩제리
→ 단트 작성자
04.07 · 106.♡.4.79
감사합니다ㅎㅎ
그 친구가 참 저한테는 은인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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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프시케
04.07 · 59.♡.111.98
오 생생한 후기 잘 읽었습니다.
군산 나가신다고 해서 이번에는 싱글 이상 달성하실 것 같았는데 크~ 역시 해내셨네요. 축하드려요.
지금 보다 훨씬 더 좋은 기록이셨어도 하나도 어색하지 않았을텐데...역시 부상이 많이 아쉽네요.
마일리지가 많지 않으심에도 이 정도 좋은 기록을 내시는 거 보면, 장거리 훈련만 조금 더해지면 가을에는 서브3 달성하실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무릎 부상 잘 회복하시고, 가을 대회까지 준비 잘 하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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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엉덩제리
→ 프시케 작성자
04.07 · 106.♡.4.79
이것도 다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잘 관리하고 이겨내야죠 뭐ㅎㅎ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 없도록 보강운동과 스트레칭도 잘 해주고요ㅋㅋ
응원과 축하 감사합니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이 필요합니다.
저는 이제 하프에(2:00:34) 입문해서 언젠간 풀을 뛰어보겠다는 목표로 연습을 하는 입장에서 잘읽었습니다. 정말 잘뛰시네요..ㄷㄷㄷ 월 마일리지 그리고 장거리 연습 필요성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