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싶은 일] 글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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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고 싶습니다.
그냥 쉽게 흘려버리는 그런 글이 아니라,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 정말 찾아서 읽는 그런 글을 쓰고 싶습니다.
운동신경이 빠릿 빠릿한 것도 아니고,
누군가와 경쟁하는 것도 그리 즐겨하지 않고,
그저 '내 안의 세상, 내 안의 생각'을 펼쳐내는 것에 흥미를 느끼다보니,
'글쓰기'만큼 저에게 딱 인게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여전히 중언부언하고, 불필요한 말꼬리들도 많고, 조사도 틀리고,
적당한 부사, 적확한 단어를 떠올리는데에도 한 참 시간을 할애해야하니,
글장이라고 하기에는 아직 소질도 별로 없는 것이 분명하긴 하지만,
그저 뜬 구름을 보듯 고개를 들어 쳐다보며 경외감만 갖기 보다는,
손을 뻣고, 연신 점프를 하다보면 언젠가는 손끝에 살짝 닿지 않을까 하는 바람입니다.
예전에 '하루습작'이라는 걸 혼자 구상해서 진행했었습니다.
잠들기 전에 잠깐 시간을 내어 '꼭 하루에 한 편씩 아주 짧은 이야기'를 써보는 거였죠.
그 이야기의 끝을 잠들기 전까지 종결을 시켜야 하는 것이었기에,
피곤하면 할 수록 이야기의 종결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더욱 빠르게 생각해야했습니다.
그렇다고 엉뚱하고, 말도 안되게 마무리를 한다는 건 개인적으로도 그리 탐탁치 않으니,
이야기의 중반 정도를 쓰고 있으면 이미 어느 정도 종결이 머릿 속에서는 잡혔습니다.
그 뒤로는 어떻게 말끔하게 그 종결로 연결 지을 것인가를 재빠르게 고민해야했죠.
이 '하루습작'을 일 년도 넘게 진행했었으니, 어설프긴 하지만 수 백 개의 이야기를 썼었네요.
그 중 몇 편은 지금도 기억이 납니다. 짧긴 하지만 나름 괜찮았던 글인 것 같아요.
세월이 흐르고, 나이가 더 되고, 생각의 깊이가 깊어지게 되면, 멋진 글을 쓸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요즘은 이런 글쓰기의 대한 욕구가 조금씩 사라지고 있습니다.
나태한 제 자신이 먼저이겠지만,
AI가 만들어내는 글들을 보고 있으면 과연 내가 글을 쓰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비슷한 결과물로서의 글을 내가 쓴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할 것이며,
저 만큼 그럴 듯한 글을 써낼 수 있을까.
저 정도 박식한 수준의 깊이를 담아낼 수 있을까, 여기에서 회의감이 들더군요.
그래서. 이 '글쓰기'에 대한 시선을 조금 바꾸려고 하고 있습니다.
'글을 잘 쓰는 조수'를 내 아래에 부리면서,
정말 '멋진 이야기를 구성'하는 그런 역할로 나를 다시 위치해야겠다.
이 조수가 만들어내는 결과물에 이런 저런 조언을 해주면서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글쓰기의 관리자' 즈음으로 역할을 해야겠다. 이렇게 정리가 되더군요.
가끔 짬이 날 때마다, 이 '글을 잘 쓰는 조수'를 어떻게 부려야 하나 하며 가끔 실험을 합니다.
뭔가 조율만 잘 하면 멋진 작품이 나올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그런데.. 제가 이렇게 하려는 '이런 역할'도, 몇 년 안에는 AI가 하고 있지 않을까요?
아.. 그 때는 무엇을 해야하나.
조금씩 고민이 되는 요즘입니다.
끝.
벗님님의 댓글의 댓글
뽀롱뽀롱클리너님의 댓글
연랑님의 댓글
저도 한때 나이가 좀 들면 글쓰는걸 생각했었는데
잠정포기입니다. ㅋㅋㅋ
벗님님의 댓글의 댓글
'하루에 꼭 한 페이지씩 쓴다’는 걸 지키는 작가들도 꽤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처음 시도하기가 버겁지, 하다보면 걸음을 내딪는 것처럼 그렇게 딜 것 같긴 합니다. ^^;
Java님의 댓글
저도 한 때 글을 잘 쓰고 싶었습니다. 아니, 읽히는 글을 쓰고 싶었죠.
그런데 쉽지 않네요. 거의 포기했어요~
글쓰기 요령은 언제 한번 강의를 들어보아야 하겠지만, 소재나 전개는 지극히 필자의 몫일 것 같아요.
아직까지의 짧은 생각으로 글은 지어내는 것이 아니라 쓰는 것이라 생각하거든요.
골방에 틀어박혀서 상상력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삶을 통해 경험한 것에 약간의 양념이 들어가는 정도로 말이죠.
결국 저의 삶이, 경험이 얼마나 쓸만 한 것이었냐의 문제로 귀결되네요.
이상. 글을 엉망으로 쓰는 한 사람의 푸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