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 Guitar
BonJovi

Lv.1 BonJovi (101.♡.109.15)

2024년 6월 1일 AM 12:09 · 수정됨(06. 04. 17:16)

조회 252 공감 0


 안녕하세요. BonJovi입니다. 어르시느앙님들 모두 안녕하신지요.

 최근에 많이 뜸했습니다. 바쁜 일도 있었고, 이래 저래 시간이 필요한 이벤트들이 생겨서 해결하느라 두 주 정도는 바쁘게 보낸 듯 합니다. 그리고, 뜨거운 날씨와, 이런 날씨의 영향을 직접 받는 공간적인 제약 때문에 하루하루가 참 힘들기도, 어렵기도 한 요즘입니다.


 오늘 날씨는 대략 오후 기준 뜨거울 때 41도. 체감으로는 44도 입니다. 상황이 저렇다보니 외부 활동도 어렵고 곤란한 경우가 많아서 여러가지 애로가 많습니다. 지금 4주 정도 비 없이 계속 이런 사이클의 날씨만 반복되는 중이라, 낮에 나가면 건식 사우나 속에 서있는 느낌이네요. 더군다나 건조하다보니 산불도 자주 나고, 마침 제 창에서 바로 보이는 앞 쪽에서도 산불이 나서 진화하는 헬기들이 이리저리 떠다니고 있는 중 입니다. 만약 밖에 나가서 운동을 하고 싶다면 일출 시간인 새벽 5시에 나가서 산책 정도는 가능할 것 같습니다만, 당장 7시가 넘으면 30도 이상으로 기온이 오르기 때문에 그마저도 쉽지는 않습니다. 

 취미 이야기를 하려고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근황을 적다보니 날씨이야기가 길었네요. 본론으로 한 번 들어가 보겠습니다.

 여튼, 제 취미는 '기타' 입니다. 취미라는 범주는 아주 넓기에 기타 연주도, 수집도, 정비도 모두 포함되는 것 같습니다. '기타'라는 악기가 의외로 손이 많이 가는 악기라서 내 기타를 요리 조리 만져보고 부품도 바꿔보고 하면서 좀 더 친밀해지고 손에 익어가는 과정에 매력을 느끼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아요. 지금처럼 오랜 기간을 혼자 국외에 나와서 지내야 하는 때에는 '기타'라는 녀석이 연주로도 정말 많은 마음의 위안을 줄 수 있으니 더더욱 적절한 취미라 할 수 있습니다만, 기타가 있어야 연주를 하겠지요? 당연히...

 세계 어디를 가도 현대악기를 취급하는 상점은 늘 있기 마련이라 적당한 가격대의 좋은(?) 기타를 찾으면 구입해서 손에 맞도록 잘 조정해서 가져오고 싶다는 생각을 늘상 해왔습니다만, 그런 기타를 찾아낼 확률이 사실 아주 희박하지요. 미국이나 유럽권 나라들이라면 마음만 먹으면 아주 쉽게 마음에 드는 기타를 구할 수 있겠지만, 제3세계나 개도국에서는 로컬 브랜드의 이름모를 기타들이 꽤나 좋은 소리를 내주는 경우도 있어서 뭔가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다가 레어아이템을 획득하는 게임 속 주인공 같다는 생각도 가끔 들곤 해요.

 이번 출장에서는 맘에 드는 기타를 한 대 찾아냈습니다. 바로 이 놈 입니다.



 나름 이 지역에서 방귀좀 뀐다고 소문난 샵에서 이 기타를 처음 보자마자 '범고래' 생각이 나서 얼른 앰프에 물리고 튕겨봤습니다. 그러자,

     "어. 고래다 고래.~!! 고래 한 마리!!"

 가격을 물어보니, 엄청나게 심각한 얼굴로 가격을 부릅니다. 정가에는 턱없이 미치지 못하는 저렴한 가격과 이제서야 보이고 느껴지는 거친 플랫 마감, 족보에도 없는 시리얼, 있어야할 위치에 없는 각인 같은 소소한 디테일이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당연하지만 살짝 아쉬운, 네. 이것은 바로 미펜도 아니고 맥펜도 아니고 일펜도 아닌 "짭펜" 입니다.

 스스로 한 번 더 물어봅니다. 

     "자네... 짭도 괜찮겠는가? 첫 텔레인데, 첫 팬더인데…"

 마음이 대답합니다.

     "범. 고. 래."

 손가락이 대답합니다.

     "짭도 과분한뎁쇼…"

 지갑이 대답합니다.

     "싸네요."

 세 분이 동의하시는 바람에, '딱 5분만 더 소리를 들어볼까?' 하는 의지가 생겼습니다.

     "동당동당동당 좡좡좡좡 까랑까랑까랑…"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범고래'와 함께 있네요. 


 뭐 그 날 이후로는 틈날때마다 이 놈이랑 같이 열심히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매트로놈 틀어놓고 크로매틱도 하면서 손가락도 풀어보고, 맘에 드는 소리가 나도록 앰프시뮬레이터와 이팩터 조합도 이것 저것 물려보고 하면서 점점 친해지고 있는 중인데, 거친 마감도 손때가 묻기 시작하면서 살짝살짝 다듬어지는 느낌이 꽤나 좋더라구요. 코코넛 바셀린으로 여기 저기 문질문질 하면서 돌보다보니 정도 들고, 이래 저래 내 물건처럼 되어가는 느낌이 제법 납니다. 브릿지나 다른 부품들도 손을 댈지는 귀국하고 결정하는게 좋을 듯 해요. 아마, 이 범고래가 우는 소리를 들으면 여기 있으면서 보냈던 시간이나 기억이 되살아 날 것 같아서 바꾸기 싫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텔레캐스터 하면 생각나는 한 곡 링크하고 글을 마칠까 해요. 어르시느앙님들 모두 더 좋은 6월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video: https://youtu.be/0dr0DwQJiAc?si=whGM3T1rzIlHRtNF }

댓글 (26)

  • 샤갈의눈내리는마을 Lv.1

    24.06.01 · 114.♡.182.211

    마치 기타옆에 있는 글이예요.
    언젠가 사서 조용히 둥둥거려 보고 싶어요 {emo:onion-008.gif:50}
  • BonJovi

    BonJovi Lv.1 → 샤갈의눈내리는마을 작성자

    24.06.01 · 101.♡.109.15

    그 조용한 둥둥거림이 정말 큰 마음의 위안이 되는 듯 합니다. {emo:onion-002.gif:50}
    당주님 마음에 꼭 드는 기타와 만나실 수 있으면 좋겠어요.~
  • 하바나

    하바나 Lv.1

    24.06.01 · 110.♡.237.139

    고수의 향기가 묻어나네요
    범고래 영입 축하합니다~
  • BonJovi

    BonJovi Lv.1 → 하바나 작성자

    24.06.01 · 101.♡.109.15

    아이고. 하수입니다요.~ 범고래와 함께 열심히 둥당둥당 해보겠습니다.~ {emo:onion-054.gif:50}
  • 참을수없는존재의간지러움

    참을수없는존재의간지러움 Lv.1

    24.06.01 · 49.♡.150.20

    올리신 곡 커버 버젼 부탁드립니다.
  • BonJovi

    BonJovi Lv.1 → 참을수없는존재의간지러움 작성자

    24.06.01 · 101.♡.109.15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로이부캐넌 형님의 곡은 완곡해보고 싶긴 합니다.
    기회가 되면 꼭 한 번 녹음해 보겠습니다.~ {emo:onion-002.gif:50}
  • 도미에 Lv.1

    24.06.01 · 119.♡.22.169

    미펜 일펜 멕펜이 뭔지 모르지만 범고래 소리는 듣고 싶습니다.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electricguitar&no=1398548
  • BonJovi

    BonJovi Lv.1 → 도미에 작성자

    24.06.01 · 101.♡.109.15

    펜더(Fender)를 생산하는 국가(미국, 멕시코, 일본)에 따라서 소리 성향이나 가격이 다르기 때문에 펜더 쓰시는 분들끼리 줄여서 미펜, 멕펜, 일펜이라고 부르곤 합니다. 저는 원래 펜더 유저는 아니라서 가지게 되면 아마도 멕펜을 가질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짭펜 범고래를 득템하게 되었네요. 짭이라서 가질 수 있는 뭔가 야생스러운... 족보엔 없는데 왠지 한 집안 소울이 느껴지지만 방계만이 가지는 방탕한 매력이 있는 기타입니다.
    기회가 되면 범고래 우는 소리를 한 번 녹음해 보겠습니다.~ {emo:onion-021.gif:50}
  • 연랑 Lv.1

    24.06.01 · 211.♡.166.65

    일렉기타가 취미신가보군용..
    제가 취미로하는 어떤 쟝르의 장비는 손에 잡아보면 이거 내꺼구나 하는 감이오더라구요.
    그냥 사진으로 봐서는 알 수 없는 그런게 실물에선 느껴진달까?
    아마도 범고래도 본조비님 손에 착 감겼으리라 생각됩니다^^
    전 통키타로 시작해서 끝까지 통키타이긴 한데
    수년전에 손톱이 갈라진후에 계속 같은곳이 갈라져서 기타코드를 잡지 못합니다.
    가끔은 기타를 잡고픈 날이 있는데말입니다 ㅋㅋㅋ
  • BonJovi

    BonJovi Lv.1 → 연랑 작성자

    24.06.01 · 101.♡.109.15

    일렉이 취미라기보다는, 기타 자체가 그냥 취미화 되었습니다. 어쿠스틱도, 베이스도, 일렉도 다 틈나는대로 주물거리는 편인데 나라 밖에 나오면 주로 일렉을 보게 되네요. 범고래는 손에는 촥 감겼는데, 플랫앤드에 손끝이 긁힙니다. 손을 안댈수는 없을 듯 하고, 플랫을 좀 갈아낼까 하다가 귀국 뒤로 미루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손톱때문에 기타를 못잡으실 정도면... 정말 속상하시겠습니다. 손톱쪽 강화하는 영양제도 있는 듯 한데 한 번 복용해보심이 어떨까요? 하루빨리 다시 기타를 잡으실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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