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Jovi (101.♡.109.38)
2024년 5월 23일 PM 09:21 · 수정됨(23:53)
안녕하세요. BonJovi입니다. 어르시느앙님들 모두 안녕히 잘 지내고 계신지요.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하신지도 15년이나 흘렀습니다. 다모앙이라는 공간에서 많은 어르시느앙 분들과 다시 한 번 우리 시대의 큰 어른을 되돌아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라 생각합니다.
제 기억 속에 있는 노무현 대통령은 '비열하고 천박한 시대와 당당히 맞선 큰 어른' 이십니다. 세상은 그에게 필요 이상의 수많은 비난과 조롱을 안겨줬지만, 생전의 그는 언제나 의연하게 상황을 돌파하면서 보통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여러가지 메시지를 전해주셨던 것 같습니다. 대학교를 다니지 않았던 그에게 학번을 물어보며 웃던 검사의 면전에서도 의연함을 잃지 않는 '당당함'이 있었고, 이라크 자이툰 파병지에서 만난 이름 모를 병사의 "아버지!"라는 외침에 "그래, 아들아."라고 진심에서 우러난 위로를 건넬 줄 아는 '따뜻함'을 가지고 있었으며, 봉하마을에 그를 만나러 간 보통의 우리들을 따뜻하게 맞이하면서 이런 저런 살아가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줄 수 있는 그런 분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분께서 왜 그렇게 마지막 순간을 외롭게 보내고 가셨는지 저는 알지 못합니다. 다만, 마지막 순간에 담배 한 개피가 없어서… 그 담배 한 개피가 그의 삶에 용기가 되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 가슴이 그저 먹먹해집니다. 하지만, 천에 하나 만에 하나라도 그 분께서 다시 일어서서 세상에 맞서려고 했다고 하더라도 우리들이 살아가고 있었던, 우리들이 살아가고 있는, 또는 우리들이 만들어낸 이 비열하고 천박한 시대가 어떤 얼굴로 그를 대했을지에 대해서는… 저는 아마도 영원히 답을 낼 자신이 없을 듯 합니다.
우리는 우리들의 시대에는 너무나 과분할 수 있고, 우리들의 수준으로는 따라갈 수도 없을 법한 '정의롭고 착한 사람들'에게 모멸감을 주고, 비웃음을 조장하고, 거짓을 날조해서라도 없는 죄를 만들어 사람들 앞에 세우고 망신을 주는 저열한 시대에 살고 있음을 항상 자각해야 할 것입니다. 나도 모르는 새 나 스스로가 그런 거짓과 협잡에 동화되어 키득거리며 휩쓸리고 있지는 않았나 반성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해방 이 후 지금까지도 이 비열하고 천박한 시대를 만들어가는 원동력을 끊어내지 못했습니다. 사회 곳곳에 숨어 암약하면서 '보통 사람들'의 정신과 이성을 좀먹고 파고드는 지극히도 교활하고 끈질긴 '악의'를 건전한 상식에서 자라난 '정의'를 가진 우리 시민들의 힘으로 단죄하지 않으면, 미친 사냥개처럼 날뛰는 이 야비하고 잔인한 시대와 상대하다가 쓰러지는 '또 다른 무고한 정의로운 희생자'를 두고 봐야만 하는 슬픔이 반복될 것이기에... 항상 마음속으로 더욱 강하고 냉정하고 부지런하게 '악의'를 박멸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 '정의의 한 가지 형태'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시대의 거악에 맞서서 싸우는 거대한 물결이 만들어 지려면 개인이 서 있는 자리에서 미약하지만 끊어지지 않는 파동으로서의 시작이 있어야 함을 알기에, 실망하지 않고 제 자리에서 앞으로 나가야 할 것이라고 다짐해 봅니다. 나의 일상에서 마주하는 작은 '불의'와 '악의'의 씨앗을 제거하며 나아가다보면 언젠가는 같은 생각과 노력이 모여 이루어낸 '커다란 정의의 격류'를 만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포기하지 않고 조금씩이라도 나가보렵니다.
"비열하고 천박한 시대와 당당히 맞선 큰 어른. 노무현 대통령을 생각하며"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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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콤오렌지
24.05.23 · 221.♡.28.92
。・゜゜(ノД`) 안타까운 마음을 가슴에 새깁니다. -
BBonJovi
→ 달콤오렌지 작성자
24.05.23 · 101.♡.109.38
해마다 돌아오는 날이지만, 올 해는 더 안타깝고 애닯네요. -
랑랑조
24.05.23 · 72.♡.40.71
귀한 마음을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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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onJovi
→ 랑조 작성자
24.05.23 · 101.♡.109.38
마음 속 생각을 소모임에서 함께 들어주시고 나눠주시는 모든 어르시느앙님들께 저 역시 항상 감사드립니다.
좋은 밤 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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